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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박, 전격 연대 '4월 회동설' 솔솔

박근혜측 "가능성 열려 있어..시기는 글쎄"
DJ측근 "올 대선 상상못한 일 일어날 수 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특히 올 대선 정국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열린우리당 탈당파 그룹중 천정배(千正培)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단일한 통합정당을 만들거나 최소한 선거연합을 이뤄내 단일 후보를 내세우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촌평을 요구받은 국민의 정부 시절 한 핵심 인사의 말이다.

DJ의 말을 액면 그대로 보면 분명 `범여권 통합' 촉구 메시지다. 그는 지금껏 언론과의 인터뷰 및 개별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연말 대선을 `양자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여권의 `전통적 지지세력의 복원'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 그의 심중을 잘 안다는 측근인사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 이유는 뭘까. DJ가 범여권의 틀을 벗어날 수도 있다는 얘긴가.

그의 말은 이어진다. "남북화해를 실천해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김 전 대통령에게 남은 것은 역사.시대.지역.세력과의 화해다. 결국 동서화합이고 다른 말로는 해묵은 지역감정 해소일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1일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교주'로 있는 영남대에서 명예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번 방문이 동서화합이나 지역감정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실사구시'라는 휘호를 전달했다. DJ의 학위 수여식을 전후해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가 영남대 방문에 대한 감사 전화를 DJ에게 했다고 한다. 지금 영남대 박물관에는 김 전 대통령의 휘호가 박 전 대통령의 `민족중흥의 산실'이라는 친필구호와 나란히 걸려 있다.

지난해 6월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한 세미나에서 "한나라당이 집권 하자면 호남지역의 동의를 얻고 용서를 구하고 화해해야 한다"며 "(10월 유신의) 가해자인 박근혜 대표와 피해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화해해야 한다. 그러면 호남 정서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DJ-朴 연대설'이 정치권에서 흘러다니던 시기다.

그러나 10월 `북핵사태'가 발발하면서 양자 연대설은 급격히 수면밑으로 가라앉는다.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여 공세가 강화되면서다.

여기에 당내 경선을 앞두고 `당심'을 챙겨야할 박 전 대표는 DJ의 숙명적 라이벌인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모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받게 된다. 박 전 대표가 DJ와 가깝게 지내면 YS는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을 밀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잠잠하던 `DJ-朴 연대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핵심측근인 유승민(劉承旼) 의원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DJ는 박 전 대표를 늘 마음에 두고 있고, 박 전 대표도 호남에 모든 성의를 다해왔으며, DJ에 대해 전혀 비판을 하지 않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연대설에 대해 "정치적으로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연초 김 전 대통령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했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내가 과거 박정희 정권에서 여러가지 박해를 받지 않았어요? 그런데 (박 전 대표가)미안하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박 전 대표에 대해서 굉장히 가까워진 생각이 들더라구요"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4월중 만나 대국민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박 전 대표측의 한 관계자는 "만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국민들에게 뭔가 메시지를 줘야 할 것 아니냐"며 "(그렇게 된다면) 상당히 파장이 클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정치에서 `설(設)'은 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박 전 대표 캠프 내에서도 `DJ와의 연대'에는 큰 반대가 없지만, 시기를 놓고는 찬반 양론이 있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뿌리인 대구.경북 대의원들의 마음을 흔들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이 있는 것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원칙론적 입장은 갖고 있지만, 시기는 후보 선출 이후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시장측의 정두언(鄭斗彦)) 의원은 "궁지에 몰렸을 때 나올 수 있는 수(數)가 아니겠느냐"며 "실제 성사될 가능성 보다는 그런 얘기를 흘리면서 얻게 될 부수적 소득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다만 "(연대가) 이뤄진다면 파장이 클 것"이라는 데는 동의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연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정치를 끝낸 사람"이라며 대선정국 역할론을 일축한 바 있다.

최경환 비서관도 "누구와의 연대 운운은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만나자고 한다면 굳이 안만나시지는 않겠지요. 그동안 여야 정치인을 만나오셨고, 정치적인 의미를 떠나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이니까..."라고 덧붙였다.

범여권의 핵분열 가속화, 한나라당 `빅3'의 치열한 쟁투,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격랑의 정국에서 `팔순'을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강력한 `호남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DJ의 행보는 대선 국면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서울=연합뉴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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