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빅뉴스】 김휘영의 문화평론= 도올 김용옥으로 보는 지식인의 자세
한동안 잠잠하던 김용옥이 다시 정치철을 맞아 연일 네이버 포털 기사에 오르면서 세간의 입방아에 찧이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하 안철수)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하여 “ 더럽게 기분 나빴다, 인생 최대의 모독이다“라고 말한 게 화제가 된 모양이다. 먼저 쓸데없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필자는 안철수 등의 다른 정치인들보다는 박근혜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라는 사람임을 솔직히 밝히고 들어가고자 한다. 물론 필자의 이 바램은 박근혜 후보 개인의 일이라기보다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행복 증진을 위해서 매우 이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문재인은 그의 행복을 위해서 들어오지 말아야 할 정치의 영역에 왔고 안철수는 대한민국을 이끌기에는 아직 덜 여물은 열매에 불과하다. 이런데도 안철수는 단련받을 기회조차 회피하며 소위 간만 보는 기회주의적 처신을 계속 하고 있다. 이건 이제 '무책임한 사람'으로 보아야 정확한 진단이 된다. 또한 안철수 주변에 포진한 사람들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너무 안좋다는 건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시 30억원 이상 들고 나가면 불행해질 것을 예언했고 들어 맞았다. 고작 30억으로 그러냐고 반론하는 사람도 많았겠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감옥이 아니라 자살로 인생을 끝맺음했으니 최악이었다. 문재인, 안철수도 정치에 들어오면 불행해지리라 예감한다. 이 두 분의 주위 역학관계가 그렇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의 탄생이자 문과가 아닌 이공계 출신 대통령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을 넘어, 무엇보다 필자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테마인 '복지'와 '행복'을 시대정신이자 모토로 한 점 부터가 박근혜 후보와 필자의 지향점이 일치하고 있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내세운 아젠다들은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필자는 워크 샵 등 지인들에게 HCC 행복문화발전소장으로 표기한 명함을 나눠줘 온 지 오래되었다. 참고로 HCC는 Happy Culture Company의 약자다. 필자와 '복지 그리고 행복'이라는 아젠다는 헤럴드경제신문에서 2012년 신년 특집으로 고성국 박사(정치학) 신율 교수(명지대, 정치학) 신진욱 교수(중앙대, 사회학) 등과 함께 제 2차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F세대론으로 한국의 현실과 미래를 논할 때에도 자세히 표명되었다. 필자의 생각은 행복, 행복감, 행복지수란 용어를 반복하고 '가족의 날', '행복문화전파운동' '문화공동체'등을 거론하고 있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저명한 학자와 평론가들이 참여하고 지면관계상 각각의 인터뷰가 편집되고 상당부분 축약되어 발표되었지만 필자의 의견에 관련하여 기사화된 부분을 보자.
헤럴드 경제=특히 복지 분야에서 큰 변화의 필요성을 거론한다. 올해 두 개의 선거를 통해 어떤 화두가 중심이 돼야 하나?
▶김휘영= "선거의 최고 화두는 복지일 수밖에 없다. 이제 한국 경제도 세계 10위권으로 그 규모가 상당히 성장했다. 각종 부작용으로 사회안전망 확충 등 요구와 분노가 존재한다. 이런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인과 정당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후 재정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다. 의료보험과 국민연금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예산은 국민의 행복감을 높이는 데 쓰여야 한다. 또 복지의 방향은 ‘생산적’인 것이어야 한다"
- (헤럴드경제 신년기획 F세대 : 체험적 민주주의 자양분…이젠 脫정당정치 주역으로<김재현·이태형·박수진·박병국 기자>- 2012.01.11)
▶김휘영= 예산은 국민의 행복감을 높이는데 쓰여야 한다. 무엇보다 성적에 압박받는 현행 입시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아울러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학부모에 대한 재교육도 필요하다. 저개발국 부탄의 행복지수가 세계 최고라는 데이터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한마디로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는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고속성장의 그림자 즉, 상대적 박탈감, 상대적 빈곤이 많은 국민에게 불행을 느끼게 한다. 계층 갈등 이념 갈등 지역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제도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가족단위로 가면 어디든 반값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의 날’ 제정 등 '행복문화전파운동' 같은 사회적 캠페인도 해볼만 하다.
-(헤럴드경제 신년특집 F세대 : <패기의 마흔, F세대> ⑬“이젠 삶과 체험의 민주주의, 노블레스 마켓” 진단과 전망 -2012.01.11)
헤럴드경제=2차 베이비붐 세대가 10년후 우리나라를 이끌고 가기위해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아울러 F세대의 여망을 국정에 반영해야 할 지도자의 요건은?
