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87%를 점유, 사실상 포털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네이버가 대놓고 연관검색어를 조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현재 네이버에서 ‘손석희의 저주’를 검색하면 6글자 모두를 입력하는 순간까지도 연관검색어가 뜨지 않는다. 연관검색어란 다수의 사람들이 검색한 단어를 검색어 하단에 띄워주는 서비스다. 찾고자 하는 단어를 모두 입력하지 않아도 손쉽게 검색을 완료할 수 있고, 정확한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 경우에도 유용한 기능이다.
반면, 같은 시각 다음, 네이트, 줌닷컴 등에서는 ‘손석희’ 까지만 검색해도 자동으로 ‘손석희의 저주’가 연관검색어로 추천됐다.
손석희의 저주는 지난달 29일 출간 즉시 교보문고 정치사회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책이다. 출간 일주일째인 6일 현재는 입고된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도서에서 모두 정치사회 1위를 석권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국내도서 종합순위에서도 5위까지 치고 올랐다.
이러한 화제성을 감안하면 ‘손석희의 저주’가 연관검색어로 우선 추천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네이버에서는 아무런 연관검색어가 추천되지 않는 것을 물론, 검색을 완전히 실행하고 난 뒤에 제공되는 연관검색어에도 ‘저주’ 두 글자가 들어간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인위적인 조작이나 배제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는 현상이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네이버의 여론조작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해당 단체에 불리한 기사를 재배열한 것으로 실제 밝혀지기도 했다. 네이버의 금모 이사는 지난해 10월 축구연맹 관계자로부터 ‘연맹을 비판하는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해달라’는 요지의 문자 청탁을 받고 이를 실제로 들어줬다. 언론보도를 통해 의혹이 불거지고 마침내 사실로 드러나자, 네이버는 대표가 직접 나서 잘못을 인정하과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