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5%의 차이로 야당을 지원한 30대의 표심이 지자체 승부를 갈랐다는 점이 드러났음에도, 그 어떤 매체도 30대를 이슈화시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친노좌파 매체에서는 20대의 역할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이는 20대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조직이 형성되어있기 때문에 향후 투쟁의 근거지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30대는 몰표를 몰아주어도, 모두 생활인이기 때문에 투표 이외의 행동에 나설 수 없다는 결격사유가 있다. 이 때문에 30대에 대한 이슈가 형성되고 있지 않다. 본지는 30대로서 사회통합위원회 세대분과에서 세대통합형 일자리 창출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실크로드CEO포럼의 김민준 부회장(비앤에프 대표, 37세)에게 30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30대들이 야당 측에 64%의 몰표를 주었는데, 예상했던 일인가?
- 평소에 그다지 정치에 관심 많지 않은 편이라 미리부터 예상하지는 못했는데,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주위 친구들로부터 메일과, 문자, 전화가 자주 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반드시 야당에 투표하라는 메시지였다. 특히 선거 당일날 너무 많은 전화를 받았다.
전화로 투표를 독려한 사람들은 정당이나 특정 조직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인가?
- 전혀 아니다. 그냥 평범한 회사원들이다. 평소에 그렇게 정치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친구들도 아니다.
왜 그렇게 평범한 30대들이 왜 그토록 지자체 선거에 깊이 참여했다고 보는가?
- 지난 대선이나 총선 때보다 더 열기가 거셌던 것 같다. 아무래도 현 정부 들어서 불만들이 많이 쌓인 듯하다.
30대의 투표 반란은 정책적 판단이 아니라 삶의 불안감 표출
정부의 어떤 정책에 대해 가장 큰 불만을 갖고 있는가?
- 특별하게 정책적 판단을 내리는 것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30대로서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전체적으로 삶에 대한 불안감을 깊이 갖고 있다. 자녀가 있는 경우는 교육비가 점차 높아지고, 경제구조 자체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안정적인 미래계획을 세우기가 어렵지 않나. 설사 대기업 직원이라 하더라도 40대를 넘어가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불안해 한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사회복지 문제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보인다고 생각되는 현 정부에 대한 반발의식이 고조되는 것 같다.
언론에서는 천안함 사태나 4대강과 같은 정책에 대한 반발이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냈다고 분석하고 있다.
-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그렇게 고도의 정책적 판단을 내리는 게 아니다. 천안함 사태의 진실을 따지는 게 아니라 전쟁이 난다 하니, 그럼 당연히 경제가 불안해지고, 삶에 피해가 오지 않나 불안해 하는 것이다. 4대강 같은 경우도 4대강 정책이 옳고 그르냐의 판단이 아니라, 그런 데 돈 쓰지 말고 복지에 다 많은 예산을 써야한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언론사들의 선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인가?
- 1차적인 정보는 인터넷의 뉴스로 볼 테니, 영향을 안 받을 수야 없겠지만, 본질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30대들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언론 선동이 없었더라도, 투표로 무언가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해야 되겠다는 결의들이 있었을 것이다.
주로 언론에서는 20대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투표장에 나온다고 분석하는데, 이들 20대와는 달라보이는가?
- 그건 분명히 다르지 않나. 어차피 20대 때는 대부분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30대는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가정을 만드는 나이 때이다. 삶의 불안감에 대해서는 20대와 30대는 비교할 수도 없다. 이를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아서 그렇지, 사적으로 친구들끼리 만나면 좀 많이 심각한 상황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시장이 성장해야 세금이 더 많이 걷혀, 교육과 의료 등의 복지사업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논리로는 설득이 안 되는가?
- 30대 전반적으로 그런 고도의 판단을 내릴 여유가 없기 때문에, 논리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국가가 더 성장하지 않아도 좋으니, 있는 거라도 나눠서 쓰자는 게 아니겠는가. 또한 현 정부의 인사들이 대부분 이른바 성공하고 돈도 많이 번 사람들이라는 점도, 30대들에게는 별 이유없이 미워보이는 것 같다.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30대와 20대 인물 대폭 참여시켜야
정부나 여당 입장에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는가?
- 무언가 특별하게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전체적으로 30대 내에서 스스로 노력해서 세대의 리더가 될 만큼 성공한 인물이 전무하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 세대의 리더가 없으니 30대의 목소리를 사회에 반영할 통로가 없고, 평소에 침묵하다 선거 때 조용히 투표로 해결해버리는 게 아닐까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세대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30대 리더들이 다수 배출되어서 소통로를 확보하고, 비전과 희망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회통합위 세대분과의 활동은 어떤가?
- 위원들 개개인들이 각자의 정책들을 내놓고, 정부의 기존의 정책을 검토하기도 한다. 나도 실크로드CEO포럼의 시니어리콜제(경제 퇴직자들을 청년기업에 고문으로 파견하는 제도)에 관한 발제를 했다. 위원들이 대부분 50대와 60대였는데 최근 나와 같은 30대인 경제연구원이 위원으로 임명되어, ‘시니어 리콜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여, 이를 함께 추진해보려고 한다.
같은 30대여서 함께 일하기 수월한가?
- 우리 ‘시니어 리콜제’가 바로 세대 통합형 일자리 창출 정책이므로, 같은 세대끼리 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 앞으로도 사회통합위는 물론 각종 위원회에 30대는 물론 20대에게도 배려를 하여, 다듬어지지 않았더라도 이들의 목소리와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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