▶김휘영 ="가장 요구되는 것은 소통의 리더십이다. 국민 개개인이 소중한 인격체로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단순해 보여도 매우 중대한 변화이다. 다음은 통합의 리더십이다. 세대, 계층 이념 갈등은 장기적인 비전과 구체적인 플랜을 갖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올해 대선은 이 갈등을 해결할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다. 행복감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관계’에 있다. 우리 F세대는 그 점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가족부터 시작해 주변,일터의 사람들을 잘 조율하면서 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이상이 필자가 신년 초에 헤럴드경제신문과 인터뷰한 내용들이다. 이처럼 필자가 오랫동안 고민해왔고 또 향후 인생의 화두 또한 행복이다. 박근혜와 필자는 우연히도 복지와 행복이라는 두 테마에서 크게 일치하고 있다. 현존하는 대선후보 및 이에 근접한 인물들 중에서 국민화합을 이루고 한국 사회에 팽배한 분노와 갈등을 중재하고 종식시킬 적임자로 박근혜 후보 이상의 인물이 없다고 필자는 판단하고 있다. 이 점은 강준만의 판단과는 정반대로 그 근거는 다음에 칼럼이나 책으로 자세히 밝히고자 한다.
다른 건 몰라도 박근혜 후보의 대항마로 떠오른 안철수가 도올의 가치(value)에 관해서는 제대로 본 것 같다. '무시한 게 정말 잘 한 거'라는 뜻이다. 필자도 도올이라는 사람의 그릇의 크기와 깊이에 대해서는 오래 전에 알아보고 다음과 같은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그 이후 도올의 의식수준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자세히 알 길이 없지만 최근에 나타난 모습을 보면서 별반 차이가 없고 여전히 사이비 지식인의 길을 가고 있음을 확인한다. 사이비 지식인 도올의 행적을 두고 과거 필자가 '무위'란 필명으로 우려를 표명한 건, 지금의 한국 지식인 사회의 지형도를 보는 데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어리석고 불쌍한 돼지 도올이여!” 란 제목으로 발표했던 칼럼(http://breaknews.com/sub_read.html?uid=11988§ion=sectio§ion2= - 브레이크뉴스. 2004.10.29)인데 이를 오늘의 상황에 맞게 약간 수정보완하여 다시 선보인다.
어느 날 유가를 신봉하고 있던 혜자(慧子)가 초야(草野)에 묻혀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던 노자에게 물었다. "남아로 태어났으면 마땅히 과거에 급제하여 출세하여 입신양명을 해야 옳거늘 초야에 묻혀 사니 이 아니 안타까우리오?" 하였다.
그때 그 말을 듣고 있던 노자가 하는 말,
"저기 진흙 속의 돼지를 보라. 저 돼지는 세상이 어찌 돌아가든 자신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혜자(慧子)가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저 돼지가 어느 날부터 주인으로부터 기름진 음식을 며칠간 접대 받은 후 비단 옷을 입고 좋은 상 위에 올라가게 되는 날이 있다. 그 날은 바로 그 돼지가 죽는 날이다"
"......."
노자는 계속하였다.
" 어리석은 혜자(慧子)여 , 그대는 저렇게 진흙 속의 행복한 날을 택하겠는가? 아니면 회갑연 잔치상에 올려진 비단 옷을 입은 날을 택하겠는가? 내가 보기엔 자네는 비단옷을 입고 잔치상에 오르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돼지 같네" 이 말을 듣고는 혜자(慧子)는 말없이 돌아갔다.
이 이야기에 나타나는 정신이야말로 바로 유가(儒家)에 대비되는 노장 사상의 핵심이다.
한국 사회에 노장 사상의 연구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알려져 있고 오랫동안 동양학을 주제로 한 TV 강의를 해서 더욱 큰 대중적 영향력을 확보해 온 도올 김용옥, 그의 말과 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도올은 한국 지식인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대표하고 있는 것 같다. 먼저 어떻게 노장사상을 전공했다고 하는 김도올이 유가(儒家)이상으로 이렇게나 정치적일 수 있다는 말인가? 그는 자기가 이해할 수도 없고 또 따라할 수도 없는 사상을 연구하고 그것으로 책도 쓰고 강의도 한 셈이다. 김용옥의 노장에 관한 저술이 어떤 한계에 가로막혀 특별한 감흥이 없는 것은 바로 그가 전공한 사상과 그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의 괴리에서 기인할 것으로 본다. 그의 삶에서는 어느 정도 일관된 철학의 경지나 도학자의 향기도 보고 맡을 수 없다. 그저 대중의 싸구려 인기를 구걸하기 위한 발언이나 남발하며 살아가는 '덜익은 사람'의 모습만 확인한다.
