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정책에서 전임자와 가장 차별되는 부분 중 하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하 러우전쟁)의 조기 종전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에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전쟁의 당사자 중 한 명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푸틴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종전을 추진하겠다는 트럼프의 입장에 대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애쉬포드 연구원은 미국 공화당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데 있어서 점점 더 회의적이라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평화 협정을 추진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실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쉬포드 연구원은 “문제는 평화협정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손실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서방의 탄약 비축량은 감소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심각한 인력난과 부패 문제 등 지속적인 지원을 가로막는 실질적인 문제도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애쉬포드 연구원은 러우전쟁의 휴전 또는 종전이 ‘현장의 사실(facts on the ground)’에 따라 해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1년간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더 잃었기 때문에 러시아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평화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애쉬포드 연구원은 이보다 더 큰 전략적 문제(strategic question)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크라이나는 평화 협정에 나토를 통한 안보 보장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우크라이나가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합의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유지하면서 무장 능력을 갖추고, 경제적으로는 유럽과 통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토 가입이 힘들다면 EU(유럽연합) 가입이라도 성사시켜야 한다는 게 우크라이나가 바라는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애쉬포드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그렇다고 우크라이나를 무리하게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설령 젤렌스키 대통령을 설득하더라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정치적으로 실패한 평화협상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애쉬포드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인지, 아니면 한 발 물러서서 이 전쟁을 유럽 동맹국들에게 떠넘길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칼럼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