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이 지난 15일자 방영분에서 ‘2PM 재범 사태가 남긴 것’편에서 네티즌들이 박재범의 영문글을 오역하여 파장이 커졌다고 분석하고 나섰다. 미국의 표준어도 아닌 슬랭을 놓고 오역 논란을 제기한 것 자체가 넌센스이지만, 대체 ‘PD수첩’ 오역의 문제를 제기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PD수첩’ 측은 한국외대 영어통번역학과 조성은 교수는 "이 가수가 쓴 글의 전체적인 맥락 그리고 또 그 가수의 여러가지 사회적인 문화적인 배경을 같이 놓고 생각해 봤을 때 그 상황이 별로 좋지 않고, 이 상황 자체가 굉장히 짜증이 난다는 의미일 뿐."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리 데이비스 교수는 "그는 재미삼아 어린아이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게 싫어' '한국의 이런 것들이 맘에 안 들어' 라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이 싫다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미국과는 달리 한국 사람들이 하는 방식이 맘에 들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PD수첩‘은 마지막 결론으로서 “인터넷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확대재상산 할 경우 마녀사냥이 될 수 있고 그 결과는 무고한 희생자가 나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PD수첩’의 논조는 결국 네티즌들이 박재범의 영문을 오역하고, 이를 언론이 무분별하고 확대 보도하면서 마녀사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PD수첩‘이 이런 주장을 할 자격을 갖추고 있을까? ’PD수첩‘은 지난 광우병 파동 당시 무려 30여곳의 오역 및 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PD수첩‘의 오역 수준은 이번 박재범의 슬랭에 대한 해석의 차이 정도가 아니었다.
‘PD수첩’은 ‘CJD’만 나왔다 하면 인간 광우병이라 오역했고, ‘포츠머스 여성 질병 조사’를 ‘인간광우병 사망자 조사’로 오역했다. 이런 고의적 오역으로 인해, 광우병에 대하여 부정학환 정보를 유통시켰고,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뷰스앤뉴스 등 인터넷신문들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여, 촛불 폭력 시위를 유발, 결국 광화문 근처의 대부분의 상인들과 쇠고기 수입업체들에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입혔다.
이런 오역에 대해서 'PD수첩‘ 측은 단순한 번역자의 실수라 발뺌하다, 결국 번역자인 정지민씨로부터 비판을 받게 되고, 검찰 수사 결과 번역자들은 정확히 번역하였지만, ’PD수첩‘ 제작진들이 방송 직전 번역을 바꿔치기 했다는 점까지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D수첩‘ 측은 이에 사과와 반성은커녕 권력의 언론탄압이라며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정당성만을 주장하고 있다.
정확한 미국 표준 영어도 제대로 번역하지 않고 고의적 오역했던 'PD수첩‘ 측이 과연 미국의 슬랭에 대해서 주관적 해석의 여지조차 인정하지 않고, 무작정 오역이라 공격할 자격이 있냐는 말이다.
박재범 사건이야말로 오히려 소비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것뿐이다. 오역이고 파시즘이고 떠나서 연예기획사의 상품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는 것이고, 박진영의 JYP 측은 돈벌이에 지장이 올 것 같으니 별다른 설득의 노력없이 일단 미국으로 피신시킨 뒤, 여론의 추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이전에, 자신들이 밀고 있는 정치세력을 지원하기 위한 정략적 목적으로 고의로 조작된 정보를 유포시켰다.
‘PD수첩’ 제작진은 이번 박재범 사건을 보도하면서, 최소한의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끼지 않았을까? “인터넷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확대재생산 할 경우 때 마녀사냥이 될 수 있고 그 결과는 무고한 희생자가 나온다”라는 클로징 멘트를 쓴 것을 보니, 전혀 그런 것 없어보인다.
이미 ‘PD수첩’의 제작진은 언론인으로서의 최소한의 기본 상식조차 버린 채, 정치집단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자신들이 왜곡된 정보를 주어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나면 집단지성이고, 별다른 왜곡없이 네티즌의 주관적 판단으로 인한 사건은 집단광기라 비난하고 나서는 그들의 행태, ‘철면피’라는 단어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역사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았으면 한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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