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배치하려는 미국계획과 관련, 러시아가 7일 미국측에 러시아가 운영하는 아제르바이잔 레이더 기지에 공동 MD 레이더 기지 설치를 제안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MD 시스템의 동유럽 배치 자체를 막으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브게니 폴크 헤리티지재단 러시아 연구팀장 = 보수적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폴크 연구팀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은 미국이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동유럽에 배치하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폴크 연구팀장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은 MD 설치에 대한) 논의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으로선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테오도르 포스톨 매사츠세추공대(MIT) 물리학 교수 = 무기전문가이기도 한 포스톨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으로 하여금 유럽의 `미사일 방패'를 미국의 국방시스템으로 통합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러시아의 욕망에서 이같은 제안이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체코에 MD 레이더를 배치할 경우 미국으로선 전세계에서 더 많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정교한 MD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가능하지만,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아제르바이잔에 레이더를 설치할 경우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포스톨 교수는 "만약 미국이 (러시아의 제안이) 진정으로 이란과 중동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그러나 러시아의 제안에) 만약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다른 동기가 있다면 그들(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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