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반토막... 청약통장 가입자 수십만 이탈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2년 전 대비 49.9% ↓
매물 잠김에... 전세가율 52.1%
“청약 당첨돼도 대출 안 돼, 현금 없어 집 못 산다”... 청약통장 가입자 폭락

인싸잇=윤승배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2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시행 이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2년 실거주 의무에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원천 차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매물 잠김으로 전·월세 가격도 오르는 동시에, 대출 규제로 매매 가격 상승도 부추기면서 청약통장 가입자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5427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4월 18일(3만 750건) 대비 49.9% 급감했다.

 

아파트 전세 매물은 서울 25개 구에서 모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치구별 전세 매물 감소 폭을 살펴보면, 노원구(-88.5%), 중랑구(-88.0%), 강북구(-83.5%), 성북구(-83.4%), 금천구(-77.1%) 등의 순으로 컸다.

 

매물 수로 보면, 금천구(54건), 중랑구(51건), 강북구(50건)에서는 전세 매물이 50여 건에 불과했다. 단지 규모가 1281가구인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현대에는 현재 전세 매물이 2~3건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갭투자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전세 매물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전셋값은 지속적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 149만 원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이 6억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0월(6억 1694만 원)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전·월세 매물 잠김, 결국 가격 상승으로

 

최근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변함없이 이어지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2.1%로, 직전 달(52.0%) 대비 소폭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의 가파른 상승세에 전세가율이 지난해 4월(54.0%)부터 10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전세의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임대차 계약의 2건 가운데 1건은 월세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등록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서,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6만 7506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48.3%(3만 2608건)에 달했다.

 

지난 2019년 28.2%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 비중은 2020년 31.5%로 올라섰고,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40%대(44.1%→41.5%→42.6%→44.2%)를 기록했다.

 

전세뿐 아니라 월세의 매물도 부족한 동시에,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있다.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물건은 1년 전 대비 24.9%, 2년 전 대비 17.0% 줄어든 1만 5009건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전세 공급이 줄어들고 월세 매물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봄철 이사 가구가 급등하리라 예상되는 만큼, 전·월세 가격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10·15 이후, 청약통장 가입자수 26만 명 이상 이탈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시행 이후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고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입자 수는 2605만 1929명이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말 가입자 수 2631만 2993명에서 26만 1064명이 이탈했다.

 

불과 한 달 전인 2월 말(2608만 7504명)과 비교해도 3만 5000명 넘게 줄었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서울의 3월 말 기준 가입자 수는 635만 9013명으로, 지난해 10월(642만 5413명)보다 6만 6400명이 감소했다. 인천·경기도 같은 기간 872만 7128명에서 863만 3226명으로 9만 3902명 줄었다. 수도권 이탈자가 전체의 61.4%를 차지했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와 분양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의 부담이 커졌고, 이에 청약통장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부동산 매입에 따른 대출마저 강력히 제재하고 있는 만큼,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보유 현금이 없다면 결국 그림의 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