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심규진 | 최근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의 지지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며 한동훈 전 대표에게도 추월당했다는 지표가 나왔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부침을 넘어, 보수 진영 전체에 엄습한 거대한 위기감을 상징한다. 윤 어게인을 외치며 체제 붕괴 시도에 맞섰던 지지층이 흩어지는 지금, 보수는 대안 부재의 정치적 불임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절망적 상황에서 장동혁에 대한 기대감은 역설적으로 증폭된다. 그의 최근 방미 행보는 단순한 외교 활동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진영을 비롯한 공화당 인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은 현 정권의 외교적 불확실성에 대한 대안적 상징으로 읽힌다. 이제 시선은 하나로 모인다. 장동혁은 지금의 궤멸적 위기를 돌파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정치적 생존자인가.
엘리트의 껍질을 깨고 전사가 된 네타냐후
정치인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이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보수 진영은 이스라엘의 Benjamin Netanyahu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는 MIT 출신의 글로벌 엘리트였지만, 동시에 특수부대 복무와 형 요나단의 전사라는 개인적 비극을 거치며 국가 생존이라는 지독한 현실주의를 체화한 인물이었다.
장동혁 역시 출발은 엘리트였다. 법조인 특유의 논리와 합리성, 중도적 이미지는 그를 오세훈, 한동훈과 같은 계열의 레거시 미디어 친화적인 정치인으로 분류하게 했다. 그러나 그는 결정적 순간에 달랐다.
계엄 논란과 탄핵 국면이라는 체제 위기 속에서 그는 관망하는 엘리트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아스팔트로 내려가 거리의 지지층과 호흡하며 이념적 동지 의식을 형성했다.
이 경험은 그를 단순한 정책가에서 정치적 전사로 탈바꿈시킨 자산이며, 1.5선 당대표 신화를 만든 정치적 원동력이 되었다.
1999년의 네타냐후, 그리고 현재의 장동혁
현재 장동혁이 직면한 위기는 1999년 총선에서 참패했던 50세의 네타냐후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당시 네타냐후는 최연소 총리로서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자신의 충성파를 만들지 못했고 연립정부 파트너들의 이반과 우파의 분열과 이탈 속에 정권을 내주고 정계를 떠나야 했다. 당시 언론은 그의 정치 생명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지금 장동혁 또한 비슷한 기로에 서 있다. 강성 지지층에게는 기대에 못 미치는 인물로, 중도층에게는 여전히 불확실한 정치인으로 비춰지며 지지율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매우 고립되고 방어적인 상태라는 점도 유사하다. 엘리트 특유의 자신감은 여전했지만, 언론과 사법부, 그리고 당내 경쟁자들이 모두 자신을 공격한다는 ‘피해 의식’ 속에 정작 자기 사람과 자기 노선은 후퇴하는 요식적 연대(절윤 선언)에 끌려가는 모습도 그렇다.
배후의 힘(윤석열)과 자신의 리더십 사이에서 확실한 포지셔닝을 잡지 못한 엘리트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실패를 서사로 바꾸는 힘: 재건자의 길
그러나 네타냐후는 그 몰락을 부활의 발판으로 삼았다. 그는 야인 시절을 거쳐 재무장관으로 복귀해 과감한 경제 개혁을 성공시키며 유능한 행정가의 이미지를 덧씌웠다. 그리고 안보 위기가 닥치자 “나만이 당신들을 지킬 수 있다”는 강력한 서사로 다시 권좌에 올랐다.
장동혁이 가야 할 길도 명확하다. 단순히 원내 정치의 대리인에 머물러서는 네타냐후처럼 돌아올 수 없다.
윤석열이 던진 체제 전쟁, 당원 중심주의, 한미동맹의 의제를 계승하되, 그것을 현실적으로 완성하고 보완할 수 있는 체제 재건자라는 신뢰를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기회주의정치인들과는 차별화되는 가치,즉, 지지층을 배신하지 않을 사람, 윤석열의 체제 전쟁을 완수할 사람이라는 신뢰 회복이 선결 과제다.
방미 이후의 행보 또한 결정적이다. 미국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증명함과 동시에,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재설정하고 지지층에게 확실한 생존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윤 대통령 면회 등을 통한 지지 메시지 확보는 그 서사의 정점이 될 것이다.
정치는 결국 살아남는 자의 것
이스라엘과 한국은 고립된 안보 국가라는 지정학적 숙명을 공유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세련된 말솜씨를 가진 정치인이 아니라, 진흙탕 속에서도 살아 돌아와 국가를 재건할 리더를 요구한다.
지금의 지지율 하락은 예견된 시련일 뿐이다. 실패로 끝낼 것인가, 아니면 네타냐후처럼 불사조의 서사를 쓸 것인가.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위태로운 국내 체제 속에서 시대는 장동혁에게 한국의 네타냐후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는 결국 끝까지 살아남는 자의 것이다. 체제전쟁은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이며 지금의 위기는 장동혁이라는 정치인이 진정한 국가 리더로 거듭나기 위한 가장 고통스럽지만, 필수적인 통과 의례일 수 있다.
□ 심규진 스페인 IE대학교 조교수 약력
정치 문법을 문화 전쟁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며, 우파의 문화적·정치적 복권과 승리를 이끄는 담론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연구자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싱가포르 교육부 미디어개발국 및 스페인 과학혁신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사,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 미국 시러큐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제 커뮤니케이션 학회(ICA)에서 최고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지역민방 청주방송과 미디어다음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학문과 실무를 아우르는 보수 우파의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국민스피커 심규진 교수〉를 통해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민심과 데이터 기반 정치 평론이라는 대중적 실험에 나서고 있다.
▶ 유튜브 검색: @kyujinshim78
저서로는 『하이퍼젠더』,『K-드라마 윤석열』, 『새로운 대한민국』(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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