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통합당 강기정 의원 주최로 열린 ‘민주당 무엇을 반성하고 행동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민주당을 향해 쓴 지적과 함께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민주당의 창조적 혁신’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구도나 전략 그리고 후보와 당 대응에서 모두 새누리당에 진 선거라고 평하고 패인의 가장 큰 요인은 가치부재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야권은 아직 독재정권 시대의 ‘민주’라는 패러다임 이외에는 별다른 공동의 패러다임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한계였고 이제 민주당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는 어떤 가치로 새정치를 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장은 ‘젊은 김대중, 말년의 노무현이 아쉽다’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공적가치를 추구하는 정치인의 대명사이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간절히 원하는 가치가 명확한 정치인의 전형이었다”면서 “하지만 진보와 보수, 여와 야, 초선과 다선을 막론하고 간절히 소망하는 공적가치가 없거나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소장은 “김대중, 노무현처럼 깊은 고뇌와 치열한 공부에 바탕을 둔 소명의식과 권력의지를 가진 사람 중에서 후보를 찾아야 하고 국민 다수가 권력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느낌을 주는 실력 있는 믿음직한 전국후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는 민주당 쇄신 5년의 성찰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대선 패배 요인과 관련, "민주당은 17대 대선 패배 이후 18대 대선 직전까지 적어도 5번의 쇄신 기회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쇄신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오 교수는 "민주당은 뼈를 깎는 자기혁신과 기득권 포기, 국가운영비전 마련, 정당체제 개혁 같은 어려운 경로보다는 외부세력 영입, 당의 외양 변화라는 쉬운 경로를 선택함으로써 통합 논의가 쇄신을 자연스럽게 대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도부는 저마다 뼈를 깎는 쇄신으로 수권정당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그때 깎았던 정치인들의 뼛가루를 다 모으면 능히 산이 되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태희 한겨레신문 정치부 차장은 ‘민주당은 어떻게 패배를 재생산했나’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2004년 1월 이후 9년간 21번째 지도부 교체되었으나 주도세력 교체는 거의 없었다”면서 “민주당은 당 전체의 이익보다 계파의 이익이 중요했고 공천결과 및 경선결과에 대한 불복심리 발동으로 이번 대선에서도 경선결과에 대한 불복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차장은 "2014년 야권 구도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통합진보당으로 나뉠 가능성이 있다. 2016년 총선을 이 구도로 치르면 결과는 뻔하다"며 "민주당은 이런 구도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강기정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광주지역의 경우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때보다도 더 많은 지지를 보냈는데 광주지역 국회의원으로써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당의 공식적인 대선평가를 앞두고 민주당의 반성과 행동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오늘 나온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새기고 민주당 혁신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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