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교통사고로 오른쪽 무릎 아래를 절단한 30대 남성의 트라이애슬론 도전기가 계속되고 있다.
절단장애인 4급인 이준하(32.경북 포항)씨는 27일 오전 경남 통영에서 열린 BG트라이애슬론 월드컵대회 동호인 부문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의 올림픽코스를 3시간38분대에 완주했다.
트라이애슬론 올림픽코스 제한시간인 3시간30분 이내 완주에는 약 8분여를 남기고 아쉽게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통영에서 열렸던 아시아트라이애슬론 대회 당시 세웠던 완주기록 3시간55분대를 약 17분여 단축한 기록이다.
올해 통영 월드컵 대회는 며칠간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바닷물 온도가 낮아 기록단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씨는 비록 올림픽 코스 제한시간을 깨는데는 실패했지만 기록을 대폭 단축해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적을 거뒀다.
이씨는 이번에도 의족없이 한쪽 다리만으로 수영 750m 두바퀴를 헤엄친 다음 자전거를 타기 전 의족을 오른쪽 무릎 아래에 차고 사이클과 달리기를 하는 악조건속에서도 완주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8번의 대회에 참가해 6번을 완주한 이씨의 최고기록은 지난해 7월 경북 울진대회에서 세운 3시간35분대.
1993년 고등학교 2학년때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오른쪽 무릅 아래를 잃은 이씨는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트라이애슬론에 입문했다.
원래 운동을 좋아했던 이씨는 트라이애슬론 마니아인 매형의 권유로 여러 대회를 참관하다 2006년 5월 대구시장배 대회를 처음으로 철인3종에 도전했다.
이씨는 '대구 X-아이언맨' 소속이지만 서울의과학연구소 포항고객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어 '포항철인클럽' 회원들과 함께 일주일에 수영 3~4㎞, 사이클 40~70㎞를 달리면서 경기 감각과 체력을 끌어올렸다.
이씨는 "통영대회가 언덕이 많은 싸이클 코스 등 난코스였기 때문에 다른 대회였다면 충분히 3시간30분대에 들어왔을 겁니다"라며 "아쉽지만 언젠가는 3시간30분 벽을 충분히 깰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다음달 11일 대구에서 열리는 대구시장배 전국트라이애슬론대회에 또다시 참가해 3시간30분 벽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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