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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5월 황금연휴를 맞아 10여일 이상의 장기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요즘은 많은 젊은이들이 남들과 다른 이색 오지여행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점이다.

하지만 오지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챙겨야 할 것도 많다. 특히 인도, 중국, 중남미, 아프리카 등의 오지탐험 여행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동남아지역의 경우도 모기가 매개체인 뎅기열 등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여행지에서 감염된 어떤 질병들은 귀국한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귀국 후 발열, 설사, 구토, 황달이 생기는 경우, 림프절이 붓는 경우, 피부발진이나 성기에 궤양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바로 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해외여행시 놓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포인트를 전문가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 해외 여행에서 쉽게 걸리는 질병들

보통 유명 휴양지나 대도시로 여행하는 경우에는 건강상에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특별한 예방대책이 필요치 않다. 하지만 배낭여행이나 선교여행 등의 목적으로 오지로 들어가는 경우에는 반드시 치밀한 사전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에서 계속 유행하는 질병을 `풍토병'이라고 하는데 이는 대부분 세균이나 기생충에 의한 감염성 질환들이다.

여행 지역별로 구분한다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지역이 풍토병의 대표적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지역에서 유행하는 풍토병은 전파 경로에 따라 △벌레나 모기에 물려서 생기는 질환(말라리아, 뎅기열, 황열, 일본뇌염, 수면병, 리슈마니아증 등) △음식이나 물 때문에 생기는 질병(설사, 이질, 장티푸스, 콜레라, 주혈흡충증 등) △성접촉에 의한 질병(AIDS, 매독 등) 등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 말라리아 = 모기가 매개인 말라리아는 매년 전세계 102개국에서 3억~5억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해 이 중 100만~2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크게 늘고 있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중동, 중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말라리아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등 열대 지역에서 주로 유행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각종 합병증을 일으켜 치명적 결과를 일으킨다. 특히 서부 아프리카를 예방 없이 여행할 경우 50~200명당 1명 꼴로 열대열 말라리아가 발생하고 2%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초기 증상은 독감처럼 시작해, 고열 오한, 두통과 함께 구토, 설사 등이 발생한다. 말라리아 유행 지역을 여행 중이거나 귀국 후 2개월 내에 고열이 나면 일단 말라리아를 의심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지역, 기간, 일정 등을 검토한 후 필요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하며, 열대열 말라리아 유행 지역으로 가는 경우 `메플로퀸'을 여행 1주일 전부터 복용해야 한다.

◇ 뎅기열 = 뎅기열은 말라리아 다음으로 흔한 열대성 질환으로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이 질환은 동남아 및 중남미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국내 여행객 중에는 태국과 캄보디아 등을 여행한 후 뎅기열에 감염된 예가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고열과 심한 근육통, 두통과 피부 발진이 생기는데 그냥 둬도 저절로 좋아지기도 한다. 현재 예방약은 없으며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게 유일한 예방책이다.

◇ 황열 = 황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모기에 물려서 발생한다. 아프리카, 중남미의 적도 중심 20도 내외의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며, 고열과 함께 황달이 생겨 병명도 황열로 붙여졌다. 이 질환은 공항 검역소에서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 여행자 설사 = 흔히 물갈이 설사라고 부르는 여행자 설사는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서 3~4명 중 1명 꼴로 흔히 발생한다. 80% 이상이 박테리아에 의한 세균성 장염으로 대개는 하루 3~5회의 설사가 3~4일 계속되다가 좋아지지만 일부 환자들은 복통, 열, 심한 설사를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노약자나 소아,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위험할 수도 있다.

◇ 장티푸스 = 살모넬라 균에 의한 수인성 전염병으로 고열, 심한 두통, 오한 등이 초기 증상이다. 설사는 질병 후기에 발생할 수 있다. 동남아 전 지역,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열대 지역을 3주 이상 방문하거나 현지 음식을 먹을 예정인 경우 장티푸스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 게 좋다.

