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내달 중순 임시 전당대회를 거쳐 대통합을 추진하는 쪽으로 범여권 대통합과 관련한 후속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노.반노 그룹은 당의 해체를 요구하며 집단탈당을 강행할 태세이고 친노 강경파들은 당 사수를 고수하고 있어 당의 진로를 둘러싼 우리당 내부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당은 14일 당 지도부의 대통합 비상대권 위임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오후 당 지도부-국회의원-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임시전대 소집 문제와 대통합 추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와 중진그룹 등은 `질서있고 분열 없는 대통합'을 내세우며 당의 최고의결기구인 임시전대를 거쳐 가급적 당내 모든 세력을 끌고 가는 대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당의 해체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오늘자로 지도부의 대통합 추진 권한이 만료되지만 당의 모든 세력이 다 같이 동참하는 대통합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 의견"이라며 "당의 해체는 합당이 성사될 경우 정당법에 따라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당이 이날 연석회의에서 내달 중순 임시전대 소집을 결의할 경우 정세균 의장 주도의 현 지도체제는 전대 개최때까지 한달 정도 연장되면서 지도부에 부여된 대통합 추진시한도 순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은 시민사회진영의 주도로 신당을 만들고 기존 우리당과 합당하는 당 대 당 형식의 `신설합당'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노 진영에 속하는 정대철.문학진 그룹은 지도부의 대통합 추진은 친노 진영까지 모두 포괄하는 `도로 열린우리당' 방식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의 해체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신설합당 방식의 대통합 추진은 도로 열린우리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오늘 연석회의에서 강하게 반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노진영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대통합 추진이 결과적으로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친노진영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당 사수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주 의원은 "묻지마식의 대통합이 돼선 안된다"며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의 성과를 계승.발전시키는 원칙있는 대통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신기남 의원 등 당 사수파와 친노진영 인사들은 전날 저녁 회동해 당의 해체와 무원칙한 대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중앙위원회 소집 요구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당내 정파의 상당수가 임시전대 개최에 동의하는 기류여서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관련 안건이 논란 끝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대철.문학진 그룹과 경기지역 의원 등 20명은 이날 연석회의에서 대통합 추진이 결의될 경우 15일 집단탈당을 강행하고 18-20일 사이 정동영(鄭東泳) 전의장과 중진그룹 일부, 소그룹이 추가탈당하는 등 주말을 전후해 30∼40명이 대거 탈당할 예정이어서 우리당은 50여석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