무명의 가정주부였던 이경숙의 책 <노자를 웃긴 남자>에 의해 도올의 학문적 깊이가 얼마나 일천한지 드러난 일을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다. 내면화되지 못하고 철저하게 자신의 삶과 괴리된 철학을 논하는 사람에게서 밥벌이용(用) 강독(講讀)이상의 수준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겠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올 김용옥이 대중 앞에 시연한 모습이야말로 노자가 말한 '비단 옷을 입고 잔치상에 올라가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돼지'의 모습이 아니고 무엇인가?
도올이 세상에 주목을 받으려고 들고 나왔던 테마들은 늘 "노태우는 위대한 사람" "노태우를 아내보다도 더 사랑한다" "노무현이 당선되기 하루 전날 까지 이회창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믿었고 당선을 위해 뛰었다" " 김우중은 하늘이 내린 사람" "노무현 대통령은 聖君" 이런 식으로 너무나도 정치적이고 대부분이 권력가나 재벌에 대한 아부로 점철되어 있다. 이러다가 자신의 인기 유지나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시기엔 또 급전직하한다. 이때 도올이 목표로 하는 건 우매한 민중들로부터의 싸구려 박수다. 이른바 혹세무민의 길을 스스로 걸어온 것이다. 올해 8월에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는 도올의 모습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도올 김용옥이 보여 준 삶의 행적을 보면 전형적인 권력형 해바라기의 일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안철수 현상은 도무지 인류사에 유례가 없는 기현상이었다. 안철수는 우리 민중의 진실표출의 상징이다. 안철수는 하늘”이라며 “안철수의 등장은 개인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시운과 천기가 우리 민족에게 선사한 천의라고 봐야 한다" 이는 도올 김용옥이 안철수를 두고 한 말이다. 오글거림의 극치라 가히 예술적 경지다. 이게 바로 지식인이라는 도올의 수준이다. 여기에 환호하는 건 결국 한국인의 수준이 그만큼 천박하다는 걸 말한다. 영국의 시인 새무얼 존슨은 지식과 정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식없이 정직한 자는 박약하여 소용이 없고, 지식을 가진 자가 정직하지 않다면 이는 대단히 위험하여 조심하여야 한다!"
그간 도올이 보여 온 삶의 괘적은 마치 '경계성인격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행동특성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이 질환자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상대방을 오로지 자신의 욕망의 대상으로만 보고 그에 대한 평가가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다는 데 있다. 자신의 욕망의 레이다에 포착되었을 때는 지고요 지순이지만 그 반대일 때는 최악으로 추락한다. 도올이 최근 이명박, 안철수, 문재인, 김두관 등에 대한 평가를 보라! '단군 이래', '하늘이 내린' '도무지 인류사에 유례가 없는 기현상' 등으로 세칭 오글거려 낯이 뜨거울 정도다. 이보다 더한 천박함이 있을까? 도올이 진정 지식인이 맞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다. 도올은 지식인에게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항심(恒心)이 없다. 즉 스스로에 대한 자존심이 안 보인다.
오랫동안 도올의 이런 낯뜨거운 수사를 보아 온 네티즌들이 오늘날 도올을 보고 내리는 평가는 실로 냉소적이다. '장관 등 한 자리를 바라고 극도의 아부를 하다가 자신의 욕망이 무산되면 어김없이 온갖 욕설로 복수해온 게 도올의 행적'이라는 식으로 말하며 여러가지 예를 들고 있다. 이 또한 '경계성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오해받기에 충분하다. 만일 MB가 도올 김용옥에게 문화부 장관 같은 감투를 주었을지라도 "전국에 ooo이 들끓고 있다"는 식의 저급한 발언을 했을까? 정반대로 그의 핏기선 울대로부터 터져 나온 건 오글거리는 아부성 멘트들의 성찬이었으리라고 판단할 사람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대표되는 노장사상이 위대하다고 말해 왔던 도올의 행적에서, 자청하여 '비단 옷을 입고 잔치상에 올라가려고 애쓰는 돼지'의 모습을 보는 것은 노장사상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아이러니일 것이다. 노자와 장자가 21 세기 한국 사회에 와서 도올이 보여주고 있는 우스꽝스러움을 목도했다면 도올을 보고 뭐라고 했을까?
"어리석은 혜자(慧子)여, 제 무덤을 그만 팔지어다!"라고 하지 않았을까?
지식인은 지식인다워야 한다. 사회의 빛이 되어야 할 지식인들마저 노회한 정치꾼이나 장사치들처럼 행동한다면 그 사회는 정말 암울해 질 뿐이다/ 김휘영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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