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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원칼럼] [특검의 거짓말②] 장시호의 ‘태블릿 자진제출’이라는 거짓말

윤석열·한동훈 특검, 최서원의 또다른 태블릿 존재 가능성 알고서 장시호 압박해 정체불명 태블릿을 ‘제2의 최순실 태블릿’으로 둔갑시켜

[ 황의원 · 미디어워치 편집국장 ]

과거 윤석열·한동훈 특검은 장시호가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을 특검에 제출하기 전부터 어떤 증거가 자신들에게 제출되어야 하는지, 또 그것이 어떤 장소에서 장 씨에 의해 입수된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대를 사전에 장 씨 본인에게 묵시적으로 다 전달했다. 이에 장시호가 특검에 제출한 태블릿 증거는 그 출처 등이 특검의 기대에 맞춘 내용일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이 증거의 진실성은 믿을 수가 없다. 한마디로, 장시호 제출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은 특검의, 특검에 의한, 특검을 위한 증거에 불과하다. 이것이 바로 태블릿 조작수사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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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초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윤석열·한동훈 특검이 공개한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은 특히 이 증거의 제출자가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의 친인척이자 최측근 장시호라는 점에서 크나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특검이 장시호 제출 ‘제2의 최순실 태블릿’과 관련하여 무척 강조했던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특검은 당시 구속돼 있던 장시호에게 태블릿 증거 제출 문제로 그 어떤 압박이나 회유, 요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시호가 순전히 ‘자발적으로’ 태블릿을 제출했고 최서원의 소유 및 사용을 순순히 자백하고 나왔다는 것이다. 

장시호의 ‘자발적’ 태블릿 증거 제출, 과연 사실인가 

이규철 특검보는 2017년 1월 10일 특검 브리핑에서 특검은 태블릿을 장시호로부터 ‘임의제출’을 받았다는 사실, 특검은 장시호에게 태블릿 제출을 요청한 바가 전혀 없고 장시호가 자신의 변호인과 상의해서 제출했을 뿐이라는 사실, 특검의 증거 입수 절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단언했다.

장시호의 ‘자발성’은 당시 특검 보고서나 특검 피의자 신문조서에서도 강조된다. 2017년 1월 10일 특검 수사보고서는 “(장시호가) 특별검사의 요구가 없었음에도 태블릿PC를 자진해서 제출했다”고 서술했다. 태블릿 제출과 관련 2017년 1월 5일 장시호의 첫 피의자 신문조서에도 특검 검사(박주성)가 “저희 특검 수사팀에서, 위 태블릿PC가 있는 것을 미리 알고, 달라고 한 것은 아니었지요”라고 묻자, 장시호는 “예, 제가 이거 제출하는 것이 마음 편하겠다고 생각해서 변호사하고 상의해서 낸 것이고, 이거 내기 전에 검사님한테 얘기하지도 않았습니다”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특검은 장시호의 태블릿 증거 제출과 관련 왜 이런 얼핏 속보이는 요란한 얘기를 떠들었던 것일까. 특검으로서는 장시호 제출 태블릿 증거의 순수성을 포장하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통상 장시호와 같은 처지의 피의자가 제출하는 증거에 대해선 주변에서 그 진실됨을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거란 일단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상황에서 제출되는 것이어야 진실성을 쉬 믿을 수가 있다. 생각해보자. 수사기관은 피의자와 비교해 압도적 ‘갑’의 입장이다. ‘을’, 특히 구속된 피의자가 ‘갑’으로부터 강압 또는 회유로 어떤 증거 제출을 요구받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피의자는 적어도 묵시적 사법거래 등을 기대하면서 증거의 출처, 내용, 의미 등에 대해 과장, 왜곡을 할 동기를 갖게 된다. 수사기관으로부터 혹시라도 자기 형량 등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포인트를 얻어내려는 인간의 본능이 작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피의자에게 굳이 제출을 요구해서 받은 증거, 곧 자발성과 임의성이 없는 증거는 당연히 그 신빙성 문제 때문에 엄격한 객관적 검증이 반드시 뒤따라야만 하는 것이다.



