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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가리 김민선은 반성할 생각 없는가

명계남이 망쳐놓은 스타의 사회참여 기본을 다시 세우자

김민선, 김상혁 등의 화끈한 광우병 마케팅

미디어다음이 조장한 미친소 파동이 시작될 즈음에, 이에 기름을 부은 연예인이 있었다. 바로 김민선이다. 그는 “광우병 (병원체는) 700도로 가열해도 살아남고 사용된 칼, 도마, 소독한 의료 기구를 통해서도 감염된다. 거의 모든 식자재, 과자류, 화장품과 같은 생활용품에도 쇠고기 성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별 수 없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물론 이를 좌파 매체들이 너도 나도 보도했고, 미디어다음은 메인에 올렸다. 김민선 입장에서는 화끈한 여론 장사를 성공했던 것이다.

그뒤, 김혜수, 그리고 김상혁, 김희철, 메이비, 김가연, 서민우, 송백경 등 아이돌 스타들이 김민선의 뒤를 이었다. 좌파 매체들과 미디어다음이 이를 대대적으로 확산시킨 것은 물론이다. 한국의 아이돌 스타 시스템의 구조 상, 젊은 연예인들이 독자적으로 사실 상 정치적 사안에 대해 입장을 공개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뒤의 연예기획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상황에서, 일단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에 대해 발언하면, 좌파 매체와 미디어다음이 띄워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상혁의 경우는 음주운전 도주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지 얼마 안 되었기에, 함부로 정치사회 문제를 떠들 처지도 아니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에서는 김민선에 대해 “미친 소리”를 해댔다고 사설로 비판했다. 급기야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국회에서 김민선의 발언의 부적절함을 지적할 정도였다. 문제는 ‘PD'수첩에 대해 방통심의위, 법원, 언론중재위, 검찰 등에서 왜곡보도에 대한 심판을 내린 이후에도, 포털과 함께 대중선동에 참여한 연예인들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의 발언은 자유이다. 그러나 그 자유에 책임도 따른다.

연예인X파일 사건 때 인터넷여론 비난했던 김민선

여러 스타들 중 김민선이 눈에 띈 이유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입에 털어넣겠다”는 너무나 선정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뒤 그는 미국산 햄버거를 먹는 장면이 방영되자, “청산가리 발언 이전의 화면”이라며 변명했다. 그렇다면 김민선은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 대신 청산가리를 먹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민선은 미국 로케 갈 때, 반드시 한국에서 음식을 조달해야한다. 그래야 논리적이다. 미국에서 햄버거 하나 먹다 걸려도 또 다시 해명해야 한다.

김민선은 2005년 1월 연예인X파일 사건 당시 안재욱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연예인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 인터넷에 떠돌아 자신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주었다는 것이다. 김민선은 “연기자로서 기본적인 인권마저 박탈당했다”며 분개했다. 또한 연기자 정다빈이 악성 댓글로 자살하였을 때 “"정다빈 씨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간다"면서 "분명 죄는 아닐 텐데 왜들 그리 못잡아먹어서 난리냐"며 인터넷여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랬던 김민선이 자신의 전문분야도 아니며, 평소에 별로 관심도 보이지 않았던 수입산 먹거리에 대해 청산가리와 비교하며, 인터넷여론 선동에 나섰던 것이다. 김민선의 발언의 피해자는 “이제 대학도 못 가고 소가 되어 죽을 거에요”라고 울어댔던 10대들이다. 김민선은 10대들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공포에 질린 점에 대해서, 최소한의 책임을 질 각오를 해야한다. 그러나 김민선과 그의 소속사는 이에 아무런 책임의식도 없이, 유유히 연예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스타의 사회참여를 왜곡시킨 명계남

필자는 2000년 <스타비평2>라는 책에서 ‘스타도 착하게 살고 싶다’는 비평문을 통해 스타의 사회개혁 운동 참여를 지지했다. 한국의 스타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스타들에 비해 사회참여가 극히 낮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 비평문은 민가협과 함께 양심수 석방운동에 참여한 명계남을 중심으로 작성되었다. 또한 김혜수의 우유마시기 운동, 최민식의 동강살리기 운동 등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스타의 사회참여는 바로 그 명계남에 의해 파탄이 나버렸다.

