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서울과 평양에 상주 연락사무소를 설치하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북남관계 악화의 책임을 회피하며 여론의 시선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한 얕은 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연락사무소 설치방안 자체를 "반통일 골동품"이라고 비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동신문의 이런 언급은 이 대통령이 방미 중인 지난 17일(현지시각) 워싱턴 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을 포함, 남북한 간에 고위급 외교채널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북한의 첫 반응이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이날 '누구에게도 통하지 않는 요술은 걷어치워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북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는 "새것이 아니며 이미 오래전에 남조선의 선임자들이 북남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로 만들고 분열을 영구화하기 위한 방패로 들고 나왔다가 ...오물장에 처박힌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같이 비난했다.
신문은 이어 "이명박 패당은 집권하자마자 미국을 등에 업고 반공화국(반북) 대결을 정책화하면서 6.15 이후 북남 사이에 이룩된 모든 것을 뒤엎으려" 했고 그 결과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되고 북남관계가 파탄의 위기에 처하게 되자 이명박 정권에 대한 여론의 비난과 규탄이 세차게 터져 나왔다"면서 이 대통령의 연락사무소 설치 제안은 "그의 불안감과 초조감의 집중적 발로"라고 주장했다.
또 이 대통령의 연락사무소 설치 제안은 "나오자마자 내외의 반대 배격을 받고 휴지장이 되고 말았다"면서 "이명박은 누구에게도 통하지 않는 요술을 걷어치우고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입장부터 바로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일자무식쟁이", "정치몽유병환자", "얼뜨기" 등의 원색적 표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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