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천 재보선에서 민노당과의 야권연대로는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과 호남이 모두 참패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출마를 선언한 김경재 전 의원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오랜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스포츠서울에서는 이 둘의 묘한 관계를 상세히 보도했다.
스포츠서울은 “1970년대 미국에서 만난 박 원내대표와 김 전 의원은 사업가와 언론인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시절 박 원내대표를 DJ에게 소개했고 함께 현실정치를 배웠다”고 소개했다.
스포츠서울, 김경재 전 의원과 박지원 원내대표 인연 상세히 소개
김경재 전 의원이 박지원 원내대표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소개한 이유는 돈 문제였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망명 중이어서 재정이 어려운 형편이었다. 이에 김경재 전 의원은 미국에서 가발장사를 하던 박지원 대표에게 “김대중 선생을 후원해달라”고 제안했다. 당시 박지원 대표는 전두환 대통령의 친동생인 전경환씨에게 줄을 대고 있었다.
스포츠서울은 또한 “김 전 의원은 지난 2000년 DJ의 특사로 방북한 뒤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전하며 DJ와 결별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DJ의 충신으로 남으며 권력의 중심에 섰다”고 설명했다.
김경재 전 의원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국민을 굶겨죽이는 이념과 체제는 용납할 수 없다”며, 김정일 위원장을 경계하라고 조언, 김대중 대통령은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북 특사 역할을 박지원 대표에게 넘겼다. 김경재 전 의원은 훗날 “만약 내가 계속 대북특사 역할을 했다면, 대북송금까지 맡아 감옥에 갔을 것”이라 회고했다.
김 전 의원은 2007년 “DJ의 실언과 판단착오가 잦아지는 것은 박지원이 DJ의 귀를 막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격적인 발언도 퍼부었다. 이때 전남 신안과 무안 재보선 선거에서 뇌물사건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를 민주당 후보로 억지 공천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김경재 전 의원은 이 점에 대해서 박지원 대표의 책임을 물었던 것이다.
김 전 의원은 그 이전에도 건강 문제로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할 수 없었던 장남 김홍일씨의 정계은퇴를 김대중 전 대통령에 권했다가 미움을 산 바도 있다.
지난 해 10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이명박 정부를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이라고 했다”는 박 원내대표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은 “중국 사대주의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왜 우리가 ‘시진핑의 평화’에 잣대를 맞춰야 하느냐”는 일침이었다.
김경재 전 의원은 박지원 대표의 사업, 가족관계 등 모든 정보 알고 있어
최근에는 아예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나라당의 반도 안 되는 현실에 대해 박지원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원내대표가 말장난만 일삼는 정당에 국민들이 국정운영을 맡겨주겠느냐”며 “박지원 원내대표의 입을 막지 않으면 민주당의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박지원 대표가 DJ정권 시절부터 구축한 정보망을 통해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반대로 김경재 전 의원은 박지원 대표의 미국에서의 사업부터 가족관계 등등 모든 정보를 다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박지원 대표가 가장 무서워하는 인물도 바로 김경재 전 의원이다.
김경재 전 의원은 순천 선거에서 민주당을 아예 친 김정일 노선의 민주노동당화 한 주범으로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둘을 지목하고 있다. 민주당이 무공천을 선언했기 때문에 상대후보는 민주노동당의 김선동 후보지만, 결국 민주당 책임론으로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직접 비판하겠다는 것이다.
김경재 전 의원은 “손학규 대표는 15년 간 한나라당에서 요직을 다 거친 뒤 민주당에 입당하여, 과학벨트는 충청에 주자하고, 순천은 민주노동당에 주자면서 자신의 대권행보만을 위해 호남을 무작정 희생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이미 10년 간 집권경험이 있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승리하려면 국가운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박지원 원내대표의 정치공작 수준의 말정치 탓에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크게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김경재 전 의원 국회 입성하면, 박지원 대표의 말정치와 활동반경 크게 위축될 것
뉴욕에서부터 김경재 전 의원과 박지원 대표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민주당의 한 인사는 “뉴욕 시절 김경재 전 의원은 박지원 대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정치적 위상을 갖고 있었다”며, “김경재 전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해서 점차 동교동 측과 멀어진 반면, 박지원 원내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 역할을 하며 위상이 뒤바뀌게 되었는데, 인물의 그릇으로 보면 사실 박지원 대표는 김경재 전 의원과 애초에 게임이 안 된다”, “김경재 전 의원이 국회에 복귀하면 박지원 대표로서도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만약 김경재 전 의원이 순천 재보선에서 승리하여 국회에 입성한다면, 박지원 원내대표의 말정치와 활동반경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어, 정가에서는 순천 선거에 또 다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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