특검이 직전해 2016년 11월 18일에 이미 체포돼 있던 장시호의 태블릿 증거 제출의 자발성, 임의성과 관련 저런 주장을 했고 또 저런 기록을 여럿 남긴 것은, 자신들은 장시호에게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하지 않았음을 애써 어필을 해보려 했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사는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당시 윤석열·한동훈 특검은 2016년 12월부터 JTBC 방송사의 ‘제1의 최순실 태블릿’에 대한 가짜 의혹 여론 때문에 수사 동력이 떨어지고 자칫 해체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태블릿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도우미가 절실한 데, 그 가능성이 엿보이는 최서원의 한 측근에 대해서 특검이 자신들의 힘을 발휘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한게 아닐까.

만약 특검이 사전에 최서원의 또다른 태블릿의 존재 자체를 생각해보지 못했다면, 또 장시호가 그것을 갖고 있을 줄은 장 씨의 태블릿 제출 이전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다면, 특검이 말하는 장시호의 자발성, 임의성 주장에 일리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은 특검이 사전에 최서원의 또다른 태블릿의 존재 가능성을 알았고, 또 장시호가 그걸 갖고 있을 가능성까지 알았다면 얘기가 전혀 달라진다. 이 경우엔 아무리 특검이 태블릿 증거 제출을 장시호에게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태블릿 증거에 대한 특검의 기대는 장시호에게 어떤 식으로든 전달될 수밖에 없으며, 나중에 장시호가 제출하는 태블릿 증거는 그런 특검의 기대에 맞춰 이미 오염되고 각색되는게 불가피하다. 앞서 얘기한 구속 피의자가 갖는 취약성 때문이다.

특검이 아쉽고, 장시호도 아쉽고, 서로 아쉬울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그것이 바로 ‘범죄성 플리바게닝’이다. 




또다른 태블릿의 존재 가능성을 이미 2016년 12월부터 알고 있었던 특검

장시호의 변호인 이지훈 변호사는 2017년 1월 10일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장시호가 최서원의 새로운 태블릿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을 때 특검팀 관계자와 여타 변호인 등이 매우 놀랐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2017년 1월 19일 CBS 라디오 공개 인터뷰에선 “특검에서도 장시호 씨가 먼저 태블릿PC가 있었다고 얘기하니까. 진짜냐, 확실하냐. 그게 지금 어디있냐 이렇게 얘기해 이게 세상에 알려진거죠”라고 말한 바 있다. 특검은 최서원의 새로운 태블릿의 존재와 그게 있었을만한 장소에 대해서 장시호가 먼저 말하기 전까지는 몰랐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이 변호사의 주장은 완전한 거짓말이다.

윤석열·한동훈 특검은 2016년 12월부터 이미 최서원의 또다른 태블릿의 존재 가능성을 알았다. 그리고 특검은 심지어 그 소재지를 청담동 브라운스톤레전드(서울 강남구 고급 아파트)로 특정하기까지 했다.

이는 당시 여러 언론보도들로 분명하게 확인된다. TV조선의 경우는 일찌감치 2016년 12월 22일에 ‘[단독] 최씨 마사지사·가정부 소환 조사…"손에서 태블릿PC 떼질 않았다"’를 통해 특검이 최서원이 태블릿을 쓴다는 주변인 진술을 확보했다고 단독보도를 내보냈다. 당연히 특검발이다.

이후 12월 31일까지의 TV조선과 채널A와 동아일보의 여러 후속 단독 기사들을 보면 특검발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진다. 2016년 12월 22일에 특검이 최서원의 파출부를 소환해 조사했으며, 특검은 이 파출부로부터 “최 씨의 마지막 거주지인 서울 강남구 고급 아파트”에서 “최 씨가 항상 안방 책상 위에 태블릿을 올려두고 썼다”는 진술, 그리고 “태블릿PC는 늘 충전기에 꽂은 상태”라는 진술까지 확보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2016년 12월 23일에 최 씨 거주지 청담동 브라운스톤레전드의 CCTV를 확보한다. 그리고 2016년 12월 29일에는 이 CCTV 내용과 관련 수사보고서를 생산한다(‘최순실 최종주거에 대한 CCTV 영상분석 보고’). 이 CCTV 수사보고서 내용은 앞서 기획칼럼기사 1탄에서 소개한대로다. 장시호가 JTBC 방송사의 ‘제1의 최순실 태블릿’ 특종보도 이후인 2016년 10월 25일에 지인 두 사람과 함께 해당 장소를 어슬렁거렸다는 것, 그리고 거기서 무슨 물건들을 반출하는 장면이 찍혔다는 것이다.

