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집중 호우 피해와 관련한 한겨레신문의 상반된 보도 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폭우 피해와 관련해 오세훈 전 시장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것과 달리 15일 ‘노량진 참사’와 관련해 박원순 현 시장에 대해서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한겨레신문은 노량진 배수지 내 상수도관 공사장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등 15일 발생한 ‘노량진 참사’ 사건에 대해 소극적인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공사 발주처인 서울시청의 전형적인 인재(人災) 사고라는 비판론이 불거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노동자 사고 보도에 앞장선 한겨레의 평소 보도 태도와는 전혀 달랐던 것.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해 발주 기관의 장(長)인 박원순 시장이 사건 발생 5시간이 지나서야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여론의 비판이 나오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지만 한겨레의 비판의 날은 무디기만 하다.
한겨레신문 인터넷판에서 이 사건을 검색해보면 박 시장을 비판한 기사는 눈에 띄지 않는다. 16일 오후 5시를 기점으로 한겨레가 보도한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위험수위’ 한강변 상수도관 공사중 7명 사망·실종> <한강물 넘치는데 수도관 공사 강행…“사고 날것 같다더니”> <노량진 수몰 사고 구조 작업 ‘장맛비’가 변수> <노량진 참사, 오후 6시쯤 구조대 투입될 듯> 등의 6건의 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이들 중 한겨레가 자체 생산한 기사는 단 한 개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통신사의 기사였다. 한겨레가 자체 보도한 <‘위험수위’ 한강변 상수도관 공사중 7명 사망·실종>도 “닷새 동안 이어진 폭우로 한강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한데다 공사를 관할한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공사 강행 사실도 모르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예고된 인재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정도의 비판일 뿐 사고 경위와 상수도사업본부측의 입장을 전한 게 전부였다. 여론의 질타가 쏟아진 박 시장에 대한 비판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노량진 참사’는 폭우 속에 상수도관 공사를 진행하다 수몰된 인부들이 공사업체나 서울시로부터 어떠한 사전고지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차분한(?) 태도로 소극적 보도에 그친 한겨레의 폭우 피해 태도는 오세훈 시장 시절엔 전혀 달랐다.
2011년 7월 서울시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오 시장의 수해대책을 비판하면서 네티즌들의 조롱성 패러디물을 모아 보도하는 등 서울시장 비판 보도에 적극적이었다.
당시 한겨레는 <‘오세이돈’에게 서울시는 수영장?> <“오세이돈의 야심작, 수상도시 서울?”> <큰비만 오면 마비되는 디자인 서울의 ‘겉치레’ 시장> 등의 기사와 사설을 통해 오 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7명의 안타까운 희생자가 발생한 사고에도 늑장 출동 논란까지 불거진 박원순 시장의 폭우 보도와는 180도 달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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