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를 찾아 북한의 핵 실험, 미사일 발사 관련 국회 연설을 했지만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은 냉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정의화 국회의장의 대통령 연설 전 모두 발언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인 반면, 더민주는 확연히 달랐다.
더민주의 전체 좌석(109석) 가운데 20여석 이상이 비어있었고, 의원 대다수는 무료한 듯 앉아 있거나 아예 다른 업무를 처리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연설을 준비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는 등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고 시종일관 연설에 집중했다. 몇몇 의원들은 대통령 연설 도중 개별적으로 박수를 보냈다. 데일리안 측은 이날 연설에서 총 19번의 박수가 나왔다고 전했다.
반면 정청래 더민주 의원은 옆자리에 앉은 김민식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연설에 집중하지 못하는 듯 보였으며, 박 대통령 등장 시 더민주에서 가장 늦게 기립한 이목희 정책위의장 또한 연설 중반부터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 기사를 보거나 메신저를 확인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결국 연설 끝자락에 회전의자를 뒤로 돌려 변재일, 우윤근 의원과 이야기하기도 했다.
시종일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 의원도 포착됐다. 최민희 더민주 의원은 여러 장의 프린트 자료와 연습장을 가져와 연설 시작부터 종료 시점까지 개인적인 업무에 집중했다.
박영선 더민주 의원은 박 대통령 연설 종료 6분 전에 조용히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두 손을 모은 채 박 대통령의 연설을 듣던 문 전 대표는 연설이 종료되자 앉은 채로 조용히 3번 박수를 치고 본회의장을 나왔으며 '오늘 (박 대통령)의 연설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평을 하지 않겠나. 저는 (대답을) 사양하겠다"라고 말했다고 데일리안은 전했다.
한편, MBC 관련 녹취록 폭로를 주도하고 있는 더민주 최민희 의원은 폭로 이튿날 (지난 달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MBC와 일부 언론이 자신의 선거법 위반 논란 내용을 보도한 사실을 들며, ‘보복성’이라는 주장을 펼쳐 이목을 끌었다.
최 의원은 ‘녹취록’ 폭로 당일(1월 25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자신의 선거법위반 논란이 ‘27초간’ 다뤄졌다고 강조한 뒤, 자신의 선거법위반 논란을 보도한 매체들의 이름과 보도 시간을 조목조목 따져 공개했다.
그러면서, “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보도한 매체들은 공통된 행태를 보인다. MBC 치부 녹취록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최민희를 기준으로 공격적 언론을 ‘낙인’찍은 셈으로, 그러나 ‘녹취록’과 ‘선거법 위반 논란’에 대한 기사 밸류와 가치는 언론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4.13 총선을 2개월 남짓 앞두고 ‘선거법 위반’ 의혹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녹취록’ 건을 다루지 않았다며 매체명을 공개하는 최 의원의 행태 역시, ‘국민’ 보다는 ‘국회의원’의 입장에서 매체 보도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
미디어내일 김은정 기자 topnews7070@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