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국민은 사실보다 느낌으로 정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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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국민은 사실보다 느낌으로 정부 평가"

"사수파 해명없이 입장 뒤집은 것 옳지 않아"

노효동
등록 2007.01.24 08:00:39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의장은 24일 "민생문제를 만든 책임을 다 질 수는 없다"는 노무현(盧武鉉) 대통령의 신년연설 발언과 관련, "사실관계는 사실관계 대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지만 국민은 그것보다는 오늘의 현실에 대한 느낌으로 정부를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의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이 같이 밝히고 "(국민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내 삶의 문제와 학교나온 아들 딸들의 취직이 잘 안되고 장사가 안되는 문제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보이지 않는데 분노하는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 전의장은 특히 노 대통령이 통합신당 추진과 관련해 `지역주의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한데 대해서는 "열린우리당은 변해야 하고 달라져야 희망이 생긴다"며 "한나라당은 달라질 수 없지만 우리당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유일한 차별점"이라고 강조하고 "우리당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인하면 희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이 대통령의 당은 아니고 대통령이 만든 당도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국민은 대통령과 당을 동일체로 보는 것 또한 사실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대선주자중 한명인 정 전의장의 이 같은 언급은 노 대통령과 선을 긋는 차별화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돼 주목된다.

정 전의장은 친노진영을 주축으로 한 당 사수파가 기초당원제를 골자로 한 당헌 개정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데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기간당원제를 한자라도 고치면 안된다고 하는 분들이 한마디 설명없이 180도 입장을 바꾼 것도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인혁당 사건의 무죄판결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대표 문제에 대해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는 아버지이고 딸은 딸이다. 연좌제에 반대한다"며 "그러나 (박 전 대표도) 보통사람이 아닌 정치지도자여서 도의적 책임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