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나의 지위를 플러스로 만들어야 한다. 이건 무슨 이야기일까? 미국과 세계경제 동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와 또 그 속에서 활동하는 나의 경제생활, 지위가 무관하지 않다는 뜻이다. 즉, 대한민국과 나의 경제수준을 이제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경제가 예상대로 개선세를 지속하는 한, 올해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미국 금리가 올라갈 경우 대한민국과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2013년 기준 대한민국의 부채 총액은 국가, 기업, 가계를 합하여 약 5,885조원에 달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은 경기둔화로 인하여 부채규모는 더욱 커져, 가계 대출이 1,069조에 국민 1인당채무가 2천6백만 원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엄마 뱃속의 아이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수 천 만원의 채무를 안고 살아가는 현실이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성장하고 국가의 경제 주체가 되어 활동할 경우 엄청난 부담을 지게 된다는 점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저금리 정책으로 타개하려 하지만,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고, 유럽과 일본의 양적완화로 기업이 가격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게다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사회가 감당해야할 복지비용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시의적절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뚜렷한 해법도 찾기 어려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다.
독일과 그리스의 교훈…파도만 보지 말고 바람의 방향을 보라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은 패전국으로서 전쟁 보상금을 지불하고 일부는 탕감 받았다. 그리고 벤츠, 아우디, BMW등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로 재편, 독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밑바탕을 형성했다. 반면, 제조업이 미약한 경제구조의 그리스는 지금 어떠한가. 허약한 경제구조로 버티다 못해 부가가치세 인상, 연금개혁, 국유재산 민영화 등 핵심 개혁안을 EU채무국에 제출하는 굴욕적인 사태에까지 이르렀고, 자국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리스 최대 채권국인 독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그리스 3차구제 금융에 반대하고 있다. 과거 패전국으로서 채무를 탕감 받은 바 있던 독일 국민들이 어떤 면에서는 그리스 구제금융에 관대해야 하는데, 반대 여론이 월등하다. 그만큼 경제와 돈의 문제에 있어서는 냉혹한 것이 세계의 민심이고 인간의 본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구제금융도 서러운데, 채권국들에 코가 꿰어 비참한 채무국으로 전락해버린 그리스 상황을 우리는 바다건너 먼 나라의 일이라고 안이하게 바라만 봐서는 안 된다. 파도만 보지 말고 바람을 봐야 한다. 현상이나 표피만 봐선 안 되고 독일과 그리스의 사례를 꼼꼼히 분석해 우리나라도 대비를 해야한다는 의미이다. 세계의 유례없는 급성장을 이뤄낸 자랑스러운 국가이지만, 독일처럼 우리도 탄탄한 경제의 발판 위에 서 있는지 곱씹어 보고,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세계경제의 방관자가 되어선 곤란하다.
정치권 ‘정쟁’ 멈추고 국민전체를 업그레이드시킬 구체적 방안 제시하라
우리나라 국채비율은 17%, 일본은 5%로 미국 금리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미국입장에서도 금리인상에 대하여 미국 국민들의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쉬운 입장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미국 금리가 인상된다면, 한국 내 외국 자본이 유출되어 IMF 때보다도 더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게 되고 장기불황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리스가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당장 눈앞의 빵을 선택했던 결과가 어떠한지를 우리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모두가 고통스럽더라도,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실수를 되풀이 해선 곤란하다. 당장의 눈앞의 현실이 아닌 미래를 대비하고, 더 큰 화를 막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지난 여름, 메르스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난 이후로도 국정원 해킹문제부터 시작해 국정감사 대정부질문 국정교과서까지, 이념정쟁에 몰입한 정치권 탓에 노동개혁과 청년실업 가계 빚 등 경제현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과제들이 어느새 뒤로 밀리고 자취를 감춘 듯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국회의원들은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데 골몰해선 안 된다. 정치권의 공천 전쟁, 친일파 타도와 같은 구호만 난무하는 그 속에서 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긴 어려운 일이다. 여야 정치권은 정쟁을 멈추고 우리 국민 모두가 다 같이 함께할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세계경제는 경고등을 켜놓은 상태인데 우리는 시급한 노동개혁, 청년실업 등과 같은 현안에 대해 개혁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은 정쟁을 멈추고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에서 국민전체를 ‘플러스’ 지위로 올려놓을 구체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미디어그룹 '내일' 이사 양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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