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인상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6일(현지시각) 금리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0.25%∼0.50%로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앞으로도 2~3년 안에 금리를 3%로 전후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먼 나라 미국 금리라고 뒷짐 지고 구경만 하고 있다가는 우리 국민이 그 직격탄을 맞을 위험이 높다. 얼마 전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가계대출, 기업대출이 위험수준이라고 경고했는데, 1997년 외환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시절 구조조정과 실업으로 고통을 받았던 그 시절 악몽이 다시 떠오를 판이다. 그때도 노조는 머리띠를 두르고 정치권은 금융개혁법, 노동관계법과 같은 법안 통과도 못시키고 있다가 IMF를 맞았다.
경기침체로 우유가 남아돌고, 기업은 공장에 팔지 못한 물건이 잔뜩 쌓여 있고 임금을 대체 상품인 물건으로 주는 사례도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기가 막힌 현실이다. 또 요 며칠 재계 10위 두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입사 1~2년차에 불과한 20대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시켰다가 국민들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곳곳에 적신호가 켜졌는데 나라 전체가 반목만
그런데 이런 현상이 두산만이 아니라고 하니 한숨만 나온다. 일부 대기업들도 희망퇴직 대상자에 20대까지 포함시켰고, 삼성그룹에서도 30대 대리, 과장들도 희망퇴직자가 적지 않았다 한다. 불황이 심하다는 건설부분, 조선업계도 구조조정 하려 한다니 이렇게 퇴직자들이 대거 나올 판이라니 필자 같은 평범한 주부의 눈에도 큰 위기가 몰려오는 것이 보이는데 정치권은 대통령과 국회, 여야가 반목만 하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참으로 답답하다. 멀리에서 한반도를 덮을 만큼 큰 파고가 몰려오는데 정치권에서는 이런 것은 아랑곳 않고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아서 내년 선거가 어쩌니 저쩌니 하고 있다. 또 한쪽에서는 혁신이니 수구니 서로 손가락질 하면서 탈당하고 줄줄이 따라 다니고, 한쪽은 남의 집 불구경만 하는 것 같다. 자칭 진보라는 민주노총과 언론노조는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이라고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고, 국회에서는 관련법의 제정은 오리무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공급 과잉으로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업종을 사전에 구고조정 하지 않으면 업종 전체적으로 큰 위기에 빠지게 되고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기업활력제고법의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언론은 대통령이 말만 앞세운다고 비판하지만, 국회 역시 말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떠들고 있지 않은지...
구조조정 타이밍 놓치면 말짱 도루묵
박 대통령은 우리 주력 산업을 대표하는 13개 업종에 대해 관련단체와 대기업·중견·중소기업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로 기업활력제고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 대기업에 혜택을 준다고 하는데 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방지장치까지 마련한 만큼 하루속히 통과시켜 선제적인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한 바늘로 꿰매야 할 것을 나중에 10바늘 이상으로 꿰매서는 안 된다고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고 하는 데 한마디로 유비무환이 아닌가? 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고 반목하다가 구조조정 시기를 놓쳐 IMF를 맞게 된 경험을 갖고도 다시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이 오죽 답답하면 계속해서 연일 국회와 정치권을 비판하시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통령께서 경제위기가 심각하니만큼 직접 여야를 두루두루 만나 설득하고 대화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준다면 정치권도 정신을 바짝 차릴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대통령과 정부는 물론이고 정치권, 노동계도 대한민국이란 큰 배가 가라앉으면 모두 죽는다는 생각으로 합심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되겠다.
선순환 경제구조 만들 구조조정 타이밍 놓쳐선 절대 안 돼
우리나라도 방문 한 적이 있는 인도의 모디 총리가 일본과 고속철도를 건설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봤다. 총연장 505 킬로미터, 120억 달러에, 80% 이상을 일본이 지원하고 연 0.1 - 0.5%에 50년 상환 조건이라고 한다. 커다란 국책사업이 진행되면 일본의 자금이지만 일자리를 갖게 되는 건 인도사람들 아닌가? 한번 가슴에 손을 얻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한다.
침체 늪에 빠진 우리 경제가 선순환의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면 외국과 세계의 기업이 투자를 하고 다시 경제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1997년 때처럼 IMF라는 불길한 전조가 울리고 정치권과 경제가 다투고 반목하고 있는 현상이 위험한 시기가 오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10바늘로 꿰매지 않고 한 바늘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을 놓치지 말자!
미디어그룹 '내일' 이사 양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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