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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FTA 놓고 재분화 조짐

'천-김-정' 연대 조짐...통합 차질 가능성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대응 문제를 놓고 범여권이 재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통합의 밑그림과 방법론을 놓고 `사분오열'된 범여권이 이번에는 대형 국가적 어젠다인 한미 FTA를 둘러싸고 다시금 갈라지는 양상이다.

특히 FTA 문제는 단순 경제정책적 차원을 넘어 각계각층의 이해갈등과 이념적 논쟁이 첨예하게 맞붙어 있는 이슈라는 점에서 각 정파의 입장차가 범여권 `헤쳐모여'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범여권내 FTA 논란의 기본 대립축은 우리당과 대선주자군이다. 정세균(丁世均) 의장이 이끄는 우리당은 FTA 추진을 지지하고 있고,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전의장 등은 협상 중단 또는 반대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시야를 탈당그룹 쪽으로 넓히면 구도가 더욱 미묘해진다. 먼저 중도성향이 강한 김한길.강봉균(康奉均) 의원 주도의 `통합신당모임'은 외견상 신중론이지만 FTA를 지지하는 성향의 의원들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다. 반면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이끄는 `민생정치모임'은 어느 정파보다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탈당그룹 내부에도 균열점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FTA 논란의 전개양상에 따라서는 당 잔류와 탈당그룹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우리당-통합신당모임, 대선주자군-민생정치모임이라는 `어색한 구도'가 형성될 개연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천(千:천정배).김(金:김근태).정(鄭:정동영)'으로 대변되는 범여권 대선주자간의 `반(反) FTA 3자 연대'가 띄워질 가능성이 있다.

천 의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정 전의장을 향해 `연석회의' 구성을 제안하면서 "FTA에 대해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김 전의장은 "검토할 만한 제안이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정 전의장은 "원탁회의를 통해 여러 얘기를 할 수 있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들 대선주자군의 연대가 가시화될 경우 FTA 찬반의 구도는 물론 범여권 정계개편 논의의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범여권 통합논의의 중심고리격인 민주당의 입장도 중요한 변수다. 민주당은 공식 당론을 정하지 않았지만 반대기류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대중(金大中) 전대통령은 FTA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터라 최종 방향이 어떻게 잡힐 지는 미지수다. 서울대 정운찬(鄭雲燦) 전총장과 문국현(文國現) 유한킴벌리 사장 등 외곽 제 3후보군의 `비판적 신중론'도 주목할 요인이다.

FTA 대응을 둘러싼 범여권의 `내전'은 주말을 거치면서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우리당은 천 의원과 김.정 전의장 등 대선주자들이 FTA를 자신들의 대선전략 등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비판했다.

원혜영(元惠榮)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결과를 살피지 않고 반대하는 것은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며 "특히 유력 정치인이 FTA를 정치적 손익으로 다루는 것은 문제있다"고 말했고,

송영길(宋永吉) 사무총장은 "대선주자들이 전략에 따라 접근하면 국익에 손상이 우려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신명숙의 전망대' 프로그램에 출연, "협상은 결과를 갖고 찬반을 따지는게 합리적"이라고 우회 비판했다.

이에 맞서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은 MBC 라디오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 "한미 FTA로 인해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와 같은 유사한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직시해야 한다"며 "국민의 심판을 받지 않는 외교부와 정부의 관료들이 업적관리에 치우쳐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FTA 논란이 이달말 협상종료 시점을 전후해 정국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범여권 내부의 갈등을 표면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한덕수(韓悳洙) 총리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정파간의 입장차가 선명히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안그래도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범여권 통합신당 논의는 FTA 후폭풍 속에서 탄력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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