즉, 특검은 최서원의 주거지 브라운스톤레전드에서 최 씨의 새로운 태블릿의 존재 가능성에 추가로, 장시호가 거기서 최 씨의 새로운 태블릿을 반출했을 가능성까지 모두 확인했던 것이다. 이미 2016년 12월에 말이다.

특검은 2017년 1월 4일에 장시호에게 저 브라운스톤레전드 CCTV의 존재를 알려주면서 혹시 통신기기같은 것을 반출한 적 없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장시호는 처음에 모른다고 잡아뗐다고 한다. 하지만 갑자기 심경에 변화를 느끼고 그날 오후인지 다음날인지 이지훈 변호사와 상의해 태블릿을 제출하기로 했다는 것이 장시호 본인이 진술하고 특검이 정리한 태블릿 제출경위이다.




하지만 특검이 과연 장시호에게 정중하게 저 태블릿 문제로 질의를 했을는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브라운스톤레전드 CCTV 수사보고서에서는 분명 증거인멸(은닉) 정황이라고 쓰여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검은 장시호에게 전혀 아무런 추궁을 하지 않고서 장시호가 태블릿을 자진제출해줄 때까지 CCTV 수사 내용만 슬쩍 알려주고 그냥 태연하게 기다렸다는 것이다. 이게 과연 보통 사람들이 쉽게 믿을 수 있는 이야기인가.

여기서 윤석열·한동훈 특검은 장시호에게 명시적으로 태블릿 입수경위 관련 어떤 진술을 하라고 사주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주목하라. 특검 검사들이 장시호에게 최서원 등을 대상으로 모해위증을 하도록 직접적인 사주를 한 것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향후 특검 검사들과 장시호에 대한 강제수사로만 최종 증명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이것만은 확인된다. 특검은 어떻든 묵시적으로 앞서 특검발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최서원의 새로운 태블릿의 존재를 짚어줬다. 추가로 특검은 묵시적으로 장시호에게 직접 최서원 자택 브라운스톤레전드 CCTV 수사 내용을 알려주며 거기서 뭘 반출했냐고도 물으면서 장소까지 짚어줬다. 장시호도 웬만큼 세속의 때가 묻은 사람인 만큼, 이 경우 자신에 대한 특검의 묵시적 기대가 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부응하기가 어렵지 않다.

당시 장시호 쪽에서 용케 특검 몰래 보관하고 있었던, 자신이 최서원의 각종 업무를 보조하는데 사용했던 태블릿, 그래서 최서원이 쓴 건 아니더라도 내용상으로는 최서원과 관련성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는 태블릿이 한 대 있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장시호로선 설사 이 태블릿의 출처가 최서원의 자택이 아니었다고 해도 특검의 묵시적 기대에 맞춘 그 장소가 맞다고 거짓말을 불사할만 하지 않을까. 구속 피의자 장시호에겐 분명 그럴 동기가 있었다.


장시호 태블릿 입수경위 진술 검증을 위한 뒷받침 조사가 왜 없나

특검이 강조한 ‘제2의 최순실 태블릿’ 제출과 관련 장시호의 자발성, 임의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특검이 최서원의 새로운 태블릿의 존재 가능성 등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 모르겠지만, 특검은 분명 2016년 12월부터 그것을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 생각을 내외로 어떤 식으로든 드러냈으며 이는 장시호에게 부득불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영향만큼 장시호가 제출한 최서원의 새로운 태블릿은 그 출처, 내용의 진실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된다.

특검이 자신들이 기대하는 증거 문제로 장시호에게 주게 되는 영향을 완벽히 차단할 방법은 없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하다못해 장시호의 관련 진술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라도 뒤따랐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특검 검사들은 장시호의 태블릿 입수경위 관련 진술에 대해서 털끝만치의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실제로 장시호의 관련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오랜 수사경력의 촉에서 나와야 할 검사의 추궁이라는게 전혀 없다.

