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MBC내에서 유일하게 PD수첩을 비판해온 MBC 공정방송 노동조합 위원장이(편성국 TV편성부 부국장)이 회사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는 이유로 MBC로 부터 징계를 받게 됐다. 이상로 공정방송 노동조합(부장 이상으로 구성된 선임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12월 초, 2심재판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허위 과장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핵심적 내용은 허위이지만 제작진이 방송 보도내용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하여 사내통신망에 “의료사고는 의사가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저는 30년의 경력을 가진 방송인으로서 말합니다. PD수첩은 고의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방송했습니다.” 라고 글을 올렸고 MBC는 이것을 문제 삼아 이 위원장의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상로 위원장은 지난 8월 PD수첩이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편을 제작하면서 사장이 사전에 프로그램을 볼 수 없게 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을 때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라는 글을 발표한 일이 있다.
MBC는 이상로위원장에게 12월 020일(월) 08시 징계위원회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보냈고, 이상로 위원장은 광우병 프로그램을 제작한 PD와 작가 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상로 위원장은 “광우병과 관련된 MBC PD수첩의 잘잘못이 사법부 이전에 MBC내부에서 먼저 검토됐었어야 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프로방송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연 광우병관련 PD수첩이 방송프로그램이 지켜야할 원칙들을 제대로 지키면서 제작됐는지 진지하게 분석되고 토의 돼야합니다. 또 가능하다면 이런 논의가 생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지기를 희망한다” 말했다.
MBC ‘PD수첩’ 거짓선동 비판했다는 이유로 이상로 위원장 징계하려는 김재철 사장
이러한 MBC 내에서 쓴소리를 마다않는 이상로 위원장은 어처구니없게도, 현 정권에서 MBC를 장악하기 위해 내려보냈다는 김재철 사장의 눈에 찍히고 말았다. 물론 이상로 위원장의 MBC 비판은 비단 PD수첩의 거짓방송 뿐 아니라 김재철 사장의 해외출장 및 판공비 등도 포함되어있다. 김재철 사장 측은 이러한 것들도 문제삼고 있다.
그러나 MBC 개혁을 추진해온 이상로 위원장, 자기 스스로 ‘PD수첩’ 진상조사를 비롯한 MBC 개혁을 명분으로 사장에 임명된 김재철 사장 간에 그간 상호 소통은 전무했다. 상호 소통이 없다보니, 김재철 사장의 기준으로는 과도한 비판이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왜 김재철 사장은 이상로 위원장 등과의 소통을 피했을까? 바로 여기서 현재의 공영방송 사장 임명 제도의 모순점이 존재한다.
김재철 사장은 MBC ‘PD수첩’ 거짓보도 진상조사를 취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가 한 일은 취임하자마자 정상 출근을 포기하고 천막 사무실을 설치한 채, 노조 앞에서 머리를 숙이며 야합을 꿰한 것이다. 김재철 사장은 취임 전후후터 친노좌파 노조로부터 낙하산 사장이라 맹공을 받았다. 이에 김재철 사장은 “MBC를 장악한다면 한강에 빠져죽겠다”는 개그콘서트 수준의 아첨 행태를 보이며 노조에 머리를 숙였다. 이미 사장으로 임명된 상황에서 김재철 사장에게는 MBC 개혁보다는 노조로부터 간택을 받는 게 더 중요하다 판단한 셈이다.
이러한 김재철 사장의 배신행태는 지난 5월 MBC 시청자위원회 임명 건에서도 드러났다. 이미 엄기영 사장 시절, 10명의 시청자위원 중 9명을 지원도 하지 않는 인물을 임명하는 불법적 행태가 지적되었다. 이에 애국우파세력에서는 한국자유연합의 김성욱 대표 등 세 명의 전문가를 MBC 시청자위원회에 지원토록 하고 방문진에 이의 임명을 요청했다. MBC의 경영을 감시해야할 방문진은 당연히 시청자위원회 구성에 대해 사장에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이를 피일차일 미루며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3명 전원을 탈락시키며 15명 정원 중 10명만 임명했다. 어차피 5명의 정원이 남았으니 3명을 추가로 더 임명하라는 방문진의 요청에 “방통위에서 승인하지 않는다”라는 거짓말까지 일삼았다. 당시 방통위는 “시청자위원 임명은 MBC의 고유 권한으로 일체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재철 사장은 물론 방문진조차 이를 해결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2011년 2월 사장 선임을 앞두고 김재철 사장은 갑작스럽게 MBC 개혁을 주장해온 이상로 위원장 징계에 나선 것이다. 김재철 사장이 사장 연임을 위해 MBC 개혁세력을 탄압하면서 친노좌파 노조의 암묵적 동의를 얻으려는 계략으로 해석된다.
이미 애국우파 50개단체로 구성된 MBC정상화추진국민운동연합은 공청회를 통해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제안을 방문진에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청회는 방문진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국우파세력의 적극 추천으로 방문진 이사에 임명된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연구원장이 이를 반대했다. 김광동 이사는 2010년 9월 9일 빅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김광동이사가 MBC사장 청문회를 동의하지 않은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변대표가 이해하고 있는 것이나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지난 2월 MBC사장 선임과정시 약 10일정도를 앞두고 COOL TV 최인식사장으로부터 청문회요청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때 저는 시일이 촉박하여 실질적 청문회의 효과를 거둘수 있겠느냐는 것을 거론하였고, 가장 주요하게는 청문회를 개최하면 언론구조가 압도적 좌파단체 위주의 우리 상황에서 청문회가 숫적이로나 헤게모니상 좌파에 의해 압도되는 상황이 예상된다는 우려를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오히려 좌파에게 정부에 의한 방송장악이란 선전선동 기회만 제공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표명하고 반대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이다. 2011년 2월 경에 있을 MBC 사장 선임에서도 만약 청문회 없이 김재철 사장이 정치권의 협조로 손쉽게 연임이 된다면, 김재철 사장은 본격적으로 친노좌파 노조와의 야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만약 청문회가 개최된다면, 김재철 사장은 노조에 머리숙인 일부터, 이상로 위원장 징계 등 모든 배신행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에 김재철 사장 측은 결사적으로 청문회 저지에 나설 공산이 크다.
애국세력, “2011년 1월, 방문진 이사 평가토론회 때, 청문회 공개 약속 받아내겠다”
최근 애국우파 세력은 물론 강준만 교수, 언론노조 등등이 구상하고 있는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 대한 개선안 측면에서도 MBC 사장 임명 청문회는 반드시 필요하다. 어차피 개선안이 통과되면 더 이상 밀실에서 MBC 사장이 임명될 수 없다. 그 차원에서 개선안의 취지에 맞춰 이번 MBC 사장은 공개 청문회를 통해 시청자들이 납득할 만한 인물이 임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김재철 사장을 낙하산 인사로 공격하던 친노좌파 세력의 방문진 한상혁 이사 역시 사장 공청회를 반대했다는 점이다. “좌파에게 정부에 의한 방송장악이란 선전선동 기회만 제공할 것”이라며 청문회를 반대한 김광동 이사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되는 이유이다. 친노좌파 세력이 원하는 선전선동의 장을 만들어주겠다는 데 한상혁 이사가 왜 반대했겠는가.
이미 애국우파 세력은 김광동 이사 등의 동의를 얻어 방문진 이사 활동 평가회를 준비하고 있다. MBC정상화추진국민운동연합은 1월 중에 방문진 평가토론회를 열어, 김광동 이사, 최홍재 이사 등으로부터 공청회 개최 약속을 공개적으로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공청회 성사 여부에 따라 김재철 사장의 연임 저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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