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사학법에 대한 엇갈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1일에도 예산안 처리와 사학법 재개정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전날 개신교 목회자 30여명이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집단 삭발
한 사실을 근거로 들면서 여당을 압박했다.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종교계 지도자
가 사상 유례없이 서른네분이나 삭발하는 비참한 현실, 위중한 사태를 집권 여당은
정신 차리고 들여다 봐야 한다"고 공세를 취했다.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도 "종교 지도자 30여명이 삭발했고 수백명이 금식기도
하고 있다"며 "오늘은 이보다 더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전국에 메아리치는 사학법 재
개정 외침을 쏟아낼 것"이라고 가세했다.
김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귀가 있으면 왜 이분들이 온몸으로 재개정
을 주장하는지 경청해보라"고 촉구하고 "열린우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조금만 마
음이 있다면 1시간이면 고칠 수 있을만큼 논의가 됐는데 열린우리당 정체성 때문에
개방형 이사제를 논의하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황우여(黃祐呂) 사무총장은 "사학법은 이른 바 개혁입법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문제제기하고 추진했으므로 대통령이 결자해지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19일 발표된 진보종교단체의 사학법 옹호 성명을 근거로 한
나라당의 주장을 `일부 사학재단 옹호'라고 일축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일부 목사님들이 사학법 불
복종을 선언한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하고 "사학법을 지지하는 7개 종교단체
가 공동으로 `종교의 이름으로 사학법을 흔들지 말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학법
때문에 종교계까지 양분되는 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일부에서 대통령도 사학법을 양보하라고 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
실과 다르다"며 "지난 여름 대통령께서 양당 원내대표에게 하신 말씀은 한나라당의
개방형 이사제 폐기 주장이 잘못됐다는 걸 전제로 부동산 대책을 위해 타협해달라
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은영(李恩暎) 제6정조위원장도 "사학법 때문에 종교단체가 양분돼있다"며 "한
나라당이 소수 사학의 기득권만 살리다가 오만과 독선에 빠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고 말하고 "우선 정치적 절충을 통해 국민을 화합의 길로 모아가야 한다"고 주장했
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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