가령, 장시호는 최서원의 또다른 태블릿을 자기가 챙겨서 보관하고 있었다는 인식을 특검에서 밝히면서, 이런 인식이 2017년 1월 4일에 특검수사관으로부터 청담동 브라운스톤레전드 CCTV 문제로 조사를 받은 이후에야 처음 생겼다는 식으로 말을 한다. 




이상하다. 장시호는 JTBC 방송사의 ‘제1의 최순실 태블릿’ 특종보도 이후에 나라가 발칵 뒤집혔던 그 엄혹한 상황에서, 본인 주장으로는 어쨌든 최 씨의 자택에서 직접 최 씨의 또다른 태블릿을 챙겼다는 사람이다. 온 세상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그 태블릿에 대해서 자신은 무려 두달 여 동안 전혀 의식을 하지 않으면서 2017년 1월초에야 갑자기 그 존재를 떠올렸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나.

장시호 본인이 주장하는 입수경위 설명으로도 본인 역시 분명 최서원의 것이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는 그 태블릿을, 온 세상이 ‘최순실 태블릿’으로 미쳐돌아가는 상황에서 아들에게 선물로 주고, 아들은 그걸 자기 여자친구에 주고, 이런 설명은 정말 누가 들어도 전혀 말이 안되는 설명이다. 하지만 특검 검사들 중에 누구도 장시호에게 이 진술 문제를 추궁하는 이는 없었다.

특검의 태블릿 수사는 정말로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브라운스톤레전드 CCTV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10월 25일의 상황은 분명 증거인멸(은닉)의 상황이라고 서술돼 있다. 그렇다면 특검은 당연히 당시에 최 씨의 자택 브라운스톤레전드에 같이 갔었던 장시호 외 다른 두 사람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했었어야 했던 것 아닐까. 그리고 그들로부터 장시호의 태블릿 입수경위 진실성에 대한 뒷받침 진술을 받아냈어야 했던 것 아닐까. 특검이 그런 수사를 하긴 했을까. 있다면 관련 수사보고서가 있을테지만 물론 그런 수사보고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특검의 ‘제2의 최순실 태블릿’ 입수경위 문제에 대한 수사자료로서 공식적인 것은 오직 장시호 진술 뿐이다.

사실, 특검의 ‘제2의 최순실 태블릿’ 관련 수사보고서들은 태블릿의 이메일 계정 내용을 포렌식으로 들여다 보고서 이런 추측, 저런 추측을 하며 태블릿을 최서원의 것으로 몰아가는 내용이 전부다. 그런 최서원의 업무나 비즈니스 등의 내용의 이메일들은 최서원을 대리하며 장시호가 썼다고 하거나, 또는 역시 최서원을 대리하여 최서원의 다른 비서가 썼다고 하거나해도 어차피 다 사리에 들어맞는다. 그런 것들이 무슨 이 태블릿이 최서원의 것이라는 증거가 되나.



태블릿이 정말 최서원 자택 책상 위에 있었던 것이 맞나

묘한 것은, 특검의 태블릿 관련 수사자료 중에선 앞서 특검이 2016년 12월 22일에 소환하여 언론플레이에 동원했던 파출부의 진술 조서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파출부는 최서원의 태블릿 사용을 진술한 중요 참고인임에도 말이다. 특검이 생산한 공식 태블릿 수사보고서 그 어디에서도 저 파출부의 진술은 전혀 인용이 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그것은 아마도 파출부의 진술이 특검이 보더라도 자발성, 임의성이 전혀 없는 진술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연유로 파출부는 특검의 기대에 맞춘 진술만 실컷 해줬고, 워낙 황당무계한 내용이 대부분이기도 하며 그래서 재판에 가면 어차피 증거능력 문제로 다 기각될 진술이었기에 그래서 조서를 폐기시켜버렸거나 애초 정식으로 조서를 만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쨌든 당시 언론이 공개한 해당 파출부의 진술 중에는 이런 게 있었다. 한 태블릿이 최서원 자택 브라운스톤레전드의 책상 위에 있었고 그 책상 위에서 늘 충천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믿을 수 있을까. 당연히 믿을 수 없다. 2022년 7월 20일 사이버포렌식전문가협회(KCFPA)에 의한 포렌식 감정 기록을 살펴보면,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은 2016년도에는 사실상 아예 한 번도 켜지지 않았었음이 확인된다. 충전되고 켜져있었다면 손을 안댔더라도 업데이트 기록이라도 있었어야 정상인데 그런 기록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이 태블릿은 최서원의 자택 브라운스톤레전드의 책상 위에 있었다고 하는 그 태블릿일 수가 없다.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은 장시호도 저 파출부를 따라서 자기가 브라운스톤레전드에 갔을 때 태블릿이 책상에 있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장시호의 이런 이상한 진술을 역시 특검 검사들은 전혀 추궁하지 않았다.

