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의 하락세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대(對)일 수출기업들이 정부에 환율 안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4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산자부와 무역협회, 수출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 종합상사와 중소기업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관 합동 수출대책회의에서 참석 기업들은 "엔화 약세로 인해 수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정부에 환율 안정을 강력히 건의했다.
2004년까지만 해도 100엔당 1천원을 넘던 원.엔 환율은 지난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00엔당 761.30원까지 떨어져 1997년 10월23일 이후 9년7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수출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로 인해 올해 들어 4월까지 대일 수출 증가율은 1.1%에 그치고 있으며 원자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일본으로부터 수입이 늘어 대일 무역적자가 4개월만에 101억 달러에 이르고 있는 형편이다.
산자부는 이에 대해 "정부의 역할에 한계는 있지만 외환당국에 환율안정을 적극 요청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산자부는 원.엔 환율 약세로 어려움을 겪는 일본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 기업에 적용하는 옵션형 환변동보험료를 80% 인하하는 한편, 수출기업에 제공되는 수출신용보증과 일본 현지 재판매보험 한도도 현재보다 3배로 늘리기로 했다.
엔화 약세로 일본 수출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제품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산자부의 자료에 따르면 2005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내 기업의 수출 단가는 0.8% 상승했지만 일본제품의 수출 단가는 오히려 1.0% 떨어졌고, 배기량 2천cc급 승용차의 미국 달러화 환산 가격은 2005년 한국산이 1만6천358달러, 일본산이 1만8천500달러였으나 지난해에는 한국산이 1만8천795달러로, 일본산(1만8천500달러)보다 높아졌다.
산자부는 "수출 중소기업에 무담보 소액대출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대일 경쟁력 약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미국시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 활동을 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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