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연휴 대규모 시위 가능성에 비상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홍제성 특파원 = 중국 당국의 자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곳곳의 프랑스계 유통업체 까르푸 매장 앞에서 1일 불매운동을 비롯한 반(反) 프랑스 시위가 잇따라 전개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베이징을 비롯해 후난(湖南)성의 창사(長沙), 푸젠(福建) 성 푸저우(福州), 랴오닝(遼寧)성의 선양(瀋陽), 충칭(重慶)시 등 전국 곳곳의 까르푸 매장에서 수백명이 참여한 가운데 잇따라 불매시위가 전개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베이징의 까르푸의 중관춘(中關村)점에는 400여명의 시위대가 밀집해 까르푸 불매운동을 벌였으며 티베트 독립 반대, 왜곡된 서방언론에 대한 규탄 시위도 벌어졌다.
이날 현장에 출동한 100여명의 경찰관들은 주동자 2명을 체포하고 현수막을 압수하는 등 과격시위로 번질 가능성을 미리 차단했다.
창사와 푸젠, 선양 등 전국 곳곳의 까르푸 매장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참여한 불매시위가 잇따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시위는 중국 지도부가 올림픽 성화 해외봉송 과정에서 발생한 중국인들의 이른바 '애국시위'가 국내에서도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며 자제를 촉구한 가운데 진행된 것이다.
중국 네티즌과 시민들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노동절 연휴인 1일부터 4일까지 전국 각지의 까르푸 및 맥도널드 매장, 서방 대사관 앞에서 시위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출처불명의 이메일을 보내 "매국노들을 타도하자"거나 "티베트 시위대에 반격을 가하자", "까르푸 불매운동을 위한 시위를 벌이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제안했다.
특히 한 이메일은 "5월1일부터 4일까지 매일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광장을 비롯해 전국 19개 도시에 모여 올림픽 지지 집회를 하고 서방 대사관을 향해 가두시위를 하자"고 제시하기도 했다.
5월4일은 올림픽 성화 국내봉송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지만 지난 1919년 베이징과 상하이, 텐진(天津)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제 및 반봉건운동이 벌어진 5.4운동 기념일이기도 하다.
이들은 또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 개최 기간(8~24일)에 맞춰 상징적으로 5월8일부터 24일까지 17일간 제3차 까르푸 불매운동과 올림픽 환영 집회를 벌이자는 내용의 이메일도 보내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인 수천명은 지난달 19일에도 전국 9개 도시 까르푸 매장과 주중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티베트 사태와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까르푸와 프랑스의 태도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중국의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킬 가능성과 만의 하나 반중국 시위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관영 언론 등을 동원해 이성적인 애국주의를 발휘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또 국내 주요 웹사이트들에 대해서도 까르푸 불매운동과 관련한 내용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실제로 중국 포털에 들어가 중국어로 까르푸(家樂福)를 쳐도 검색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자제 및 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대적인 불매시위가 전개된 것으로 볼 때 과열된 민족주의와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 열기는 당분간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5.4운동 기념일인 4일과 오는 8~24일 까르푸 불매시위와 서방에 대한 반대 시위는 더욱 큰 규모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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