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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당 세 갈래 분당 시나리오

탈당 방식.수순 각양각색

 

열린우리당이 분당(分黨) 위기에 내몰리면서 탈당 방식과 수순을 둘러싸고 이런 저런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당내에서는 지난 주말을 고비로 집단탈당을 통한 신당창당 추진이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이지만 정작 이를 실행에 옮기는 `액션플랜'은 각양각색이다.

일부가 선도탈당하면서 후속 탈당 흐름을 이끌어내는 `단계적 탈당론'에서부터 큰 덩치로 함께 움직이는 `집단탈당론', 당 사수파가 먼저 당을 뛰쳐나가는 `역(逆)발상 탈당론'까지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신당파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정책노선상의 갈등, 주도권 다툼 양상까지 고려하면 분당 시나리오는 한층 고차원의 방정식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단계적 탈당론 = 일부 강경파가 먼저 치고 나가고 뒤를 이어 탈당행렬이 이어지는 이른바 연쇄효과를 상정한 밑그림이다. 선도탈당파는 `제3지대'에 머물며 외부와의 연대를 모색하면서 통합신당 창당의 `산파역'을 맡게 된다.

이미 호남출신의 염동연(廉東淵) 의원과 개혁성향의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탈당을 적극 시사한데다 임종인(林鍾仁) 의원이 22일 전격 탈당을 선언함으로써 현단계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보인다. 선도탈당 규모는 10여명선에서부터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명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선도탈당론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강경파 일부의 개별행동 차원을 떠나 선도탈당과 후속 탈당 그룹을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행동통일'을 주도할 신당파 내부의 중심축이 존재하느냐가 문제다. 신당파의 한 초선의원은 "신당파 내부의 구심력이 확실치 않다"며 "치밀한 청사진과 프로세스가 나와있지 않은 가운데 선도탈당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행위"라고 말했다.

또 이미 당내 여론이 탈당을 통한 신당창당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충격요법'의 성격을 띤 선도탈당이 현실적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 시점에서 거론되는 선도탈당파의 면면이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다는 신당파 내부의 지적도 있다. 신당파에 속한 한 재선의원은 "선도탈당은 신당창당의 `첫얼굴'로 평가되기 때문에 누가 참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성향과 색깔이 뒤죽박죽인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뛰쳐나가는 것이 무슨 메시지를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집단탈당론 = 신당파 소속 의원들이 대거 움직이는 시나리오다. 당장 섣불리 움직이기 보다는 29일 중앙위원회의 등 일정한 명분과 시점을 노려 적어도 70∼80명 이상이 대거 탈당해 신당 창당을 주도해나가는 그림이다.

특히 당내 최대계파의 수장인 정동영(鄭東泳) 전의장이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전대이전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데다 김근태계와 중도파들도 탈당을 통한 신당창당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조짐이어서 개연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중도파의 한 재선의원은 "이제는 당의 틀을 깨고 대통합 신당을 만드는 쪽으로 국면이 전환되고 있다"며 "대통합 신당의 중심을 형성해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연 `행동통일'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신당파 소속 세력들 모두 "함께 움직이자"는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해관계와 정책노선이 다른데다 주도권 문제를 놓고 갈등의 소지 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오히려 집단탈당 과정에서 신당파 내부가 분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정책노선상의 갈등을 빚어온 김근태계와 중도.보수진영이 서로 딴살림을 차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이목희(李穆熙) 전략기획위원장은 "대거 탈당 사태가 오면 우리당은 3분될 것이라고 본다"며 "소수가 우리당에 잔류하고, 나가는 분들 중에서는 개혁적 색채가 강한 분과 보수적 색채가 강한 분들이 함께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양대계파인 정동영계와 김근태계가 주도권 다툼을 벌인다면 분당의 밑그림은 훨씬 세분화될 가능성이 있다.

◇역발상 탈당론 또는 `분열없는' 신당론 = 소수설이기는 하지만 우리당이 예정대로 2.14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분열없는 신당'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당헌 개정에 반대하는 당 사수파가 자신들의 주장을 `소수의견'으로 하고 표결결과에 승복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그 전제다.

이 경우 우리당은 29일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쳐 2.14 전당대회에서 통합신당 추진을 결의하고 `분열없는 신당'을 추진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나 이미 양측 사이에 감정의 골이 너무 깊게 패어 있어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시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이지만 당 사수파 쪽에서 탈당을 시도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있다.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대표인 김형주(金炯柱) 의원은 먼저 탈당해 개혁적인 시민사회세력과 연대하면서 개혁적 정체성을 강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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