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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도착 탈북가족 "짙은 안개 노려 탈출"

"하루걸러 빵 한조각으로 때워"…극도 궁핍생활



지난 2일 낡은 어선을 타고 일본에 도착, 한국행을 기다리며 일본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탈북 가족 4명은 지난달 27일 청진항에서 짙은 안개를 노려 탈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부부와 아들 2명의 탈북 가족은 어부인 차남이 갖고 있는 길이 7m, 폭 1.8m의 소형 목선을 이용해 짙은 안개로 주위가 보이지 않는 틈을 타 출항했다고 아오모리(靑森)현 경찰과 입국관리국 등의 조사에서 밝혔다.

이 시기는 일년 중 가장 바다가 잔잔한 때여서 작은 배로도 일본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출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가 거칠어지기 시작, 4일간의 항해 내내 "악천후로 배에 바짝 붙어있느라 식사는 물론 서로 말도 할 수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은 당초 북한 화객선 만경봉호가 드나드는 니가타(新潟)를 목표로 했으나 농사용 경운기 엔진 정도의 조악한 모터가 붙은 목선이 거친 파도로 제대로 나아가지 못한데다 해류가 북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청진에서 약 850km 떨어진 아오모리현 후카우라(深浦)항에 도착했다.

도착한 일행은 4인 가족으로, 과거 어부였던 50대 후반의 남편과 60대 초반의 부인, 그리고 전문학교를 다니고 있는 30대의 장남과 문어잡이로 가족의 생계를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던 20대 후반의 차남 등이다.

일본 도착 후 현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이들 가족은 건강상태를 검진한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항해동안 굶었던 탓인지 당국에서 제공하는 도시락 등 식사를 "맛있다"며 남김없이 먹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으로의 탈출 동기에 대해 이들은 "하루걸러 빵 한조각으로 때워야 했다"며 극도로 궁핍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탈출을 결행했음을 밝혔다. 탈출에 이용한 배는 선박조종 면허를 갖고 있는 차남이 어렵게 구입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들 가족이 육로를 통하지 않고 바다를 통한 탈출을 선택한데는 어선을 소유하고 있었던 점도 있지만 최근 들어 중국을 경유하는 탈북비용이 급등하고 있는 사정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보도했다.

일본과 한국의 탈북자 지원단체에 따르면, 육로를 통한 탈북은 국경 부근을 경비하는 병사에 대한 뇌물과 탈북 알선 브로커에 대한 보수 등으로 한국돈으로 최저 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 주민 평균 연수입의 50배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일본 정부는 이들이 한국으로 가기를 희망함에 따라 조사가 모두 끝나는 대로 한국과의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측에 신병을 인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의해 오는 7일까지만 이들을 경찰에서 보호를 하도록 돼 있어 법무성이 한국으로 이송될 때까지 일시 체류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족이 일본에 친지 등이 없기 때문에 민간시설에 위탁, 머물게 될 가능성도 있다.


(도쿄=연합뉴스) lh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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