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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탐사] 청담동 술자리 내비게이션 조작 의혹...경찰 기록 주소는 티케 아니었다

81-1번지는 갤러리 건물, 포렌식엔 논현동 골프연습장만...고깃집 경유 기록 없어


[편집자주] 이 기사는 뉴탐사 측과 특약으로 뉴탐사의 기사 ‘청담동 술자리 내비게이션 조작 의혹...경찰 기록 주소는 티케 아니었다’를 그대로 전재하는 것입니다.        


2022년 10월 24일 더탐사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최초 보도한 지 3년이 됐다. 뉴탐사는 26일 취재플러스 방송에서 경찰 수사 기록에 담긴 주소가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을 현장 검증을 통해 확인했다. 경찰 수사 보고서에는 청담동 81-1번지가 티케라고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카카오내비에 입력하니 81-8번지로 안내했고, 81-1번지는 갤러리 건물이었다. 티케는 81-8번지에 있었다. 


더 심각한 것은 첼리스트 휴대폰 포렌식 결과에는 논현동 골프연습장만 경유지로 나오고 고깃집 기록은 없다는 점이다. 뉴탐사는 27일 내비게이션 파일 조작을 입증하는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고, 29일 수요일 기자회견을 통해 상세 내용을 공개한다.


경찰 기록엔 81-1번지, 내비게이션엔 81-8번지


26일 뉴탐사 취재플러스 방송에서 현장 검증 결과가 공개됐다. 경찰 수사 보고서에 나온 청담동 81-1번지 주소를 카카오내비에 입력하고 찾아갔다. 카카오내비는 "목적지 부근입니다. 안내를 종료합니다"라고 음성 안내를 했다. 그러나 그곳은 티케가 아니었다. 81-1번지는 갤러리 건물이었다.


주변 상인들에게 물었다. "이 근처에 술집 있나요?" 답은 "이 근처에 술집이 없다"였다. 81-1번지 건물은 외관이 이미키의 '이아'와 비슷했다. 지하에 공간이 있고 주차 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술집은 없었다. 티케는 바로 옆 81-8번지에 있었다.


티케 발레파킹 기사에게 물었다. "티케로 손님들이 오면 어디로 오나요?" 그는 "여기 바로 앞으로 온다"고 답했다. 티케를 목적지로 설정하면 81-8번지로 안내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왜 경찰 수사 기록에는 81-1번지라고 적혀 있을까.


경찰 수사 보고서에는 첼리스트가 청호 골프연습장을 출발해 청담동 81-1번지에 도착했고, 그곳이 티케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실제 첼리스트 내비게이션 기록에는 81-8번지로 돼 있다. 81-1번지는 티케가 아니라 갤러리 건물이다. 경찰은 왜 수사 기록에 81-1번지라고 적었을까. 단순 실수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경유지 문제까지 고려하면 의문이 깊어진다.


골프연습장만 찍힌 포렌식, 고깃집은 어디로


더 심각한 문제는 경유지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에는 청호 골프연습장만 경유지로 나온다. 고깃집은 나오지 않는다. 첼리스트 내비게이션에는 골프연습장 도착 기록과 출발 기록만 있다. 고깃집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첼리스트의 진술은 달랐다. 2022년 12월 8일 경찰 조사에서 첼리스트는 고깃집을 들렀다가 티케로 갔다고 진술했다. 용인에서 출발해 고깃집에 들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2024년 8월 법정 증인 심문에서는 고깃집에 안 갔다고 말을 바꿨다. 포렌식 결과에 고깃집이 없으니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업가 정종승 씨의 진술도 마찬가지로 오락가락했다. 2022년 11월 8일 경찰 조사에서 정종승 씨는 첼리스트가 청담동 술집으로 바로 합류했다고 진술했다. 고깃집 얘기는 없었다. 그런데 2024년 5월 8일 검찰 조사에서는 첼리스트가 고깃집에 왔다고 말을 바꿨다. 1년 6개월 만에 기억이 달라진 것이다.


첼리스트가 저녁 7시가 넘어서 용인에서 출발해 논현동 골프연습장을 찾아간 것 자체가 의문이다. 용인에서 청담동 술집으로 바로 가는 것이 정상적인 동선이다. 그런데 왜 논현동 골프연습장을 들렀을까. 포렌식에 골프연습장이 찍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포렌식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골프연습장을 들렀다는 시나리오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깃집에 갔다는데 왜 첼리스트 내비게이션은 골프연습장으로만 기록돼 있는가. 도착 기록도 골프연습장, 출발 기록도 골프연습장이다. 고깃집 기록은 없다. 포렌식 결과를 바꿀 수 없으니 골프연습장 기록에 맞춰 알리바이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정종승 씨가 청호 골프연습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점이 고깃집 시나리오의 출발점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골프연습장 근처 고깃집을 들렀다는 식으로 설명하면 포렌식의 골프연습장 기록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첼리스트 내비게이션에는 고깃집 기록이 없다.


