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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부터 주말까지, 5일 동안 곡성읍 기차마을에서 펼쳐지고 있는 심청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곡성문인협회에서 주관하는 곡성군 관내 청소년들을 위한 백일장을 3일 개최하였고, 촌부는 심사위원의 자격으로 참가하였다.

오전 9시부터 12시 30분까지, 장미공원 무대 앞에서 관내 초중고 학생들이 팔월 한가위를 주제로 시와 산문, 운문, 등 글짓기 솜씨를 겨루었는데, 스마트폰을 검색하여 글을 베끼거나, 또는 옆에 있는 친구의 소재를 가져다가 각색하는 등, 몇 몇 아이들의 실망스러운 모습들은 씁쓸함이었다.

특히 백일장에 참가한 초중고 학생들 태반이, 원고지에 글을 쓰는 방법 자체를 모르거나, 한가위와 추석이 같은 것임을 모른다는 사실에, 촌부를 비롯하여 심사를 한 위원들 모두가 놀라며, 한숨과 안타까운 탄식들을 쏟아냈다.

부연하면, 초등학교 저학년들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기에 놀랄 일이 아니지만, 중고생들 대부분이 정확한 원고 작성법을 알지 못하고 한가위와 추석이 같은 것임을 모르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 습득해야할 국가 기본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중학생들이 지은 산문을 심사한 촌부의 심사기준은 아주 간단했다.

닭은 홰를 치며 닭의 소리로 울어야 하고, 개는 꼬리를 흔들며 개의 소리로 짖어야 한다는 아주 간명한 기준을 정해놓고, 중학생들의 산문을 심사했는데, 청소년들의 글짓기를 장려하는 교육적 차원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주도록 권장된 8명을 뽑지 못하고, 상장에 맞추어, 5명만을 겨우 추렸을 뿐이다.

①주제를 파악하지 못한 것, ②글의 전개가 엉망인 것, ③한가위와 추석이 같은 것임을 모르는 것, ④원고지에 글을 쓰는 방법을 모르는 것, ⑤스마트폰을 검색하여 베끼거나 표절한 의혹이 있는 것, 이 다섯 가지에 걸린 것들을 빼고, 철자법이 조금 틀리고, 작문에 다소의 부족함이 있어도, 일상의 생활 속에서 체험한 일들 가운데 하나를 진솔하게 표현한 글, 이른바 중학생다운 언어로 사람의 냄새가 나는 것을 기준으로, 대상 1명, 최우수상 1명, 우수상 1명, 장려상 2명 모두 5명을 가렸다.

동생과 함께 할머니와 살고 있는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여학생이, 추석을 준비하던 할머니가 겨우겨우 운신할 수밖에 없는 병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울며 부르는 노래 “여자의 일생”을 듣고 느낀 안타까운 마음을, 전라도 산골마을에서 흔히 사용하는 일상의 언어로 솔직하게 표현한 옥과 중학교 여학생의 글을 대상으로 정해주고, 동악산 숲으로 돌아왔지만, 내내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비록 보잘 것 없는 향토단체에서, 해마다 시행하는 백일장이지만, 재작년에도 그랬고, 작년에도 그랬고, 글짓기 문화를 조성하고 권장하는 백일장이니만큼, 어린 학생들의 작문실력이야 갈고 닦으면 되는 일이니 논할 대상이 아니지만, 명색이 글짓기 대회인 백일장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글짓기의 기본인 원고지에 글을 쓰는 방법조차 모르고 나온다는 것은 아주 심각한 일이다.

해마다 개최되는 심청축제 백일장을 통해 들여다본 본 교육의 실태는 갈수록 참담하기만 하다.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계이며,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 기초인데, 어쩌다가 우리 아이들의 교육이 이지경이 돼버렸는가!

정녕 바로잡을 방법은 없는가?

매년 백일장을 개최하면서 목도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들이 곡성군 관내 초중고 학교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인데, 이것이 어찌 학생 개인들의 잘못이겠는가?

지난날 교육개혁을 열망하는 전국의 네티즌들이 동악산 청류동에 모여, 교사평가제 실시를 결의하고, 전교조 등 반발하는 교사들의 눈치를 보면서 뭉그적거리고만 있던 교육부에 강력히 촉구하여, 교사평가를 제도화 시키는 등등, 올바른 교육행정과 질 높은 교육환경을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살고 있는 촌부의 관점에서 보면, 입시위주의 암기식 교육풍토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1999년 1월 김대중 정권이 전교조를 합법화시켜준 이후, 전교조 교사들이 배움의 전당인 학교와 학생들을 이념과 정치놀음의 전위대, 전교조라는 노동조합을 위한 투쟁의 도구로 만들면서,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기초교육을 외면하여 버린 것이, 더 큰 문제이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진리와 정의를 가르치는 거룩한 스승의 자리를 버리고, 노동자를 자처하고 나선 전교조가 주도하는 참교육, 학생인권, 시험에서 해방, 등등의 미명으로 교사들이 학생들은 방치시켜버린 것이, 입시위주의 병폐보다 더 큰 문제라는 말이다.

최근의 뉴스를 보면, 교육부는 전국 시ㆍ도 교육청을 통해 학생이 임신ㆍ출산을 했거나, 이성교제를 한다는 이유로 학습권을 침해하는 징계를 내리는 것을 금지하고, 관련 학교규칙을 개정하라고 일선 학교에 지도공문을 내려 보냈다 하는데, 분별력이 떨어지는 어린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이성교제와 임신을 허락한 교육부 관계자들이 학교와 교실이 어떻게 될지, 상상이나 해보았는지 의문이다.

할 수만 있다면,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와 면학분위기를 망치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린 교육부 관계자들의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

물론 아무리 훌륭한 목동일지라도, 소떼를 강가로 몰아갈 수는 있어도, 강제로 물을 먹일 수는 없는 것임을 잘 안다.

그러나 스승의 마음으로, 제자들을 살피고 바른길로 인도해야할 교사들이, 스승의 책무를 버리고 노동자임을 자처하면서, 학교와 어린 학생들을 투쟁해서 이익을 창출시켜야할 노동의 조건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우리 교육계의 재앙이며, 하루속히 바로잡아야할 폐단이다.

더 늦기 전에, 있으나마나한 교사평가를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평가하는 실질적이고 강제력이 있는 제도로 만들어,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한 스승의 본분을 다하도록 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학교와 학생들을 오로지 투쟁해서 쟁취해야할 노동의 현장과 노동조건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념과 정치투쟁의 도구로 만들어버린 전교조를 교단에서 퇴출시키고, 교사들은 스승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보살피며 인도하고, 학생들은 스승을 믿고 면학에 힘쓰는 전교조 없는 참 맑은 학교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3년 10월 4일 동악산에서 박혜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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