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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엊그제 방문한 정원박람회장과 순천만 입장객수가 5만명을 훌쩍 넘었다고 한다.

평일에도 정원박람회장 주차장에 빽빽이 들어찬 관광버스를 보자면 경이로울 따름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황량한 논과 밭인 지역이 지금은 꿈의 정원으로 탈바꿈 돼 몰려든 인파들로 넘실되는 걸 보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스카이 큐브'로 불리는 순천만 PRT를 타기 위해 줄을 지어 있는 행랑객의 모습을 보건대, 누가 감히 이곳을 과거 논밭이라 상상이나 했겠는가?

오늘 밤에는 조례호수공원을 들렀더니, 호수주변 공원에 도시대상 기념탑을 건립된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

2012년 10월 10일 도시대상 대통령상 수상을 기념해 이듬해인 2013년 10월 10일 세운 이 탑의 비문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번이나 도시대상을 수상한 순천시의 기쁨과 자랑을 새겨 넣었다.

이 모든 게 노관규 순천시장 재임기간 동안에 이뤄졌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갑자기 그가 그리워졌다.

순천시민에게 노 전 시장은 애증(愛憎) 그 자체였다.

국회의원과 민주당 소속 시의원,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원박람회를 과감히 밀어붙인 결단력과 추진력

시의회와 잦은 마찰, 업무와 실적 위주 인사평가로 인해 생겨난 독선적 리더십의 이미지.

법과 원칙에 충실한 사무라이 스타일의 업무 일처리

순천시장직 중도사퇴란 멍에 때문에 잇단 국회의원 좌절.

예나 지금이나 시장이나 국회의원 같은 리더는 잘난 사람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였고, 오만하였으며, 혼자서 무슨 일이든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함정이다.

혼자만의 잘남은 자신을 멸망시키는 첩경인 것이다. 나만이 잘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나도록 북돋는 능력이 리더의 능력인 것이다.

권력은 타인들의 지지와 호의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뛰어난 역량은 이런 관계적인 권력을 구성해 낼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순천시장의 권력은 본인 스스로에게서가 아니라 타인들, 혹은 시민들에게서 오는 것이다.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잘 구성해 내는가에 따라 시장의 권력이 강화될 수 있다.

시장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기반인 시민에 의지해야 한다.

홀로 서고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의지해 그들과 같이 살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시장이 자신의 재주만 믿고 관계를 소홀히 할 때, 그는 자신의 권력을 잃게 된다.

개인적 역량이 뛰어난 노관규 전 시장은 권력은 ‘관계적’ 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그는 관계보다는 원칙에 충실했다.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냉철한 이성을 선호했다. 억지주장을 앞세운 시민단체와 타협하지 않았다.좌파사상에 찌든 공무원노조에 대해선 사무실을 폐쇄할 만큼 단호했다.

그의 일련의 행적을 조충훈 현 순천시장과 비교하건대, 노 전 시장은 정치가라기 보다는 원칙에 충실한 사회운동가나 혁명가에 가까운 편이다.

그래서 노관규 전 시장은 그의 권력을 하루아침에 잃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허물에도 불구하고, 筆者는 순천정원박람회장에 몰려든 거대한 인파를 보건대, 노 전 시장의 이 모든 허물을 가리기에 충분하다고 감히 평가한다.

그리고, 아무리 보건대, 그가 이뤄낸 성과는 순천시 역사에 '불멸(不滅)'로 기록될 것이다.

노관규, 그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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