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16일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자금 2천500만 달러가 전액 해제될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귀추가 주목된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베이징 시내 캠핀스키호텔에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조찬을 함께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BDA 문제 해결에 대한 확신을 원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그런 확신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바라는대로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이 전액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힐 차관보는 특히 BDA 동결계좌 해제 여부와 관련, 한국 대표단에도 긍정적 신호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BDA 동결자금이 전면 해제되지 않으면 북한이 `2.13합의' 초기조치를 순순히 이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왔기 때문에 해제 규모는 초미의 관심사가 돼 왔다.
미국 재무부는 14일 BDA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지만 마카오 당국은 아직까지 BDA에 동결된 북한자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 지에 대해서는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힐 차관보의 발언을 다르게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그가 언급한 `BDA 문제 해결'은 `동결 자금 전면해제'가 아니라 `BDA 조사 완료'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동결자금 해제는 마카오 당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지금까지 미국의 입장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힐 차관보가 이날 엘바라데이 사무총장과 만난 뒤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실무그룹 회의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서는 "BDA 문제는 해결됐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의 의무에 맞춰 해결했다"고 말한 것도 `BDA 조사 완료'를 해결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미 재무부의 관련 조사결과 발표가 이뤄지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였던 북한 동결 계좌 처리 향방도 조사결과에 대한 중국과 마카오 당국의 반발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이다.
이래저래 BDA 북한 계좌 처리향방을 둘러싼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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