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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역행 정책' 성공하지 못한다.

한번 무너진 신뢰 회복은 어렵다

 

 19일 태국증시의 SET지수는 전날보다 108.4포인트(14.84%)가 폭락한 622.14 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주식시장에서 무려 8천억바트(24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주식시장 폭락은 18일 취해진 태국 중앙은행의 투기자금에 대한 외환규제책 발표가 원인이다. 태국 중앙은행은 상품과 서비스등 무역에 관련되지 않은 투기성 자금이 2만 달러 이상일 경우, 이중 30%를 1년간 보호예수하며 1년 안에 인출할 경우 3분의 2만 지급키로 결정했다.

 태국정부의 이번 조치는 시장에 대한 강력개입으로 바트화 하락을 막겠다는 의도지만 성공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까지 시장의 자연스런 흐름을 역행하는 정부개입이 성공한 예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가 10년전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가 주식시장이 폭락해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를 극복하는데 10여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도 지난 97년 환율을 방어하려다 외화만 낭비한채, 급기야는 IMF 구제금융을 받은 뼈아픈 경험이 있고,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영국조차도 투기세력을 용납지 않겠다며 파운드화를 방어하다 끝내 두손을 든 적도 있다.

 각국의 정부가 투기세력들에게 모두 무릎을 꿇은 이유가 무었일까? 투기세력들이 파워가 대단해서? 절대 아니다. 그들은 크게 두가지 점에서 잘못을 저질렀다. 첫째가 투기세력들에 대한 판단과 인식이다. 과연 투기세력이란게 있기는 있는건가? 투기세력이란 규정자체가 일단 애매모호하다. 장기로 투자하면 투자고 단기로 투자하면 투기라는 사고는 편협하고 단편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모든 투자자들은 돈을 벌기위해 투자한다. 상황에따라 장기도 되고 단기도 되기 마련이다. 또한 수익률의 높고 낮음에 따라 실물자산에도 투자하고 금융자산에도 투자하는 것이다. 소위 투기세력들로 불리는 ‘헷지펀드’들은 멀쩡한 국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수익만을 쏙 빼먹는 하이에나들이 아니다. 그들은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위해 정보를 모으고 각국의 정치, 경제상황 등을 면밀히 조사한다. 그러다가 수익을 올릴수 있다고 판단하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즉, 엄밀히 말하면 투기세력들을 불러 모으는것은 각국 정부가 그만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가 투기세력들에게 항복한 또 한가지 이유는 바로 잘못된 경제진단과 정책집행 때문이다. 태국정부는 바트화의 하락을 투기세력들의 개입으로 봤다. 그러나 바트화의 하락은 자연스런 흐름이었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전개되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환율이 떨어졌다. 또한 태국은 06년 수출증가율이 매달 두자리수 이상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월 현재 수출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20.9%가 늘었다.

 이에따라 무역수지도 매달 흑자를 보이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도 지난해에 비해 100억불 이상 늘어 623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 정치적 불안정도 빠르게 안정세를 취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외자가 빠르게 유입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태국정부는 이런사정을 무시하고 바트화의 하락을 투기세력의 유입으로 단정해 비상식적 조치를 취했다. 잘못된 진단과 잘못된 처방을 실시한 것이다.

 19일의 주가 급락으로 태국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와 투기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주식투자에는 외환거래시 30% 예치조항을 없애기로 하는등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한번 무너진 신뢰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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