윤석열·한동훈 특검의 정말 이 기이한 행적들, 최순실 태블릿’ 사건을 계속 키워나가려는 목적에서 장시호와의 ‘범죄성 플리바게닝’ 외에 설명이 가능할까.



장시호 제출 태블릿은 특검의, 특검에 의한, 특검을 위한 증거

당시 대한민국 국민들이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을 최서원의 것으로 믿게 됐던 결정적 근거는 태블릿의 내용물보다도 오히려 특검이 장시호의 진술로써 공식화해버린 태블릿 입수경위였다.

최서원의 자택에서 태블릿을 발견했다는데, 그렇다면 그게 최서원의 것이 아니고 누구의 것이냐는 말이다. 누구나 직관적으로 태블릿 소유자와 사용자를 최서원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최서원의 자택이라는 출처는 애초 윤석열·한동훈 특검이 장시호에게 찍어준 ‘좌표’에 기인했던 것이다. 이렇게 미리 정답 다 알려주고 친 시험 결과는 무효 아닌가.

장시호는 태블릿을 온전한 의미에서 자진제출을 한 것이 아니다. 아무리 좋게 봐주더라도 맞춤제출을 한 것이다. 특검은 장시호가 어떤 증거(태블릿)를 제출해야 하는지부터, 그것이 어떤 장소에서 장시호에게 입수되어야 하는지 그 기대를 사전에 묵시적으로 모두 전달했다. 

이 경우 장시호가 제출하는 증거는 결국 특검의, 특검에 의한, 특검을 위한 증거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태블릿 조작수사의 진실이다.


묵시적 범죄공동체와 태블릿 잠금장치 L자 잠금패턴


앞서 윤석열·한동훈 특검과 장시호 사이의 묘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들은 말하자면 일종의 국가 내란 목적 ‘묵시적 범죄공동체’였던 것이다.


태블릿 입수경위와 관련 특검의 장시호 진술에 대한 기대는 모두 묵시적으로 전해졌다. 그밖에 장시호가 브라운스톤레전드에 가야 하는 명분같은 것은 최서원의 요구에 의해야 함이 너무 당연하니까 장시호 측이 스스로 알아서 통화(독일에서의 국제전화)를 언급하게 될 것이다.


디테일, 특히 태블릿 입수 당시 최서원과 장시호의 통화 내용같은 것도 단지 최서원과 장시호의 관계가 증거인멸교사범, 증거인멸실행범의 관계만 되지 않도록 내용 구성은 장시호 측이 알아서 정리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이것이 바로 윤석열·한동훈 특검이 장시호에게 손 하나도 대지 않고 만들어낸 태블릿 입수경위의 정체다.


다만,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든다.  태블릿 입수경위 관련 정보라면 몰라도, 태블릿의 내용물, 즉 태블릿을 최서원의 것으로 몰아붙이기 위한 또 하나의 결정적 근거인 태블릿의 잠금장치 L자 잠금패턴에 대한 정보는 윤석열·한동훈 특검이 어떻게 장시호에게 전달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사이버포렌식전문가협회(KCFPA)의 감정결과에 따르면,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의 L자 잠금패턴(특검 발표에 따르면 JTBC 방송사가 검찰에 제출한 ‘제1의 최순실 태블릿’의 잠금패턴과 동일하다.)은 장시호가 태블릿을 특검에 넘기기 직전, 장시호에 의해 2017년 1월 5일 오후 3시경 설정된 것이 확실시 된다. 


