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변호사가 최서원(최순실) 항소심에서 태블릿PC 관련 공방기일을 TV생중계하자고 파격 제안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판결문 중 태블릿PC 관련 논리와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반론 의견서를 냈다.
이 변호사는 의견서에서 국과수의 과학적 보고서를 외면하고,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는 김한수의 증언만을 근거로 태블릿은 최순실의 것이라고 판단한 법원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김세윤 재판부는 태블릿PC의 검증·감정을 채택하고 국과수의 철저하고 방대한 포렌식분석자료(약 2만 5천쪽)와 감정보고서를 제출받았고 증거로 채택했다”고 지적하면서 “재판부가 과학적으로 분석 검토된, 스스로 채택한 감정보고서 결과를 도외시하고 그와 달리 태블릿이 최서원이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한 데 대해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국과수는 보고서 35쪽, 156쪽에는 “2016. 10. 18.자 이후 태블릿PC의 전체에 대해 무결성이 유지되지 않음”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순실이 “태블릿PC는 네가 만들어 주었다며?”라고 했다는 김한수의 발언만을 근거로 채택, ‘경험칙상’으로 보아 최순실이 태블릿을 사용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이 발언은 그야말로 최서원이 김한수에게 ‘태블릿을 그가 만들었는지(개통), 누구에게 주었는지’를 질문한데 지나지 않는다”며 “여기에는 이 사건의 태블릿인지 아닌지도 구분되어 있지 않다. 삼성 태블릿인지, 애플 태블릿인지도 구분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김한수가 ‘2012. 가을경 최서원이 이건 태블릿과 같은 흰색 태블릿을 가방에 넣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이건 태블릿인지 아닌지 특정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그런데도 경험칙상 최서원 사용자라고 해석한다면 재판부의 경험칙과 우리사회 일반에 통용되는 경험칙이 다르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결론부에서 이 변호사는 최순실 항소심의 TV생중계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재판 TV 생중계는 검찰과 피고인 측이 핵심 쟁점을 두고 논쟁하는 기일에 시행하는 것이 국민의 진정한 알권리를 충족케 하는 방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항소심에서 태블릿 관련 공방기일, 증인신문기일의 공판진행에 대해 생중계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서원 항소심에는 태블릿PC 관련해서 손석희, 심수미, 김필준, 김한수 등은 물론 국과수 보고서 담당자, 변희재 본지 대표고문까지 증인으로 신청돼 있다. 첫 공판은 1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