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자유통일강대국코리아 (역사/외교)


배너

[서평] 캐나다는 왜 중국에 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는가 (글로브앤메일)

무고한 캐나다 시민을 억류했던 화웨이 사건, 이제 캐나다는 호주를 좇아 중국과의 관계를 재검토해야한다


※ 본 서평은 캐나다 유력지 ‘글로브앤메일(Globe and Mail)’에 2019년 1월 25일자로 게재된 마이클 바이어스 (Michael Byers)의 기고문 원제 ‘조너선 맨소프의 신작 ‘판다의 발톱’이 말하는, 캐나다는 왜 중국에 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는가(Why Canada should take a stronger approach to China, according to Jonathan Manthorpe’s new book Claws of the Panda)’를 ‘글로브앤메일’ 측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는 것입니다. (번역 : 요시다 켄지)





중공은 지난달 밴쿠버에서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경영자에 대한 대응 방식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베테랑 기자인 조너선 맨소프(Jonathan Manthorpe)는 그의 괄목할 만한 신작 ‘판다의 발톱, 캐나다에 침투한 중국 공산당(Claws of the Panda : Beijing's Campaign of Influence and Intimidation in Canada)’에서, 중국 공산당이 캐나다의 경제적, 정치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캐나다 조야에 수십 년 간 은밀하게 침투해왔음을 폭로하고 있다.

그간에 중공은 껄끄러운 초강대국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성공해왔다. 그래서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엔 중공은 캐나다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중공이 캐나다의 무고한 시민인 마이클 스패버(Michael Spavor)와 마이클 코브릭(Michael Kovrig)에 대한 자의적 구금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마약 사범인 로버트 셀렌버그(Robert Schellenberg)에 대한 사형 재선고 사태도 터졌다. 이제 캐나다는 중공과의 협력이 갖는 위험성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조너선 맨소프는 이 책에서 소위 ‘선교사의 아이들(Mish Kids)’이라고 불리는 이들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선교사의 아이들’이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중국에 파송된 캐나다 선교사의 자녀들로서,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온 뒤에 신설된 외무부(Department of External Affairs) 등에서 고위직에 오른 인물들이다. ‘선교사의 아이들’은 중공을 캐나다에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로 간주하였고, 아직 취약한데다가 이런저런 분쟁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 정도로 여기면서 중공에 상당한 연민을 보였다.
      
하지만 ‘선교사의 아이들’이 가졌던 이러한 순진한 생각으로 인해 캐나다는 중공 체제의 손쉬운 표적이 되었다. 캐나다가 외교 승인국을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에서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으로 바꾸기 훨씬 이전인 20세기 중반부터 중공은 캐나다를 대상으로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인맥의 거미줄을 치기 시작했다.
 
물론 사업적, 정치적, 인간적 인맥을 쌓는 일은 대게 합법적인 일이이다. 문제는, 중공의 그런 인맥 만들기가 그들의 산하기관, 정보원 및 첩보요원, 그리고 해외의 화교계 친선협회를 장악하고 있는 ’통일전선(統一戰線, United Front)‘과 같은 준 국가 단체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데 있다. 수십 년에 걸쳐 행해진 이러한 공작을 폭로한 조너선 맨소프의 저서를 읽다보면 그 실상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최근 중공은 대외투자를 활용하여 타국의 자원과 기술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간첩 공작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예컨대 중공의 국유 및 사기업들은 석류・가스 기업, 특급 호텔 및 복합단지, 군사 기술 업체를 매수하여서 그들의 세력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조너선 맨소프는 이러한 침투 문제에 관해서는 다소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으나, 캐나다의 전 외교관 출신인 찰스 버튼(Charles Burton)과 데이비드 멀로니(David Mulroney)는 이 문제에 대해 더 포괄적이고 주도면밀하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 문제는, 중공이 친중 지향 정치인, 경제인 그리고 학자들을 전략적으로 양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너선 맨소프가 경멸적으로 지적하듯, 캐나다는 지금껏 “쓸모있는 바보들(Useful Idiots)”을 중공에 꾸준히 제공해왔다. 정당과 정부 지도자, 정치 지망생들, 순진하고 오만한 학자들, 탐욕스럽고 귀가 얇은 비즈니스맨들, 심지어 편협하고 미숙한 언론인들까지 중공이 노리는 목표물이 되어왔다.”

특히 중국 공산당이 중국 출신의 학생과 이민자를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노력은 음흉하기가 짝이 없는데, 이는 많은 경우에 캐나다 법률에 위배되는 일이다. 조너선 맨소프가 조심스럽게 지적하듯, 중공의 경찰과 법원은 캐나다에 사는 중국인들이 중공 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는데, 중공에서의 법치 부재는 이런 상황을 더욱 힘겹게 만들고 있다.