명계남은 사회 참여를 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정권의 실세로 뛰었다. 그러면서 그가 연예인, 그리고 영화제작자로서 해온 사회참여운동을 180도 돌려버렸다. 대표적인 것이 스크린쿼터이다. 명계남은 노정권 참여 이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를 위한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이 한미FTA 선결조건으로 이를 축소했지만, 명계남은 여전히 노무현 정권의 나팔수로 활약했다. 스크린쿼터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도 않았다.

명계남의 사례는 소신있는 사회참여보다는 권력에 빌붙어 측근 노릇을 하려는 한국 연예계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장 많은 사회참여를 하는 미국의 연예인들 중에 명계남과 같은 사례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한국의 군사독재정권 시절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한 연예인들과 더 유사한 사례이다. 단지 명계남은 노무현 정권 이전에 순수한 사회개혁 운동가로 이미지 메이킹을 했었기 때문에, 그 후유증과 부작용을 더 키웠다.

김민선은 사과하지 않으면 더 큰 책임 지게 될 것

명계남의 폭주와 노무현 정권의 조장으로 인해, 한국의 연예인들의 사회참여의 폭은 크게 넓어졌다. 특히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마음껏 발언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났다. 노무현 정권은 자신들의 방향에 걸맞는 발언을 하는 연예인들을 어용방송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대표적인 연예인이 김구라이다.

바로 이렇게 급속한 연예인들의 사회참여의 폭을 연예인들이 감당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사건이 광우병 마케팅이었다. 미국소 파동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 채 미디어다음이 띄워주고 젊은팬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만 고려하여,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발언을 내뱉었다. 최소한 김민선 정도의 발언을 하려면, 관련 시민단체에서 5년 이상 활동하며, 전문적 실력부터 확보했어야 했다. 리처드 기어 등 사회개혁에 참여하는 미국의 연예인들은 관련 분야의 준 전문가들이다. 또한 스칼렛 요한슨의 경우는 특별하게 논쟁할 것 없이 보편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반전운동에 참여한다. 김민선은 전문실력도 확보하지 않은 채, 좌우파 양 측의 정치세력, 그리고 미디어 적벽대전이라 불리며, 신문, 인터넷, 포털 등이 다 뛰어든 정쟁의 한가운데에 가장 선정적인 언어를 구사하며 덤벼든 것이다.

김민선이 자신의 발언에 신념을 갖고 있다면 상관없다. 발언의 수위로 볼 때, 김민선은 진보신당의 당원으로 활동하면 딱 좋을 수준이다. 만약 그 생각이 있다면, 계속 밀어붙여라. 그리고 칼과 도마로도 감염이 된다고 떠들어댄 것에 대해서는 김용태 의원과 정운천 장관의 말대로 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 그냥 ‘PD수첩’의 왜곡보도를 보고 울컥 하는 마음에 블로그에 마구잡이로 글을 올렸다면, 그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해야한다. 다른 뜻이 아니라, 근거없이 공포에 질린 10대 팬들을 위해서 말이다.

“'PD수첩‘등 언론의 과장 보도만 보고 성급히 글을 써서, 10대 팬들을 불안케 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런 수준이라도 말이다.

김민선과 그의 소속사는 일단 장사는 잘 했으니 대충 버티면 잊어버릴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번 건은 연예인X파일과 전혀 다르다. 김민선과 그의 소속사는 그들이 감당하지도 못할 너무나 민감하고 살벌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김민선 뿐 아니라, 연예인들이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발언해야할 분야는 바로 점점 더 독점화되고 황폐화되는 연예판의 개혁이다. 이에 대해 단 한 명의 연예인도 발언하지 않고 있다는 점, 현 시점에서의 연예인들의 사회참여가 질적으로 빈곤한 것인지 입증해준다.

깨끗하게 사과하지 않는다면, 김민선과 소속사는 분명히 더 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명계남이 망쳐놓은 스타의 사회참여의 기본틀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이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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