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박제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현지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한국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말하는 바람에 대한민국은 아침부터 정신이 없는 하루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간단히 요약하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걸 한국 국회에서 왜 빨리 진행이 안 되는 것인가”였다.
약속을 이행하는 속도에 불만을 가진 것인데,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양국간의 합의가 이뤄지고 시간이 꽤 지났는데, 해를 넘겼으니 불만이 터진 것이고 그래서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미 투자 업무협약(MOU)은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그 이전에 “재정부담을 지울 수 있는 부분은 국회의 동의를 받을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또 얼마 전 대정부질문에서는 “국민 부담을 지우는 내용은 국회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고 미국에 분명히 이야기했다”는 말이 나온 적도 있다.
이와 같은 발언은 모두 있던 내용이고, 포털에 박제된 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보도 아니고, 아무 근거 없이 본인 SNS에 “Why hasn’t the Korean Legislature approved it?(왜 한국 국회는 승인하지 않는가?)”이라고 썼을까.
일부에서 그냥 15%는 됐고, 관세 25%를 받자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제 와 그러면 국가 신용도는 나락으로 빠지고, 미국에 등을 돌리는 행위가 되기에 그건 옵션이 아니다.
“중국에 사람이 훨씬 많은데 중국에 팔면 된다”는 대책도 나오는데, 미국은 인구 1인당 가처분 소득이 높은, 즉 소비력이 높은 나라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그들을 2옵션으로 둘 수 없다.
중국에서 팔리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애플과 전 세계 모바일 기기 업계 1~2위를 다투는 삼성 스마트폰은 중국에서 점유율이 0에 가까울 만큼 중국인들은 한국 물건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건 사실이다.
우리 물건의 품질이 더 좋으니까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을 가질 수 있지만, 의외로 우리보다 중국인들이 자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크기에 그런 생각은 오늘부터 접는 게 좋다.
그리고 관세 이야기가 나오면, 현대차 이야기가 꼭 나오는데 관세가 15%에서 25%로 바뀌면 현대차와 기아가 감당해야 할 추가적인 영업비는 합산 6조 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20%가 훌쩍 넘는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걸 제외하고 나면 현재 9배 수준의 현대차 PER이 11배를 넘어가며 토요타보다 비싼 주식이 된다.
완성차 외에도 수많은 산업이 걸린 문제인 만큼 5000선을 넘긴 코스피를 설명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우리 지갑을 생각해서라도 관세 25%는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핵심은 대체 트럼프 대통령이 왜 지금 이런 이야기를 했느냐는 점이다. 얼마 전 캐나다와 미국의 상황을 보면 혹시 이것 때문인가 하는 게 있는데, 캐나다와 중국의 무역 협상에 대해 “캐나다는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있고, 중국과의 딜은 재앙이 될 것이다”라고 하며 캐나다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는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우리 정부가 요즘 중국이랑 자꾸 엮이는 행보를 보이니, 트럼프가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어차피 약속한 것이라면,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하면 그만 아닌가.
물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비준 동의는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이기 때문에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하면 된다. 이제까지 온갖 것을 다 혼자 했는데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지금 단독으로 이 사안을 처리하기에 욕을 먹을 수 있는 불안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럼 관세 25% 맞자”라고 하기에는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건 불 보듯 뻔하고, 아무리 그들이 반미를 외치지만 실상은 미국을 등지면 모든 것이 뒤틀어진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여당은 야당과 합의를 통해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 좋지만, 야당은 야당대로 선거를 앞두고 순순히 합의해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가 정말 SNS에 쓴 대로 “빨리빨리 하라”는 것이 문제라면, 그래도 여당이 야당에게 무언가를 양보하면서 합의를 이끄는 게 신속한 문제해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속으로 중국이 걸려있는 문제라 우리 정부를 걸고넘어진 것이라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이지는 않는다.
□ 박제연 투자전문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법학과 증권거래형법 석사를 수료했다. 2011년 FWS투자자문 파생상품 트레이더를 시작으로 DB금융투자 법인영업팀, 한국경제TV 앵커,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로 활동했다. 현재는 JYP클럽 대표로 임하며, 구독자 수 20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박제연 머니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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