캐나다가 중공에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은 거대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관련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임업 노동자에서부터 앨버타의 오일샌드 노동자, 뉴브런즈윅의 바닷가재 어부까지, 캐나다인들은 점차 그들의 생계를 중공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자유민주주의를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멍완저우가 밴쿠버로 왔을 때 캐나다 정부로서는 그녀에 대한 본국 송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때까지 일단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적법절차 등 핵심적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법제도와 정치의 분리’는, 판사에게 특정한 판결을 강요하는 것이 익숙한 정권으로선 지극히 낯선 일일 것이다.

아울러, 중공 정권으로서는 정치(politics)와 방첩(counterintelligence)의 분리도 생소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2010년 캐나다 안보정보청(CSIS)의 리처드 패든(Richard Fadden) 청장은 공개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지역 정치인 중 몇 명과 최소 두 개 주의 일부 각료들이 적어도 외국 정부의 전반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공공 안전 및 국가 안보에 관한 하원 상임 위원회는 이 성명에 격분하여 리처드 패든 청장의 해임을 촉구하였으나, 그래도 그는 결국 해임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중공 정권은 시민의 의지가 규범적이고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천안문 광장에서 (무자비한 학살로) 피맛를 본 이들은 민주주의를 장점이 아닌 약점으로 여긴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중공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갖고 집권했다. 그는 정권 초기에 중국인민해방군에 두 개의 첨단기술 기업 판매를 허용하였고, 사실상 중공에 최첨단 군용 통신을 제공하게 되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마침내 중공에 대한 기업 매수를 막게 됐던 것은 건설 회사인 에이컨(Aecon)건인데, 이것도 안보상의 결정으로 이뤄진게 아니라 캐나다의 여타 건설 회사들이 거액의 보조금을 받는 외자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이뤄졌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특히 중공과의 범죄인 인도 협정과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일에 관심을 보였다. 전자(前者)와 관련된 협상은 2016년에 시작되었다. 다만, 후자(後者)와 관련한 협상은 2017년 총리의 베이징 방문 시 발표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협상에 노동권, 여성 인권 및 환경 보호 등의 내용을 포함시켜 다시금 중공에 대한 순진함을 노출시키며 결렬되었다.
 
무엇보다도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미국의 행보와는 달리 화웨이의 5G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금지하는 일에 반대를 했다. 캐나다 당국은 미국 정보기관조차 하지 못했던 화웨이 기기의 뒷거래를 잡아낼 수 있다고 집요하게 주장해왔다.



이러던 캐나다가 결국 마이클 코브릭과 마이클 스패버가 억류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중공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게 된 것이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제 새로운 정책을 두루 살펴야 할 것이며, 조너선 맨소프와 찰스 버튼이 알려주고 있듯이 호주의 뒤를 좇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실은, 호주 또한 캐나다와 유사하게 호주를 중공의 궤도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허용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2년 전, 호주는 외세를 대신해 정부의 절차나 민주적 권리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목적으로 공작에 관여하는 것을 범법행위로 규정하는 이른바 ‘외국인 개입 금지법(Foreign Interference Law)’을 통해서 중공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호주는 더불어 핵심 인프라 센터(Critical Infrastructure Centre)를 구축하고, 해외 투자에 관해서 국가 안보 위험을 평가함과 동시에 국방 관련 수출 규제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했다. 

이처럼 캐나다도 신속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우선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기업에 제안되고 있는 중공으로 매각 계획 전부를 국가 안보 심의에서 다뤄야 한다. 아울러 카지노, 부동산, 고급 승용차를 통한 돈세탁 문제도 엄중히 단속해야 한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고용 및 세수 면에서의 단기적인 이득에 현혹되어 이 나라로 유입되는 수십 억 달러 중공 자본의 근원과 장기적인 영향을 의도적으로 간과해왔다. 

마지막으로, 정보기관들이 중공의 캐나다 정부에 대한 침투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고자 한다면 캐나다의 지자체부터 연방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독려와 대중의 지지가 필요로 할 것이다. 이러한 수사는 결국 고위직에 잠입한 요원이나 조력자들까지 까밝힐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적극적인 지지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단, 이와 동시에, 캐나다와 중공의 대화와 협력은 지속될 수도 있으며 그래야만 마땅하다. 캐나다는 외부와의 교류를 통해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의 교류를 통해 더욱 강해지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조너선 맨소프의 설득력 있는 주장처럼, “우리는 새롭게 떠오른 이 중화제국을 상대할 때 앞으로는 환상에서 벗어나, 좀 더 용기 있고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