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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영남친노 심판위해 정동영 밀었다"

정동영 당선의 1등공신은 노무현, 유시민, 영남친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후보로 정동영이 선출됐다. 정동영 승리의 1등 공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리라. 유시민을 비롯한 영남친노세력이야말로 정동영 당선의 1등, 아니 특등 공신이다. 정동영은 선거법에 규정된 금품수수행위에 해당되지 않는 범위에서 노사모 지도부와 서역국 운영진에게 감사패라도 증정해야 마땅하다.

통합신당의 국민참여경선이 진행되는 내내 영남친노들은 정동영을 돕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장면들을 숱하게 연출했다. 저들은 호남이 정동영을 전폭적으로 미는 바람에 이해찬이 패배했다고 주장한다. 경상도 노빠들은 언제나 절반의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버릇이 있다. 호남민심이 정동영에게 쏠린 건 사실이다. 문제는 호남이 정동영을 편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과 분위기를 영남친노 스스로가 조성했다는 거다.

별놈의 논리들이 다 동원됐지만 영남친노세력이 정동영을 사갈시한 가장 큰 이유는 정동영이 호남태생이라는 점이었다. 세상의 모든 개혁은 자신들이 도맡은 것처럼 떠들다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시대착오적 고향타령을 들고 나온 것이다. 더욱이 정동영 타도의 선봉에는 10년 전 이맘때 똑같은 구실을 내세워 김대중을 비토하고 조순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선동했던 유시민이 있었다.

영남친노는 호남출신 불가론을 펼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경찰력을 끌어들여 불리한 판세를 뒤집으려 시도했다. 경찰의 신당경선 개입은 정동영 지지자 단체의 인터넷 서버를 압수해간 사건에서 절정에 달했다. 영남친노세력의 정동영 죽이기와 경찰조직의 이해찬 편들기는 정동영의 선두질주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효과를 빚었다. 호남인 입장에서 정동영이 ‘짠’하게 느껴지게끔 만들고 말았다. 집안에서는 말썽만 피우는 한심한 자식일망정 바깥에서 억울하게 쥐어터지고 들어오면 감싸고 싶은 게 사람마음이다.

‘유시민이 망했어요! 친노가 망했어요’ 정동영이 통합신당 대선주자로 공식 확정된 10월 15일 저녁에 오마이뉴스 메인 화면을 장식한 기사의 제목이다. 영남친노와는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인 내가 봐도 오마이뉴스의 기사편집은 정말 심하다. 불난 데 부채질을 넘어 소방차조차 출동하지 못하게 아예 소방서 정문에 발가벗고 드러누운 꼴이다.

언론사업은 궁극적으로 여론장사다. 다수 독자들의 카타르시스를 유발함으로써 매출확대와 영향력증대를 도모한다. 국민들은 정동영의 영광보다는 친노의 굴욕에 더 기뻐한다. 노무현 정권의 무능과 오만을 심판하는 용도로 정동영을 밀어줬을 뿐이다. 영남친노세력이 정동영이 아니라 손학규에게 공세의 초점을 맞추고, 손학규 캠프와 청와대 사이에 불꽃튀는 공방전이 벌어졌다면, 신당 대권후보의 월계관은 분명 손학규에게 돌아갔을 터. 이와 같은 대중심리를 오마이뉴스 편집자들은 훤히 꿰뚫은 탓에 친노세력의 염장을 대놓고 질렀을 터.

