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 5명은 29일 광주 5.18 기념문화관 민주홀에서 열린 첫 정책토론회에서 자신의 경선전략과 현재 처한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토론스타일을 보여줬다.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이 전 시장은 예상대로 토론 내내 나머지 4명의 후보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타깃이 됐지만 웃음을 머금은 채 차분하게 수비에 나서는 여유로움을 과시했다.
라이벌인 박 전 대표와의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도 의도적으로 피하는 모습이었다. 상호토론 시간 첫 질문으로 박 전 대표에게 감세와 관련한 질문을 한 것이 유일할 정도였다.
이 전 시장은 특히 자신의 대선공약 1호격인 대운하 구상에 대해 나머지 후보들의 질문이 집중될 때마다 가볍게 웃으며 "참 좋은 질문을 했다", "제가 대답하죠.."라고 응수하며 자신의 대운하 구상을 `홍보'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박 전 대표 역시 이 전 시장에 대한 노골적 대립각은 세우지 않되 자신의 경제정책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질문 차례가 돌아왔을 때도 상당 부분을 자신의 경제정책을 설명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책토론회를 통해 본인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경제 콘텐츠'를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이 전 시장에 대한 비판보다 중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자신의 경제 공약에 대한 신뢰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표정은 단호하고 엄격한 편이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는 `줄푸세' `열차 페리' 구상에 대한 비판에 대한 원희룡 의원과 고진화 의원의 공세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그렇게 험악하게 하시나", "아무 것도 공부한 게 없어요"라며 정면으로 받아치는 등 강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은 이른바 `빅2'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점을 감안한 듯 상당히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토론스타일을 보이며 시선끌기에 주력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홍 의원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이면서 "일문일답으로 하면 안되냐"고 즉석 제안하는 등 검사시절 몸에 밴듯한 `인파이터' 기질을 드러냈다.
원 의원은 비교적 점잖은 자세와 말씨로 빅2 후보를 겨냥한 질문에 주력했으며, 학생운동을 했던 고 의원은 `민주화 성지'라는 광주에서 토론회가 열렸다는 점에 고무된 듯 토론 내내 `지나친'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광주=연합뉴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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