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나서기로 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미국과 영국이 자국에서 수행중인 '테러와의 전쟁' 방식을 강력 비판했다고 현지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26일자 뉴욕타임스와 회견에서 미국과 영국이 수행해온 테러와의 전쟁 수행 방식을 비난하고 아프간 정부가 모든 정책 결정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군이 탈레반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나 그 동조자들까지 체포하거나 체포 협박하고 있다면서 또한 과거 미군이 검거된 인사들을 학대한 것이 탈레반으로 하여금 무기를 버리게 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한 민간인 희생이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면서 진짜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은 아프간 마을이 아니라 파키스탄에 피신중인 탈레반과 알-카에다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도 그는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은 지난 2년간 훈련 받은 경찰의 필요성도 인식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과 영국의 대 테러전 비난 발언은 그가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서방국가로부터 무능하다는 비난을 받아온 그는 이런 연합군의 약점을 참전국들과의 정치적 협상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지난해 이후 탈레반의 세력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대 테러전에 참여한 국가들 사이에서는 지지부진한 테러와의 전쟁 성과가 카르자이 정부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던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카르자이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아프간에서 성공하려면 아프간 고유의 특성을 인식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즉 테러와의 전쟁에 승리하려면 아프간 국가를 세워야 하며 이를 약화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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