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거대한 새 둥지에서 펼쳐질 지상 최대의 스포츠 향연'
8월8일 오후 8시 화려하게 개막할 2008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이 마침내 위용을 드러냈다.
개.폐회식과 육상, 축구 결승 경기장소로 베이징 북동쪽에 위치한 궈자티위창은 새 둥지를 닮아 냐오차오(鳥巢.Bird's Nest)라고 불린다.
베이징 시내를 한 바퀴 도는 베이쓰환(北四環) 순환도로와 연결되는 궈자티위창이 시선에 들어오는 순간 웅장한 자태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공상영화에 나오는 우주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철골 구조물은 베이징의 뿌연 스모그에 묻혀 신비감까지 불러 일으킨다.
올림픽 축구 본선 조 추첨 행사 다음 날인 22일 찾은 주경기장 주변은 보도블록 설치와 가로수 식재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베이징올림픽위원회(BOCOG)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경보 챌린지대회에 맞춰 지난 18일 베일에 쌓여있던 궈자티위창 내부를 언론인과 일반인에 깜짝 공개하는 행사를 했다. 하지만 이후 주경기장 주변은 예전처럼 주요 출입구마다 제복을 차려 입은 경찰들이 삼엄한 검문검색을 하며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그럼에도 새 명소로 자리를 잡은 이 경기장 주변은 벌써부터 때 아닌 관광 인파로 북적거린다.
임시 폐쇄된 베이쓰환 고가도로 위에는 궈자티위창을 배경으로 소중한 추억을 새기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손에 카메라나 캠코더를 든 시민들은 사진을 찍거나 영상에 담으며 자신 앞에 펼쳐진 장관에 감탄사를 쏟아냈다.
역사적인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릴 궈자티위창을 보려고 멀리 선양에서 휴가를 내고 부모와 함께 찾았다는 회사원 멍상위(24.孟祥雨)양은 "TV로만 접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엄청난 크기에 놀랐고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외형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주경기장 인근 도로는 시민들이 몰고 나온 차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시적인 교통체증까지 생겼다. 도로 변에 세워둔 차를 단속하려는 경찰과 운전자의 말싸움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될 정도다. 또 주변 육교 등 메인스타디움이 한 눈에 보이는 장소마다 사진 촬영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2003년 12월 착공돼 4년 4개월여 공사 끝에 완공된 이 경기장은 길이 330m, 폭 220m, 높이 68m, 총면적 25만6천㎡로 최대로 관중 9만1천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경기장 건설에는 35억위안(한화 4천989억원 상당)이 들었고 경기장 외관을 얼기설기 엮기 위해 사용된 강철 빔 무게만 해도 4만5천톤에 이른다. 중국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건축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리히터 규모 8에 해당하는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고 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견고함을 자랑한다.
경기장 안쪽에는 대형 스크린 2대와 소형 스크린을 곳곳에 설치해 관중이 어느 각도에서도 경기 장면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배려했고 햇빛을 가리는 특수막으로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궈자티위창을 중심으로 조성된 1천135만㎡ 크기의 스포츠 콤플렉스인 올림픽 그린(Olympic Green)도 또 다른 볼거리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의 8배 규모로 남북 길이만 해도 5㎞에 달한다. 올림픽 그린에는 경기장 10곳이 몰려 있고 메인프레스센터(MPC)와 선수촌, 미디어빌리지가 들어선다.
특히 수영경기가 펼쳐질 직육면체 모양에 푸른 물방울 무늬가 인상적인 국립수영장은 `워터큐브(물입방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독특한 외관을 뽐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의 심장부로 손님맞이를 위해 마무리 단장에 한창인 궈자티위창과 올림픽그린이 중국을 찾는 각국 선수단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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