이 시점은 공식적으로는 장시호가 특검의 박주성 검사로부터 피의자 신문을 받고 있었던 시점이다. 그런데 장시호가 어떻게 L자 잠금패턴을 그 시점에 자기가 제출하는 증거에다가 조작 설정할 수 있었는지 그 상황이 정확히 어떤 것이었던 것인지 추측이 어렵다. 


그 상황도 그 상황이지만, 일단 장시호는 태블릿의 잠금장치는 L자 잠금패턴이어야 한다는 정보를 어떻게 취득한 것인가.







태블릿 입수경위에 대한 정보는 겉봐서는 그래도 일단 명분이 있는 타 참고인 수사, 언론보도(국민의 알 권리 보장), 증거인멸정황에 대한 조사 등의 과정을 통해 장시호에게 묵시적으로 전달됐다. 하지만 태블릿 잠금장치에 대한 정보는 원칙상 그렇게 묵시적으로라도 전달되어선 안되는 것이었다.


가령, 윤석열·한동훈 특검이 장시호에게 앞서 브라운스톤레전드 CCTV 수사 내용을 알려준 것처럼, (L자 잠금패턴 내용이 담긴) ‘제1의 최순실 태블릿’의 포렌식 보고서 내용을 알려주거나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명백한 수사 정보 유출, 공무상 기밀 유출이다. 장시호에게 이 정보를 전달할 수단 이전에 이 정보를 전달할 명분 자체가 없다.


그렇기에 달리 보면 특검의 장시호에 대한 이 L자 잠금패턴 정보 전달 문제는, 특검의 범죄(모해증거인멸 교사) 고의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문제이고 장시호에 대한 범죄 유도도 매우 명확하게 드러나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장시호의 자백이 있어야 실체가 완전히 밝혀질 것이다. 다만 워낙 확실한 범죄유도를 당한 장시호가 특히 선처를 받을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기에 수사만 이뤄진다면 장 씨의 자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범죄 공범들 사이 커뮤니케이션은 특히 묵시성이 무너질 경우 ‘을’로 봤던 상대에 의해 ‘갑’이 큰 곤경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잠금패턴을 알고 있었다면 태블릿은 오히려 장시호의 것이라는게 상식


윤석열·한동훈 특검의 ‘제2의 최순실 태블릿’ 관련 2017년 1월 10일자 수사보고서에는 장시호가 태블릿의 잠금장치를 알고 있어서 이 태블릿을 최서원이 아니라 장시호가 사용하던 태블릿으로 사람들이 인식할 수도 있음을 우려하는 듯한 내용도 나온다.



저 내용은 특검의 태블릿 수사보고서 내용 중에서 그래도 사실상 유일하게 상식적인 내용이다. 상식적으로, 범죄의 목적이 있지 않은 한 누군가가 타인 스마트 기기의 비번이나 패턴에 관심을 갖고서 이를 기억해둔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 극히 보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시호의 다른 진술조서들을 읽어보면 최서원의 살벌한 보안의식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많다. 최서원은 고위급 인사들과 통화할 때는 속칭 대포폰을 사용하며 스마트폰이 아니라 모두 피처폰이다. 최서원은 이 대포폰에도 모두 포스트잇을 붙여서 대포폰마다 통화 상대를 구분해 통화하며, 통화 상대자 이름도 실명이 아니라 닉네임으로 저장해둔다. 이런 사람이 안그래도 분실 위험이나 노출 위험이 있는 휴대폰에다 중요 데이터를 저장해둘 일 자체도 없어보이며, 설령 휴대폰 중에서 스마트폰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장시호에게 비번이나 패턴을 그렇게 쉽게 노출시켰을는지 의문이다.


특검 입장에서는 JTBC 제출 ‘제1의 최순실 태블릿’과의 연계성 차원에서 장시호 제출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의 L자 잠금패턴 설정 조작은 불가피했을 것이고 이에 장시호가 모해증거인멸 실행범이 되도록 유도를 해야 했었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었을는지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어떻든 그와 별개로 태블릿의 L자 잠금패턴을 알고 있었다는 장시호의 특검에서의 진술은 상식인으로서는 도무지 믿기가 어려우며, 더구나 이를 검사가 장시호에게 추궁하지 않았다는 것도 놀랍다. 



