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월급쟁이 비슷하게 4년 내내 별로 존재감이 없던 의원들이 여당 내에 제법 있다”며 “이 사람들을 집중 심사할 것”이라고 11일 밝히면서 개혁공천이 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날 4·13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향식 공천’에 앞서 ‘저(低)성과자’ 분류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이한구 위원장의 이 같은 기준 제시는 이른바 ‘웰빙 의원’들을 솎아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돼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중 심사 대상, 즉 컷오프 기준에 대해 윤곽을 설명했다.
그는 “양반집 도련님처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적극 나서서 문제를 풀려 하기보다 월급쟁이 비슷하게 하다가 (국회의원 임기) 4년 내내 별로 존재감이 없던 사람들이 제법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과 대립할 때도 있는데, 뒤에 앉아 전혀 다른 일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야당 편인지 우리 편인지 모를 사람도 많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공천과 관련한 계파 논란을 의식한 듯 “저는 당원당규에서 정한 기준 내에서 일을 해야 된다”며 “제가 그냥 아무나 붙들고 잘라라 마라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며 여기에는 비박도 친박도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 논란과 관련해선 “최소한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자신이 알기로는 저성과자는 아니다”며“일단 교체 대상에는 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11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지역구 후보자 공천 선청을 받는다. 당은 경선 참여를 원하는 예비후보들에게 모두 개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연일 '무능한' 현역의원 물갈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현역 의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옛날처럼 퍼센트 정해놓고 하는 컷오프는 없다”면서 “절대평가를 통해 새 시대를 맞이하는 20대 국회에 필요 없는 사람은 탈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한명 시사미디어비평가(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는 “이한구 위원장의 심사 기준에 절대 공감한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이념도 없고 신념, 철학도 없이 오직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웰빙 의원들의 안락한 안식처가 돼 왔다”며 “19대 국회는 그 중에서도 최악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20대 국회에서 다시 되풀이돼선 안 될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박 비평가는 “특히 미디어와 방송언론 분야에서 야당이 신념과 투쟁력을 갖춘 의원들을 앞세워 밀어붙이는데 새누리당엔 누구 한 명 나서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 야당 논리에 휘둘려 맞장구나 치고 있다”며 “이한구 위원장은 20대 국회에 절대 열세인 방송언론분야에서 야당의 언론 장악 투쟁에 맞설만한 실력과 철학을 갖춘 인물들을 여럿 영입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내일 김은정 기자 gracekim1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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