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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표절 논란에 휩싸인 이필상 총장이 15일 전격 사퇴하면서 국내 명문 사학으로 손꼽히는 고려대가 대외적인 이미지 실추를 면치 못하게 됐다.

또 이 총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사퇴 압력설' 등 갖가지 추문이 제기되면서 교내 갈등까지 깊어져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발단이 된 논문표절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이 총장의 취임 닷새 뒤인 작년 12월26일 이 같은 내용이 보도하면서부터다.

1988년 교내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2편과 2005년 교외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1편이 상당 부분 제자들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보도의 주요 내용.

이는 작년 8월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똑같은 이유로 취임 2주일도 안돼 사임한 지 4개월 만에 다시 일어난 지도층 인사의 논문표절 의혹이어서 교내ㆍ외에 모두 큰 충격을 줬다.

당시 학계에서는 "논문 표절이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일" "표절문제가 자꾸 불거지는 데 대해 진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고대 교수의회는 이 총장의 표절 논란이 불거지자 곧바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의혹 해소에 나섰으나 조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논문 표절이 확실하다'는 내용의 의견이 외부에 유출되면서 상황은 내부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24일 진상조사위가 당초 표절 의혹에 휩싸인 논문 3편보다 더 많은 5편의 표절이 확실시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총장 측이 반발하고 나선 것.

이에 대해 이 총장 측은 "조사위가 이 총장에게 소명기회를 주지 않은 채 언론에 조사 내용을 유출해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며 조사위 측을 비판했다.

특히 이 총장은 이달 2일 열린 교수의회에서 "총장 취임 전 사퇴 압력을 받았고 이들이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하면서 논란은 교내 `이전투구' 양상으로 비화됐다.

취임식 직전 경영대 교수 3명이 자신에게 `논문을 조사해 기자에게 제보하겠으니 미리 사퇴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으라'며 압력을 가했다는 이 총장의 주장은 총장직을 둘러싼 지저분한 학내 권력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졌다는 증언이어서 고대로서는 또다시 명예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총장이 지목한 해당 교수들은 "오히려 취재중인 기자를 만나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논문표절 의혹을 물타기 하려고 사퇴 압력설을 제기한 것이다"라며 이를 정면 부인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교수들은 진상조사위가 `의도'를 갖고 표절을 사실로 몰아가고 있다며 교수의회 배종대(법학) 의장에 대한 해임안 발의를 추진하고 나섰고, 반대파 교수들은 총장 측이 논문표절 의혹의 논점을 흐리고 있다며 비난을 퍼붓는 등 학내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결국 이 총장은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전자 신임 투표라는 승부수를 던졌고 찬성률 88.7%로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얻기는 했지만 39.2%라는 저조한 투표율로서는 더 이상 총장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총장의 논문표절 의혹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는 갖가지 음모론까지 양산해내며 대학 측에 심각한 대외 이미지 손상과 내부 갈등이라는 두 가지 상처만을 남긴 채 볼썽 사나운 모양새로 종결됐다.



(서울=연합뉴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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