우리 세상사에서 부부 관계라든지, 부모나 자식 관계라고 하더라도 상대의 휴대폰 패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경우가 과연 흔한가. 장시호는 심지어 검사 앞에서 최서원이 쓰는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태블릿 등)의 잠금패턴은 전부 L자라고 단언하기까지 한다. 최서원이 정말로 그렇게 패턴을 설정하는지, 최 씨의 스마트 기기를 다 검열(檢閱)해보지 않고서 이게 과연 장 씨가 알 수 있는 정보인가.


저 정도라면 최서원의 비즈니스와 사생활은 장시호에게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를 근거로, 박근혜가 최서원의 꼭두각시가 아니라 최서원이야말로 장시호의 꼭두각시였다고 누가 주장했을 때 그걸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장시호, L자 잠금패턴 모해증거인멸 했나 안했나


이규철 특검보는 2017년 1월 11일 특검 브리핑 당시, ‘제2의 최순실 태블릿’에는 L자 잠금패턴이 있었고, 기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절차도 다 거쳤다고 브리핑했던 바 있다.


하지만, L자 잠금패턴과 관련해서 이 특검보의 브리핑 내용은 그 의미가 다소 모호하다. 특검에서 태블릿의 L자 잠금패턴을 확인한 근거가 단지 ‘장시호의 진술’만인지, ‘포렌식 감정 의한 것’인지가 정확히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특검보의 브리핑만이 아니다. 2017년 1월 10일 특검 수사보고서, 2017년 3월 6일 특검 최종수사결과 발표에서도 특검이 L자 잠금패턴을 확인한 근거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이 되지 않는다.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특검의 ‘제2의 최순실 태블릿’ 디지털 포렌식 절차가 정확히 언제 이뤄졌느냐에 따라 장시호에게 적용될 범죄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사이버포렌식전문가협회(KCFPA)의 감정결과에 따르면,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의 L자 잠금패턴이 2017년 1월 5일 오후 3시경에 최초 설정되었고, 이 시점은 이 시점은 공식적으로는 장시호가 특검의 박주성 검사로부터 피의자 신문을 받고 있었던 시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만약 디지털 포렌식 절차가 2017년 1월 5일 오후 3시경 ‘이전’이라면, 특검의 포렌식 보고서에서는 태블릿에 애초 잠금패턴이 없었다고 나오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즉, 장시호의 순수 모해위증에 의한 태블릿 조작).


하지만, 만약 디지털 포렌식 절차가 2017년 1월 5일 3시경 ‘이후’라면, 특검의 포렌식 보고서에서는 장시호에 의해 조작 설정된 L자 잠금패턴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즉, 장시호의 모해위증 및 모해증거인멸에 의한 태블릿 조작).


일단 장시호의 변호인 이지훈 변호사의 증언에 따르면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의 디지털 포렌식 절차는 오후 3시경 ‘이후’에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기억상 순서가 상이할 수 있다고 했기에 오후 3시경 ‘이전’에 이미 디지털 포렌식 절차를 거쳤을 가능성도 있다.


특검의 포렌식에 의해 ‘제2의 최순실 태블릿’ 이미징파일이 만들어지면 그때부터 그것이 더 원본 증거가 되고, ‘제2의 최순실 태블릿’ 기기 자체는 그때부터 사본 증거가 될 수 있다. 어느 쪽의 증거훼손도 문제가 되겠지만, 당연히 원본 증거의 증거인멸이 더 치명적인 문제가 된다. 따라서 장시호와 특검이 원본 증거보다는 사본 증거에 각종 증거인멸을 하면서 어느 정도 예방적 법률 활동을 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결국 특검의 ‘제2의 최순실 태블릿’ 원 이미징파일(증거 원본), 최소한 원 포렌식 보고서가 공개되어야 장시호(+특검)가 L자 잠금패턴과 관련 ‘모해위증’만 한 것인지, ‘모해증거인멸’까지 한 것인지가 정확히 가려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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