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 "대통령.각료.외교사절 모두 무사"
한국대사관 "교민 피해 없어"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탈레반이 27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열린 전승(戰勝) 기념식 행사장을 공격해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피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駐) 아프간 한국대사관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현지시간)께 카불 시내 가지스타디움에서 열린 소련 침공 격퇴 16주년 기념행사 도중 괴한들이 귀빈석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고 로켓추진 수류탄을 투척했다.
군사 퍼레이드가 끝나고 아프간 국가 연주가 시작될 즈음 행사장 맞은 편 건물에서 시작된 총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 정부 각료, 현지 주재 외교 사절단 등 수백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총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의 의원을 포함한 11명이 다쳤지만 카르자이 대통령을 포함한 귀빈들 대부분이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은 성명을 통해 "카르자이 대통령과 각료들은 물론 행사에 참석했던 현지 주재 외교과들도 모두 무사하다"고 밝혔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사건발생 직후 TV에 출연해 자신이 무사함을 확인시키며 "다행히 보안군이 재빠르게 그들을 포위해 공격에 가담한 사람 중 몇명을 검거했다"며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경찰과 군은 괴한들과 총격을 통해 일부를 현장에서 사살하고 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건발생 직후 탈레반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로이터와 통화에서 "소형화기와 로켓추진 수류탄으로 무장한 우리 대원들을 보내 카르자에게 발포했다"며 "이날 우리 대원 3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또 AFP통신도 "우리는 자살폭탄 조끼와 소화기로 무장한 6명의 대원을 보냈다"며 "우리가 행사장에서 로켓포를 발포했다"는 무자히드의 발언을 전했다.
한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우리도 초청장을 받았으나 사전에 테러 첩보가 있어 참석하지 않았다"며 "또한 현지 교민들에게도 바깥 출입을 삼갈 것을 요청해 다행히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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