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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임직원들이 받게 될 대규모 성과급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을 국민들과 공동으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과거 회사가 공적자금 투입으로 부활한 만큼, 현재의 이익에 국민의 몫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은 사실관계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으며, 현실화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직장인들이 모이는 익명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사람의 “대기업 성과는 국민과 함께 만든 것인 만큼, 성과급도 나눠야 한다”는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블라인드에 “하이닉스 성과급은 왜 하이닉스만 받는가”라며 “과거 SK하이닉스가 경영 위기에 처했을 때 산업은행을 통해 막대한 국세를 투입해 부활시켰으니, 당연히 그 결실인 하이닉스의 성과급 역시 전 국민이 나눠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해당 의견은 다수의 언론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는 동시에, SNS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 물론 이 의견에 공감하는 목소리는 그다지 강하지는 않은 듯하다. 현실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해당 글에서 사실관계가 다소 왜곡된 부분이 있다. 바로 산업은행의 공적자금 투입에 관한 내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0년경 D램 가격 하락과 LG반도체 인수 차입금 상환 부담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어 지난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 시절 당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라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공동 관리에 들어갔고, 신규 자금 6579억 원 그리고 대출금 출자로 2조 9994억 원 등을 조달했다.
이후 2008년 매각 주관사(우리투자증권·산업은행 컨소시엄)가 선정돼 효성과 STX 등 대기업에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불발됐다. 2011년 11월 SK텔레콤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고, 채권단이 SK텔레콤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오늘날 SK하이닉스가 탄생했다.
이처럼 하이닉스반도체가 SK하이닉스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채권단 전체의 관리 및 성공적인 인수합병이 있었다. 이후 SK하이닉스의 구조조정과 SK그룹의 지원, 실적 향상으로 회사가 정상화됐고,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논란의 블라인드 글에서는 “산업은행을 통해 막대한 국세가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워크아웃 돌입 당시 하이닉스반도체의 전체 여신의 16%(1조 원)를 산업은행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외환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신규 지원 5000억 원 중 산업은행 부담분을 외환은행과 한빛은행이 대신 인수에 나섰다. 당시 산업은행이 신규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2001년 8월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을 검토하지 않고, 이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 만기도래분 4000억 원을 신속인수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당시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가 “채권단이 지원 방안에 합의하더라도 산업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외환은행도 하이닉스반도체의 정상화를 위해 조 단위의 출자를 단행했다. SK텔레콤의 인수 직전 채권단의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지분은 총 15%로, 외환은행(3.42%)과 우리은행 (3.34%), 정책금융공사(2.58%), 신한은행(2.54%) 등이었다.
다시 말해, 마치 산업은행의 공적자금 투입이 오늘날 SK하이닉스의 성장에 전적인 영향을 끼쳤으니 전 국민에 성과급 일부를 나눠야 한다는 지나친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이것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당시 하이닉스반도체의 정상화를 도운 채권단 내 시중은행들도 이를 공유해야 한다.
당시 9개의 채권금융기관은 SK텔레콤에 하이닉스반도체를 매각하면서 1조 841억 원에 달하는 차익을 올렸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무상 지원에 나선 것도 아니었고, 결국 챙길 건 다 챙기고 나갔다는 의미다.
오늘날 회사의 성과급 이익을 누릴 자격은 당시 3조 4000억 원이 넘는 거금을 납부하고, 무너져 가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라는 모험을 선택한 SK와 현재 그 구성원들에 있을 뿐이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을 공유하자는 건 법적으로도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성과급을 현금으로 수령하면 이는 직원들의 근로소득에 포함되며, 기본급과 합산해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료 납부에 반영된다. 누진세인 만큼 성과급 지급 대상자들이 내야 하는 세금 부담도 기존보다 더 가중된다.
이미 세금을 내고 정당하게 취득한 성과급이라는 이익을 국민과 공유하라는 건 이중과세의 성격이 있을 뿐 아니라, 헌법상 국민의 사유재산·평등권 침해 소지가 다분할 뿐이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얻으며 낸 세금으로 이미 ‘부의 재분배’는 완료가 된 것이다. “하이닉스 성과급은 왜 하이닉스만 받는가”라는 이번 논란은 현실화될 수도 없으며, 공론화의 가치조차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다.
금융정보기업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50조 1046억원, 영업이익 34조 8753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05%, 368.72% 증가한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1분기 영업이익률 70%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노사 합의를 거쳐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기존의 상한선을 폐지했다. 만약 올해 영업이익이 약 250조 원에 달한다면, 내년에 지급할 성과급 총액은 약 25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를 전체 임직원 약 3만 5000명으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약 7억 원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이 447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 1인당 평균 성과급이 12억 9000만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치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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