영남친노의 향후 진로를 예측하는 작업은 매우 쉽다. 신당의 경선결과가 발표되자마자 국민원로는 얼마 전 서역국 국적을 포기하고 무국적자의 길을 선택한 K모 선배의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정동영의 압승은 그의 침묵을 예상대로 깼다. 알쏭달쏭한 추상적 주제만을 며칠 동안 다루던 K선배가 현실정치의 동향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100년이 걸리더라도. 경상도에서 최소 4할을 잘라줄 후보와 세력이 있어야 우리가 주도적으로 판을 짤 수 있다. 그렇다면? 대선은 끝난 이야기고 총선에서 경상도 지역에 최소한의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그가 긴급히 올린 칼럼의 일부분을 발췌했다. 전체적 논지를 왜곡할 거두절미의 위험성을 무릅쓰고 이 대목을 소개하는 목적은 여기에 소위 영남민주화세력의 표준적 정서와 오랜 숙원이 적나라하게, 가감 없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경상도 지방에서 적어도 40퍼센트의 지지율을 기록할 정치인과 정당이 존재해야만 영남친노세력이 한국정치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2008년의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영남의 지역구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 구절을 접하고 입맛이 씁쓸해졌다. 차라리 안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후회의 생각마저 치밀었다. K모 선배는 노무현이 집권한 지난 5년 간 저 얘기를 하고픈 충동을 억누르느라 무척 힘들었을 게다. 인간은 하고 싶은 말을 못하면 병이 나는 법이다. K선배가 수시로 앓던 몸살과 두통의 원인이 이제야 밝혀진 셈이다. 그는 명분과 정당성을 읽는 대가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 정도면 남는 거래다. 명분도, 대의도, 건강도 모두 잃는 멍청이들이 부지기수이므로.

K모 선배는 PC통신 시절부터 이름난 논객으로 활동해온 마당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로 하여금 경상도에서 금배지 몇 개 건지는 게 한국정치의 발전으로 믿도록 만들었을까? 경상도 1표는 타지의 3표 값어치가 있다는 우월감의 발로인가? 왜 영남인들은 항상 주도적 위치를 점해야 하는가? 주도를 좀 당하면 안 되는가? 정동영을 향한 K선배의 반응에서 드러나는 영남민주화세력의 세계관은 단순한 지역주의가 아니다. 선민의식과 인종주의의 혼합물이다. 중앙정치권에서의 몰락이 결정된 지금 영남친노세력의 속마음이 거침없이 터져 나온다.

나는 영남친노들이 경상도에 정치적 교두보를 구축하기 바란다. 대신에 더는 개혁이니 진보니 하는 소리를 지껄이지 마시라. 대북송금 특검, 민주당 분당, 이라크 파병, 영남편중 코드인사,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한미FTA, 내각제 개헌, 그리고 정동영 음해까지. K선배를 위시한 영남친노세력이 옹호하는 가치와 노선이다. 그럼에도 경상도 유권자들이 친노집단에게 냉담한 까닭은 영남친노들이 자기들을 진보개혁진영의 일부라고 선전해서다. 우리야 영남친노의 보수적 내용물을 꺼려하나, 영남주민들은 노빠들의 진보적 포장지를 싫어한다.

친노세력이 영남에서 지지를 얻는 비결은 간단하다. 내용에 형식을 조응시키면 된다. 친노세력 중에서 노무현 본인이 군계일학임은 확실한 모양이다. 포장지 바꿀 준비를 화끈하게 하고 있기에.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타운에는 커다란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친노세력이 수구반동의 구성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영남에서 선거운동에 매진하면 나름대로 유의미한 의석숫자를 획득할 전망이다. K선배의 예언처럼 앞으로 100년쯤 흘러 노무현의 증손자 또는 고손자 대에 이르면 영남 B급 인재들의 중앙정계 복귀가 가능해질 게다.

영남서 국회의석을 마련하려면 호남이 지원하는 정동영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흔들고 물어뜯는 게 상책이다. 영남친노세력의 경선불복이 필연적 사태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정동영 진영은 이러한 구도와 역학관계를 냉정히 직시할 있다. 괜히 화합이니 포용이니 하면서 까불다가 선거 말아먹지 말고. 노무현 정권이 어째서 망했겠는가? 지지자들의 여망과 정반대로 행동하다가 쪽박을 찬 것이 아닌가. “영남친노와는 상종도 말라!” 통합신당 경선에서 정동영을 찍어준 사람들의 공통된 희망이다. 휴대전화 투표를 통해 국민원로 역시 정동영을 찍었다. 이명박한테 이기고 싶거들랑 친노부터 멀리해라. 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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