첼리스트 못 봤다면서 고깃집 이름은 왜 바뀌었나


이세창 운전기사 김모 씨는 시종일관 첼리스트를 못 봤다고 진술했다. 그날 첼리스트를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고깃집에 첼리스트가 나타났다는 증언도 엇갈린다. 나타났다는 사람도 있고 안 나타났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김 씨의 고깃집 이름 진술은 계속 바뀌었다. 2022년 12월 23일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고깃집 이름을 신사면옥이라고 했다. 5일 뒤 경찰과 통화에서는 초심한우로 진술을 바꿨다. 경찰이 알려준 대로 진술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목적지와 경유지를 계속 바꿔가며 포렌식 결과에 끼워 맞춘 정황이 드러난다. 포렌식에 골프연습장이 찍혀 있으니 그 기록을 설명할 방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고깃집이 등장했다.


신사면옥에서 초심한우로 고깃집 이름이 바뀐 것도 의문이다. 신사면옥은 골프연습장에서 거리가 있다. 초심한우는 골프연습장 바로 맞은편에 있다. 포렌식 기록에 맞추다 보니 고깃집 위치를 조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첼리스트 내비게이션에는 고깃집 기록이 없다. 골프연습장 도착과 출발만 있다.


내비게이션 파일 조작 의혹


첼리스트 휴대폰에서 추출된 내비게이션 파일 상당수에 조작 의혹이 제기된다. 조작된 파일을 자기 휴대폰에 직접 심었든 제3자를 시켜 심게 했든, 첼리스트가 조작 범죄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 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파일의 개수도 상당하다. 수십 개가 아니라 훨씬 많은 파일에 의혹이 제기된다.


2022년 12월 29일은 강진구 기자의 구속영장 심사날이었다. 그런데 영장 심사에서는 첼리스트 휴대폰 포렌식 결과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포렌식 결과가 더탐사 보도의 허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라면 당연히 영장 심사에서 제시됐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포렌식 결과를 보지 못했다. 검찰은 포렌식 결과를 영장 심사에 제출하지 않았다.


내비게이션 파일 조작이 확인되면 경찰 수사의 신뢰성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첼리스트 증언만 남는다. 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파일을 자기 휴대폰에 보관한 사람의 증언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 첼리스트는 2022년 12월 8일 경찰 조사에서 고깃집을 들렀다고 했다가 2024년 8월 법정에서는 안 갔다고 말을 바꿨다. 포렌식에는 고깃집 기록이 없다.


조작 의혹이 있는 증거를 바탕으로 한 증언을 사실로 전제하고 재판과 수사를 진행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증거에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그 증거에 의존한 진술을 믿고 재판한다는 것은 형사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첼리스트의 진술은 철저히 포렌식 결과에 의존해 나온 것이다. 그 포렌식 결과에 조작 의혹이 제기된다면 진술의 신빙성도 재검토돼야 한다.


수요일, 조작 증거 공개


내비게이션 파일 조작이 확인되는 순간 첼리스트 증언의 신빙성도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더탐사와 뉴탐사 보도를 허위로 낙인찍을 근거가 흔들린다. 이제 한동훈은 첼리스트 뒤에도, 경찰 수사 결과 뒤에도 숨을 수 없게 된다. 법원은 첼리스트의 오락가락하는 진술 중 마지막 법정 진술과 문자 메시지를 가지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 진술은 철저히 첼리스트 포렌식 결과에 의존한 것이다.


뉴탐사는 27일 내비게이션 조작 관련 증거를 법원에 제출한다. 29일 수요일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내용을 상세히 공개할 예정이다. 포렌식 결과에 조작 의혹이 입증되면 경찰 수사 전체가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조작 의혹이 있는 증거를 바탕으로 한 수사는 신뢰성을 잃는다.


첼리스트의 진술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2022년 12월 8일에는 고깃집을 들렀다고 했고, 2024년 8월에는 안 갔다고 했다. 정종승 씨의 진술도 2022년 11월에는 바로 합류했다고 했다가 2024년 5월에는 고깃집에 왔다고 바꿨다. 운전기사 김 씨는 첼리스트를 못 봤다고 하면서도 고깃집 이름을 신사면옥에서 초심한우로 바꿨다. 증언들이 일관성을 잃었다. 포렌식 결과에 맞춰 증언을 조정한 정황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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