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 중국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특사들과의 대화를 제의한 지 하루 만에 달라이 라마에 대해 맹비난을 퍼붓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26일 달라이 라마 집단이 중국의 노력과 성과를 무시하고 서방 강대국들의 지지를 구하고 나섰다고 공격하는 내용의 사설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중국은 25일 티베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앞으로 며칠 안에 중국 정부 당국자와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 달라이 라마 측이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민일보 사설은 티베트 문제가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서방 강대국들의 행동이며 중국 정부는 주권 방어에 나서는 것 외에는 선택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특히 달라이 라마 집단이 중국내 티베트인 주거지역에서 다른 민족들이 철수할 것을 요구하며 민족 간의 갈등과 민족 불평등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신화통신은 인민일보의 이번 사설을 보도한 것은 물론 달라 라마에 대해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라는 대화의 전제조건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달라이 라마와 진정한 대화에 나섰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해보려는 미봉책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달라이 라마는 25일 중국 측의 대화 제의를 환영하고 "그러나 진지한 토론 만을 원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관심을 충족시키는 수준의 대화를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제안 내용을 듣지 못했으나 기본적으로 대화는 좋은 것"이라며 "티베트인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진지한 대화와 티베트 문제 해결을 위한 완전한 토론을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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