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한미 무역합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관세를 25%로 인상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공식 통보는 없었다”며 긴급 대책회의에 돌입했고, 국민의힘은 이번 일의 책임을 이재명 정부와 여당에 돌리며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미국과의 무역 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2025년 7월 30일 체결한 무역협정이 아직 국회에서 승인되지 않았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어 “협정 미이행을 이유로 자동차, 목재, 의약품 등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밤중에 날벼락’과도 같은 발언에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에 해당 발표에 관한 어떤 논의나 사전 통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나 세부 내용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언론에 밝혔고, 이날 오전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미국으로 긴급 파견해 현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도 긴급히 대응책을 논의한다. 여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합의는 법안 발의였고, 통과 시점은 명시되지 않았다”며 “현재 5개 특별법이 발의돼 있고, 향후 정상적 절차에 따라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의 배경에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외교 무능, 그리고 최근 손현보 목사 구속과 쿠팡 조사 등으로 인한 대미 신뢰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관세 합의 이후 우리 당은 줄곧 국회 비준 동의가 우선임을 강조해왔다”며 “이런 중대한 통상 합의를 비준 절차 없이 진행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말 민주당의 대미투자특별법 발의 후 정부가 국회에 어떤 요청도 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정부·여당과 긴급 협의를 하고, 국회에서 즉각 현안질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의 정희용 사무총장도 이날 “정부와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며 우리 당의 요구를 무시했다”며 “그 결과가 지금의 관세 폭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민석 총리 방미 직후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만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국회 책임이 무엇인지, 그간 어떤 협의와 대응이 있었는지 국민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김민석 총리가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을 마치고 핫라인 구축을 자랑한 지 하루 만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한미동맹의 형해화, 이재명 정권 외교라인의 약화 증거”라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표면적 이유 외에 손현보 목사 구속과 편향적 쿠팡 조사 등 이재명 정부에 대한 복합적 불신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 김건 의원도 “거대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은 관세협상 MOU에 대해 국회 비준을 통한 검증 요구조차 거부했고, 그 결과 미국 대통령이 한국 의회를 직접 겨냥해 압박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