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한국내 취업을 원하는 베트남 여성들에게 한국인 남성들과 위장결혼을 알선해 주고 고액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국내 최대의 위장결혼 알선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8일 한국과 베트남에 위장결혼 전문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 여성 100여명과 한국인 남성의 위장결혼을 알선하고 입국 관련 서류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위장결혼 알선조직 대표 베트남인 L모(50)씨와 국내 관리책임자 김모(55)씨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한모(47)씨 등 한국인 모집책과 한국인 위장결혼 대상자 등 57명과 위장결혼 대상 베트남 여성 23명 등 80명을 적발해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L씨 등은 2006년 초 경기도 부천과 베트남 하노이에 위장결혼 알선법인을 차린 뒤 한국과 베트남내 5개 지역에 지역별 모집책을 두고 한국 취업을 원하는 베트남 여성들에게 접근해 1인당 1만2천달러(한화 1천100여만원)을 받고 한국인 남성과 위장결혼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한국남성과 베트남 여성간 국제결혼이 활발해지면서 한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베트남 여성이 늘어나자 이들을 국내로 입국시키기 위해 재직증명서 등 입국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한 뒤 한국남성과 위장결혼을 알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특히 한국남성 가운데 베트남 여성과 위장결혼 대상자를 고르면서 주로 강원랜드 카지노 주변의 도박중독자나 고리사채 이용자, 선원 등 경제적 약자들에게 접근해 혼인관계증명서(호적등본)만 발급받아오면 즉시 200만원을 지불하고 위장결혼이 성공하면 다시 300만원을 지불하는 수법을 사용해 왔다.
경찰은 이들이 2년여에 걸쳐 모두 100여명의 베트남 여성을 위장결혼 수법을 통해 국내로 입국시키고 이들로부터 모두 11억원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국내로 들어 온 베트남 여성들이 대부분 불법체류하면서 공장이나 식당에 취업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알선조직은 베트남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인기를 끌자 이를 통해 위장결혼을 알선하고 고액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지금까지 적발된 조직 가운데 최대 규모"라며 "이들은 받아 챙긴 수수료로 하노이에 상가와 고급 아파트를 구입하고 호화생화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joseph@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