◇ A형 간염 = A형 간염은 A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급성 감염성 간질환으로 주로 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었을 때 걸리게 된다. 약 30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지며 초기 증상으로는 피곤함, 무력감, 메스꺼움, 구토 및 복부 오른쪽 윗부분의 불편감 등이 대표적이다. 절반정도의 환자에게서는 열이 나기도 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가려움증과 황달이 나타나는데 성인에서는 황달이 더 심하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A형 간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손을 잘 씻고 불결한 음식물을 피하는 등 철저한 개인위생이 필요하다. 의사와 상담을 거쳐 꼭 필요하다면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 고산병 = 최근 히말라야 트레킹, 중남미 지역을 찾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고산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산병은 3천m 이상의 고지대에서 두통, 불면, 식욕감퇴,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심한 경우 폐부종이나 뇌부종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고산병은 개인마다 증상의 차이가 크다. 개인에 따라 고산병에 대한 민감성은 다르며 한 개인에 있어서도 고도의 위치에 따라, 고지대에 접근하는 속도에 따라 민감성이 변할 수 있다고 한다. 고산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여행의학클리닉을 찾아 고지대에 적응력을 높여주는 약품을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 약은 등반 전 또는 등반 중에 복용할 수 있다.

■ 임신 중의 해외여행

임산부가 해외여행을 할 때는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임신중에는 가급적 각종 열대 풍토병이 유행하는 지역의 여행은 삼가는 게 좋다. 대부분의 경우 예방접종을 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일단 이런 질병에 걸리게 되면 일반인보다 훨씬 위험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프리카, 동남아, 중남미 등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라면 임산부의 말라리아 예방이 문제가 된다. 임신중에 말라리아(특히 열대열 말라리아)가 걸리게 되면 매우 위험하다. 만일 `클로로퀸'으로 예방이 가능한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국가로 여행을 하는 경우이면 클로로퀸을 복용하면 된다. 이 약은 임신중에 복용해도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클로로퀸 내성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말라리아 유행지역 대부분)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 에는 예방약 복용이 문제가 된다. 이 때 예방약으로 복용하는 `메프로퀸'은 임신 2,3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임신 1기에는 안전성이 확립돼 있지 않다. 현재로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거나 가급적 여행을 포기하는 게 좋다.

또한 임신 중이라면 설사 예방과 치료를 위한 항균제 복용도 삼가야 한다. 만일 여행 중 설사가 생겼을 때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항균제로 `암피실린'이 있지만 열대 지역에서 생기는 설사는 대개 이 약제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여행자 설사가 비교적 흔히 생기는 지역으로 여행을 할 때는 음식과 물을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 소아의 해외여행

소아들의 해외여행 때는 기초예방접종을 철저히 해야 한다. 기초예방접종은 홍역-볼거리-풍진, 소아마비, 파상풍-디프테리아, B형 간염 등이다.

클로로퀸으로 예방이 가능한 말라리아 유행 지역으로 여행을 한다면 예방약으로 클로로퀸을 복용시킨다. 그러나 클로로퀸 내성 말라리아 유행지역에서는 체중이 15㎏ 이상이면 성인에서와 같이 `메프로퀸'을 복용하면 되지만 15㎏ 이하의 어린이는 이 약을 먹을 수 없다. 어린이의 말라리아 예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소아용 곤충 기피제를 쓰는 것도 좋다.

만약 여행지에서 설사가 났다면 항균제 `박트림'을 소아 용량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보통 사용되는 항균제 `시프로(ciprofloxacin)'는 소아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또한 어린이가 비행기 착륙중에 나타나는 귀 멍멍함이나 귀아픈 증상을 호소한다면 젖이나 우유, 물을 마시게 하면 좋다.

