미국과 이란이 28일 27년만에 처음으로 대좌하고 공식협상을 갖는다.
라이언 크로커 주이라크미국대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하싼 카제미-코미 주이라크이란대사를 수석대표로 한 이란대표단은 이날 바그다드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이라크 사태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의 인질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 1980년에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했으며, 이후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추진, 테러 지원 등을 이유로 공식적인 대화를 거부해왔다.
특히 미국과 이란은 각각 이라크와 전쟁을 치른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이 이라크 문제를 놓고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도 양국의 협상을 환영하고 있으며 숙적인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에서 충돌하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발전으로 우리는 이번 협상을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단지 시작의 협상일 뿐"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이번 회담에선 이란 핵개발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27년만의 역사적인 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이란간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문턱인 걸프지역에서 해군 군사훈련을 시작했고, 이란 정부는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이란내에 조직한 간첩망을 적발했다며 이란에서 미국의 이익대표부를 맡고 있는 스위스 대사를 초치,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은 그동안 이라크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열릴 때마다 양자회담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워싱턴=연합뉴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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