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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없는 첫 정부로 남을 것이다", "과거 개점휴업 상태이던 임기 말 청와대 비서실이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고 돌아가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1년6개월여 동안 재임해 참여정부 최장수 청와대 비서실장 기록을 남기고 12일 퇴임식을 갖고 물러난 이병완(李炳浣) 전 실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청와대를 떠나는 소회를 밝히며 참여정부의 성과에 대해 자부심을 피력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 북핵문제, 남북관계 등을 거론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상당히 고민스러웠던 과제들이 새해와 더불어 많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평가한 뒤 "즐거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참여정부 4년에 대해 "팩트(사실)와 성과, 통계로 보면 역대정부와 비교해 뒤지지 않고 부끄러운 부분은 오히려 더 적다"고 자평하면서, 특히 비서실에 대해 "과거 임기 말 청와대는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그러나 요즘 청와대가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고 비서관들이 시간이 없어 쩔쩔 매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김영삼(金泳三) 정부 말기 청와대 담당 기자로 출입한 데 이어 김대중(金大中) 정부 후반기에는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해 3대 정권의 청와대 임기 말을 현장에서 지켜본 경험을 토대로 참여정부의 임기 말에 대해 각별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끝까지 게이트 없는 첫 정부로 남을 것이란 자신감과 친인척 관련 비리가 없다는 게 청와대 참모로선 가장 큰 보람일 수도 있다"며 "돼지저금통과의 약속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첫 대통령이 나온다는 생각에 남아있는 분이나, 떠나는 저나 마음이 가볍다"고 했다.

이 전 실장은 적극적으로 대외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밝히고, 야당 등 정치권을 비판하는 등 목소리를 냈던 역할에 대한 비판적 지적에는 "나름대로 역할을 했고, 오히려 미진하지 않았나 싶다"며 '할 말 하는 비서실장'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일축했다.

"비서실장이란 자리는 임명한 대통령의 뜻에 따라, 시대 환경에 따라 역할이 있다"는 지론에서다.

그러면서도 이 실장은 '가장 아쉬운 점'으로 "춘추관과 관계정상화가 아직 덜 이뤄진 게 아닌가"라며 대(對) 언론관계의 부족함을 지적했고, "정치문화나 특히 서민생활이 의욕이나 기대만큼 개선되지 못해 여전히 아쉽다"고 토로했다.

퇴임과 함께 대통령 정무특보로 위촉된 그는 내년 총선 출마 등 본격적인 정치활동 의향을 묻자 "그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까 생각하다가 잊어버렸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다음은 이 실장과의 문답 요지.

--참여정부 임기 말 청와대가 과거 정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많이 다르다. 임기 말에 청와대가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고 비서관들이 시간이 없어 쩔쩔매기는 처음인 것 같다. 역대 정부에서는 임기 말이면 그때마다 그야말로 개점휴업상태였다. 과거 임기 말에는 비서진들이 오전에 일하다 오후에는 국회나 정당 주변을 왔다갔다하면서 시간 보냈다.

여러 이유 있겠지만 대통령을 모시는 조직인 청와대 보좌진들의 도덕적 자긍이 있기 때문이다. 끝까지 게이트 없는 첫 정권으로 남을 자신감이다. 친인척 비리 관련이 없다는 것이 청와대 참모로서 가장 큰 보람이다.

또 큰 고비들이 넘어가고, 긍정적 방향으로 풀려가는 것 같다.

--정무 특보로서 계속 보좌하는데, 개헌 발의 때까지는 계속 활동하는가.

▲정무특보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특별히 생각지 않았다. 밖에서 해야 될 일이 있으면 나름대로 힘을 좀 보탤 것이다.

--대통령과 언론의 거리를 좁히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악화됐다는 평가들인데.

▲언론의 역할과 정부가 하는 일 간에 괴리가 대개는 소통의 문제도 있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빚어졌던 게 많았던 것 같다. 누구 책임이냐는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다음 정부에서는 아주 순항할 것 같다.

--'그림자' 비서실장이 아니라 할 말을 하는 비서실장 역할을 해 정치권의 반발을 사기도 했는데.

▲비서실장 역할이 캐릭터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또 참여정부 비서실장은 과거 비서실장 역할과는 차이도 있을 수 있고, 비서실장을 임명한 대통령의 뜻도 다르리라고 본다. 시기, 시대 환경에 따라 역할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의 철학을 가장 깊게 알 수 있는 자리가 비서실장이기 때문에 역할을 하게 됐지 않았나 싶다. 오히려 좀 더 했어야 했는데 미진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역할이 더 필요하다면 더 할 생각이다.




(서울=연합뉴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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