■ 이런 증상 땐 이렇게

해외여행 중에는 아무리 조심을 해도 여러 가지 건강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행중에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되면 병원에 가야하는 건지,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지를 판단 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언어소통의 문제, 보험 관계로 인한 경비문제 등이 골칫거리가 된다. 따라서 다음의 증상별 대처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 두통 및 열 = 머리를 숙여 턱을 가슴 안쪽으로 붙이지 못하고 심한 두통, 고열, 구토 등이 동반되면 뇌막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하지만 턱을 가슴 안쪽으로 붙일 수 있고, 코 양 쪽 옆의 부비동(광대뼈 부위)에 압통이나 이통이 없으면 일단 상비약 중 진통해열제인 `타이레놀'을 2알 복용하고, 4시간 후 증세가 계속되면 한번 더 복용한다. 그러나 체온을 쟀을 때 열이 38.3도 이상 2일 이상 지속하면 병원에 가야 한다.

◇ 이통(귀아픔) = 귓불을 잡고 귀를 잡아당겨 심한 통증이 있으면 대개 외이도염이 생긴 경우다. 이럴 때는 항균제 중 `박트림(Bactrim 또는 Septra)'을 복용한다. 용량은 1번에 2알씩 하루 2번을 1주일 정도 사용한다. 하지만 이 약물에 과민 반응이 있으면 복용하면 안 된다. 복용 후 증상은 대개 2일 내에 좋아진다.

◇ 축농증(부비동염) = 코가 나오고 양 쪽 광대뼈 부위에 통증이 있으면 부비동염이 생긴 것이다. 치료는 이통과 같이 하면 된다.

◇ 감기 = 콧물, 재채기, 몸살기운 등의 감기기운이 있을 때에는 증상 치료를 한다. 몸살이 심하면 타이레놀(2알 하루 3번), 코감기 증상이 있을 때는 항히스타민제(텔단 1알 하루 2번), 기침이 있을 때에는 로밀라(덱스트로메토판, 1알 하루3번)을 복용한다.

◇ 치통 = 치통이 심하면 타이레놀(2알 하루 3번)을 복용한다.

◇ 인후통 = 침을 삼킬 때 목이 아프거나 열이 나면 인후두염(목감기)이 생긴 것이다. 대개는 바이러스 감염이므로 세균에 효과가 있는 항균제는 복용할 필요가 없다. 증상치료로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된다. 그러나 열이 심하거나 누런 가래가 동반되면 이차적인 감염이 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항균제를 같이 복용하는 게 좋다.

◇ 기침과 열 = 목감기만으로 기침, 고열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기침이 심하고 누런 가래가 동반되고, 38도를 넘는 열이 이틀 이상 계속되면 폐렴이 생겼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이 경우라면 가급적 병원을 찾는 게 좋다.

◇ 복통 = 소화가 안되거나 설사가 있는 경우 대개 복통이 동반된다. 그러나 배를 누를 경우 압통이 아주 심하거나, 눌렀다가 손을 뗄때 통증이 심하면 복막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 고열, 오한, 두통, 심한 근육통 = 만일 말라리아 유행지역을 여행중인 상태에서 고열, 오한이 동반되면(특히 모기에 자주 물렸고, 말라리아 예방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았다면) 이는 말라리아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 배뇨시 통증 = 열이 없이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다면 요도염(대개는 비임균성 요도염을 포함한 성병)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박트림'을 복용(2알씩 하루 2번) 한다. 과민반응이 있다면 `시프로'(2알씩 하루 2번)를 복용한다.

■ 해외여행시 지켜야 할 10대 수칙

① 해외 여행 전에 반드시 여행의학 전문가를 찾는다.

② 풍토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맞는다.(말라리아, 장티푸스, A형 간염 등)

③ 여행 중에 벌레나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④ 여행용 상비약품을 준비한다.

⑤ 끓인 물이나 상품화된 물을 먹는다. 없는 경우를 대비해 정수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한다. 특히 얼음은 오염된 물로 만들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⑥ 잘 요리된 음식만을 먹도록 한다.

⑦ 맨발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⑧ 강, 호수 등에서 수영이나 목욕을 하지 않는다.

⑨ 오염된 체액에 접촉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성 관계 포함)

⑩ 교통사고를 주의한다. 교통사고는 여행객 사망원인의 1위다.

(도움말:백경란.정두련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bio@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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